[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라는 말이 있다. 동구 밖 나뭇가지에서 아침에 까치가 울면 그날 반가운 손님이 올 징조라는 것이다. 그만큼 까치는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고 인간에게 매우 친근한 새였다. 남도 민요 흥타령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빗소리도 님의 소리 바람 소리도 님의 소리 아침에 까치가 울어대니 행여 님이 오시려나 삼경이면 오시려나 고운 마음으로 고운 님을 기다리건만 고운 님은 오지 않고 베개머리만 적시네 견우와 직녀가 한 해에 한 번 칠월 칠석날 만날 때에 까치가 머리를 맞대어 만드는 다리가 오작교(烏鵲橋)다. 단오날 까치집을 뒤지면 콩알만 한 옥돌을 얻을 수 있는데, 이를 ‘작침(鵲枕)’이라고 한다. 작침은 사내가 몸에 지니고 다니면 마음에 둔 여인이 스스로 낭자를 풀고, 부인이 지니고 다니면 사나이가 잠 못 이룬다는 사랑의 묘약이라고 한다. ‘ 농부들은 식량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농약을 뿌려 해충을 퇴치하였다. 과수원에서는 좋은 과일을 생산하기 위하여 많은 양의 농약을 뿌린다. 산림에서도 때때로 해충 방제를 위하여 농약을 살포한다. 농약 때문에 까치가 잡아먹는 곤충이 줄어들게 되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너무 심각한 이야기만 하니 술맛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김 교수는 화제를 돌리기 위하여 미스 최에게 보스에서 친구를 사귀었느냐고 물었다. 보스에는 3총사가 있단다. 현주하고 미경이하고 자기가 손님들이 자주 찾는 세 사람이란다. 현주는 고등학교 교사인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집안이 기울고, 그야말로 먹고 살기 위하여 이곳에 나온 아가씨다. 가정교육을 잘 받아서인지 성격도 좋고 예절도 바르고, 또 미인이란다. 그래서 제일 먼저 17평 아파트를 장만하여 자기가 속으로 매우 부러워하였단다. 그러면서 내가 집을 사면 17평보다는 큰 집을 사리라 결심했는데, 이번에 산 연립이 18평이라면서 웃는다. 여자들은 별걸 다 비교하고 질투를 하는가 보다. 미경이는 다른 곳에 있다가 1년 전에 이곳으로 왔는데, 미인인 데다가 남을 잘 도와주는 성격이란다. 세 사람 가운데 나이가 제일 많아서 말하자면 언니로서 인생 상담도 해 주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알게 모르게 도와주는데, 정작 자기는 돈을 모으지 못하고 옷 사는데 돈을 다 써버린다고 한다. 미경이는 예쁜 옷을 보면 값이 얼마이든지 꼭 사야만 직성이 풀리는 못 말리는 성격이 있어서 문제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택시 기사 아저씨 말에 따르면 최근에 팔당댐 상류 경치 좋은 곳에 카페와 러브호텔이 많이 들어섰다고 한다. 분위기를 살리기 위하여 이국풍으로 화려하게 실내장식을 하고, 벽에는 원적외선이 나온다는 황토를 바른 집도 있다. 자연미를 살리기 위하여 통나무로 집을 짓기도 하고, 온갖 기화요초를 가져다가 정원을 꾸민다. 이러한 찻집 겸 음식점이 낮에는 온통 아줌마들로 꽉 찬다고 한다. 아침에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남편 직장가고 나면 딱히 할 일이 없다. 그래서 유한마담들은 동창끼리, 친구끼리, 교회의 집사님들끼리, 같은 계꾼끼리 몰려다닌다. “누구에게 들었는데, 어디가 분위기가 이색적이고 음식이 맛있다더라. 이번에는 거기 한번 가 보자”라는 식으로 전화하며 몰려다닌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처럼 한낮의 고급 음식점에 여자들이 꽉 차 있는데, 유일하게 청일점(靑一點)이 있단다. 그게 누구냐면, 교회의 목사님이라고 한다. 낮시간의 교회 모임에는 모두 여자들이 나올 테니까, 말이 된다. 아, 목사님은 좋겠네요. 맨날 예쁜 아줌마들 사이에 끼어 분위기 좋고 경치 좋은 음식점에서 식사를 즐기니까. (이 시절은 외환위기-IMF 전이었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인 1800년 무렵 지구의 평균 기온은 13.5도였는데, 200년이 지난 2000년에는 14.5도로 1도 올랐다. 그런데 독자 여러분은 대기의 기온이 1도 오른 것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는가? 필자는 느끼지 못한다. 지구 기온이 겨우 1도 오른 현상을 두고서 환경학자들은 지구온난화, 기후 위기로 난리법석을 떤다. 정말 그들은 호들갑을 떨고 있는가? 지구의 역사를 살펴보면 지금부터 258만 년 전부터 시작된 제4 빙하기에는 얼음이 많이 얼어서 바다 면적이 줄어지고 육지 면적이 넓어졌다. 해수면은 현재보다 120m 낮아서 일본은 한반도와 연결되어 있었다. 서해와 남해 역시 육지의 일부분이었다. 동해는 육지 내의 호수였다. 빙하기 시대의 지구 온도는 영하 몇 도나 되었을까? 빙하기 시대에 지구의 평균 온도는 지금보다 불과 4도 낮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지구 온도가 1도 올랐다는 것은 지구가 엄청나게 더워졌음을 뜻한다. 지구가 더워진 것은 분명하다. 올해 여름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다. 서울에서는 열대야가 39일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올해 한가위는 9월 17일이었는데, 그날 서울의 기온은 3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기생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일화를 읽은 적이 있다. 《홍길동전》의 저자로 알려진 허균은 29살에 장원 급제를 한 인재였다. 그는 요즘 말로 하면 매우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의 벼슬길은 파란만장하였으며 결국은 쿠데타 음모로 나이 50살에 사형을 당하였다. 그는 자기가 쓴 책의 주인공인 홍길동처럼 그 시대의 반항아였다. 혀균은 어느 날 가깝게 지내던 기생이 죽자, 세상의 이목을 아랑곳하지 않고 문상하러 갔다고 한다. 사대부로부터 비난이 쏟아졌다. 그 뒤에도 또 한 번. 허균은 모친상 동안에 기생과 술잔치를 벌려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허균은 그러한 비난에 대해 위축되거나 변명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인간적인 선언을 하였다. “남녀 사이의 정욕은 하늘이 내려 주신 것이고, 인륜과 기강을 분별하는 지식은 성인의 가르침이다. 그런데 하늘은 성인보다도 한 등급이나 더 높고 위엄이 있다. 그래서 나는 하늘을 따를지언정 (정욕보다 인륜을 앞세우는) 성인의 가르침을 반드시 따르지는 않겠다.” 지금 시대의 기준으로 보아도 허균의 생각은 매우 파격적이다. 그렇지만 김 교수는 허균처럼 시대의 반항아가 될 용기는 없었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추상적인 말장난을 떠나서, 구체적으로 “사랑도 하지 말라”는 법구경의 구절을 미스 최와의 관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불경에서 의미하는 사랑은 어느 수준일까? 만일 그녀와의 관계가 발전하여 육체적인 사랑까지 나누게 되는 시점이 온다면 김 교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미스 최와 혼인까지 갈 수는 없고, 거기까지 도달하게 되면 결국은 그녀와 헤어지게 될 것이다. 이별의 순간이 올 것이다. 결국 사랑의 끝은 이별이기 때문에 괴롭게 된다는 이야기인가? 사랑의 수준이 문제일 것이다. 당초에 약간의 호기심에 젖어 기대했던 대로 한 달에 한 번 만나 차나 마시고 아가씨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정도에 그친다면 법구경에서 염려하는 괴로운 사태까지는 발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그 단계는 넘어섰지 않은가? 이미 손까지 잡았고 가벼운 키스까지 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더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 자신이 없다. 김 교수는 박 교수 부인의 말이 생각났다. E여대 다닐 때 메이퀸이었다는 소문이 있는 박 교수의 부인은 대단한 미인이라고 한다. 그녀는 책도 많이 읽어서 세상살이와 인간의 심리를 잘 아는 모양이다. 박 교수의 부인이 남편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김 교수는 겨울방학이 끝나기 전, 2월 10일부터 1주 동안 미국을 여행하게 되었다. 보스톤에서 열리는 국제학회의 정기총회에 참석하는데 비행기는 LA를 경유한다. 김 교수는 LA에 도착하자 그림엽서를 사서 아가씨에게 보냈다. 그림엽서에 그가 좋아하는 푸시킨의 시를 적어 보냈다. 인 생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괴로운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모든 것은 순간이다 그리고 지나간 것은 그리워지는 법이니 푸시킨(1799-1837)은 러시아 문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러시아 이외의 지역에서는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체홉 등을 러시아의 대표 문학가로 손꼽지만, 러시아에서는 푸시킨을 그들보다도 한 단계 위의 작가로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푸시킨은 러시아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정규 교육을 받고 일찍부터 문학에 뜻을 두었다. 그는 자유사상을 밑바탕으로 격렬한 풍자시를 썼는데, 정치적인 탄압을 받아 남부 러시아로 추방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는 외교관인 단테스 남작과 자기의 어여쁜 부인이 염문에 휩싸이자, 결투를 신청하였다. 권총 결투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차를 타고 가면서 아가씨는 담배를 한 대 꺼내었다. 김 교수는 차에 달린 전기부싯돌을 달구어 불을 붙여 주었다. 잠시 뒤 아가씨가 말했다. “오빠는 왜 자꾸 나를 만나려고 하시죠? 부담되네요.” “저런! 너에게 부담을 주었다면 미안하다.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오빠는 저를 처음 만났을 때 느낌이 어땠어요?” “별것을 다 묻는군. 처음 너를 만났을 때 내가 이미 다른 데서 소주를 한잔했기 때문에 맨정신은 아니었고. 그렇지만 처음 본 순간 ‘얘는 보통 아가씨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나도 하나 물어보자. 너는 왜 나에 대해서 여태껏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니? 나라는 사람이 궁금하지 않아?” “오빠, 저는 손님의 신상에 관한 것은 물어보지 않아요.” “그래? 그러면 너는 처음 만난 남자에게 전화번호를 적어주니?” “아니에요, 오빠. 다른 사람에게는 제 전화번호를 주지 않았어요. 가게 번호를 적어주지요.” “그런데 왜 나에게는 너의 전화번호를 주어서 결국 여기까지 오게 했어?” “글쎄요. 죄라면 술이 죄지요, 오빠~” 마지막 말을 조금 느리게 하면서 아가씨는 김 교수를 쳐다보았다. 고개를 돌려 아가씨 눈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낮 11시에 데크길이 끝나는 지점(종부리)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의견이 있었다. 우리는 평창읍의 북서쪽에 있는 옥고개를 넘어 다수리에 있는 돌탑정원으로 갔다. 주인장인 전희택 회장은 올해 나이가 87살이다. 전 회장은 평창 토박이인데 60살에 농사일을 그만두고 10여 년 동안 평창 지역에서 수석과 정원석을 모았다. 집 마당을 아름다운 돌탑정원으로 만들고 일반인에게 공개하였다. 모두들 감탄사를 쏟아낸 멋진 정원이었다. 자녀들도 아버님의 뜻을 받들어 부친의 사후에도 돌탑정원을 계속 공개할 것이라고 안내판에 쓰여 있다. 전 회장님이야말로 고향인 평창을 사랑하는 훌륭하신 분이다. 우리는 다시 종부리로 돌아와 정오에 점심을 먹고 이날 답사를 마쳤다. 효석문학100리길 소책자 지도에 그려져 있는 제5-2구간은 평창전통시장에서 끝난다. 일행은 종부리에서 식사한 뒤에 모두 귀가하였다. 그러나 나는 답사기를 완성하기 위하여 혼자서 나머지 구간을 걸어서 답사하였다. 평창강을 건너는 큰 다리가 종부교인데, 차량은 못 다니고 사람만 다니는 인도교다. 조금 걷자 평창전통시장이 나타났다. 원래 전통 평창 5일장은 5, 10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어찌 된 일인지 약속 시간이 삼십 분이나 지나도록 아가씨가 나타나지 않는다. 궁금하여 공중전화를 걸어보았다. 아가씨가 받는데, 어젯밤에 술을 너무 많이 먹어 못 일어나고 있었단다. 기다릴 테니 천천히 준비하고 나오라고 말하고서 전화를 끊었다. 다시 삼십 분 이상이 지나서 미스 최가 나타났다. 얼굴이 푸석푸석하고 피곤한 모습이다. 사실 술집아가씨들이 술을 즐겨서 먹지는 않을 것이다. 직업이니까 할 수 없이 마시는 것이리라. 그런데도 짓궂은 손님들은 자꾸 술을 먹여서 젊은 여자가 해롱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일종의 가학성 술 먹이기라고 할까? 어제는 단골이 아닌 웬 뜨내기손님이 왔는데, 폭탄주를 5잔이나 돌려서 고생했단다. 김 교수는 평소에 마시는 커피 대신 미스 최에게는 생강차를 시키고 자신은 구기자차를 시켰다. 테이블에 놓인 메뉴판을 보니 생강차는 숙취 해소에 좋다고 쓰여 있고, 구기자차는 시력이 좋아진다고 쓰여 있다. 김 교수는 사십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마음은 항상 젊다고 큰소리치지만, 육체가 노화되는 것을 막지 못하는 것이 인생 아닌가? 나이가 들어가자 몇 가지 증상이 나타나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