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하늘을 보고 짖는 달을 보고 짖는 보잘것없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내가 목욕을 할 때 나도 그의 다리에다 뜨거운 줄기를 뿜어대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이는 의열투쟁으로 독립운동을 한 박열(1902~1974)이 쓴 시다. 박열은 1989년에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받은 인물로 요즘 인기리에 상영 중인 영화 ‘박열’의 주인공이다. 독립운동가를 주제로 영화를 만드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독립운동가 박열보다 그의 부인 가네코 후미코(金子 文子, 1903~1926)가 더 돋보인다고 말이다. 후미코는 박열의 이 시에 반했다고 하지만 함께 무정부주의 사상을 공감하는 동지로서의 매력이 바탕에 깔려 있었기에 연인으로 발전하지 않았나 싶다. 후미코는 1922년 봄부터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 박열과 동거를 시작하며 아나키스트 단체인 흑우회를 결성한다. 경북 상주 출신인 박열은 1919년 경성고등보통학교에 재학할 당시 3ㆍ1독립운동에 가담한 혐의로 퇴학당하고 그해 10월 일본으로 건너간다. 박열은 1922년 4월 정태성 등 동지 16명과 일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백년편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2019년)을 맞아 쓰는 편지글 형식의 글입니다. 2019년 4월 13일까지 계속 접수를 받습니다. 문의 : 02 -733-5027】 2016.07.11.(월) 맑음 여름 햇볕이 무겁다. 종로 3가에서 낙원상가 쪽으로 걸어 인사동 길로 들어갔다. 쌈지길 골목으로 들어가면 ‘민영환 선생 자결터’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찿아나선 길이다. 주소대로 찾아갔으나, 한창 공사 중인지 주변이 어수선하다. 여름 햇살에 목이 바짝바짝 탄다. 그 건물에 있는 작은 커피집에서 까페라떼를 주문하여 들고 나왔다. 한 바퀴 더 돌아봐야겠다는 심산이었다. 왼쪽으로 공사장을 끼고 크게 한 바퀴 돌아본다. 순화궁터 표지석만 보인다. 낙망하는 맘이 든다. 역사는 뒤안길로 넘긴 채, 인사동 번화가로 다시 들어선다. 걷다 보니, 관광 상품점이 보인다. 쇼 윈도우 물건들이 다채롭다. 인사동은 언제나 화려하다. 물건 구경 보다 햇볕을 피해 시원한 실내로 들어가 보고 싶어진다. 자개로 만든 보석함이며 가방들이며 자수정 팔찌와 목걸이 등……. 다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물건에 맘을 빼앗긴 채 민영환 선생을 잠시 잊어버렸다. 결국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금의 직업이 10년 뒤에도 살아남을까? 이에 대한 재미난 연구가 있다. 일본의 프라이버시폴리시 회사의 야마다(山田光彦) 씨는 영국의 옥스퍼드대학이 내놓은 자료를 토대로 10년 뒤의 직업 가운데 47%에 해당하는 직업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 연구의 인용을 보면, 10년 뒤 직업의 변화를 예측 가능한 3가지 요인으로 첫째 공급과잉 둘째 기술혁신, 셋째는 소비자 행동 변화를 꼽고 있다. 먼저 첫째의 공급과잉 직업을 보면 미용실, 치과의원, 건설업 관련, 마사지사 등이 꼽힌다. 한 예로 일본의 접골원(接骨院) 수를 보면, 2002년에 25,975 개였던 점포수가 2012년에는 42,431개로 10년 동안 1.6배로 늘어났다.(일본 후생성, 2012년 자료) 이것은 일본의 3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 점포수 합계 41,085개 보다 많은 숫자다. 더욱이 이는 접골원만의 숫자로 정체원(整体院, 척추교정, 디스크 치료, 근육 맛사지 등 약물을 통하지 않은 자연요법으로 치료하는 곳)을 합하면 무려 10만 개를 넘는 것이다. 또한 미용실이나 치과병원의 경우도 편의점 보다 많은 상태로 공급
[우리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국가 동원령법이 시행되어 일본의 탄광 등에는 수많은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 동원되었다. 일본 기업은 노동자의 도주 방지와 노동 향상이라는 명목 아래 이른바 <산업위안소>라는 접객소를 만들어 운영했다. 이러한 <산업위안소>에는 일본 국내의 조선요리점 등에서 일하던 조선인 여성들과 새로 조선에서 건너온 여성들이 동원되었다. <산업위안소>는 기업의 노무 담당이 관여하였기에 공적 동원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사실은 당시 자료에 의해 속속들이 밝혀졌다. 그러나 아쉽게도 당사자의 증언이 적고 자료가 한정되어 있는데다가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도쿄 고려박물관에서는 8월 30일부터 12월 28일까지 <산업위안소>에서 위안부의 삶을 살아야했던 조선 여성들을 다룬 <조선요리점, 산업위안소의 조선여성들> 전을 최초로 연다. 군위안부 뿐만이 아니라 산업계에도 이러한 사실이 있었음을 알리고자 마련된 이번 전시회는 일본 내의 <산업위안소> 6개소를 직접 답사하여 얻은 귀중한 증언내용도 소개한다. 【조선요리점, 산업위안소의 조선여성들】전시 안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국립중앙도서관(관장 박주환)은 지난 30일, 경상도 30개 고을의 고지도와 지리지에 한자로 표기된 지명의 우리말 이름과 위치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고지도를 통해 본 경상지명연구(1)』 을 출간하였다. 안동에서 가장 유명한 양반마을 중의 하나는 임진왜란 때 순국한 학봉 김성일(金誠一) 선생이 출생한 의성김씨 가문의 ‘내앞’ 마을이다. 임하천이라는 큰 내(川)의 앞쪽(前)에 있어 붙은 이름인데, 한자로는 뜻을 따서 천전리(川前里)라고 썼다. 행정구역 상 천전리로 표기되어 있지만, 지금도 안동에 사는 사람들은 ‘내앞’ 마을에 사는 의성김씨를 ‘내앞김씨’라고 부르지, ‘천전김씨’라고 부르지는 않는다.마찬가지로, 1900년대까지 사람들은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동을 ‘새뛰’로 부르면서 한자로는 草梁(초량)으로, 대구광역시 중구 신천동을 ‘새내’로 부르면서 한자로는 新川(신천)으로, 경상북도 문경시 마성면 외어리를 ‘밭늘목’으로 부르면서 한자로는 外於項(외어항)으로 표기하였다. 하지만 100여 년이 흐른 지금 사람들은 표기된 한자의 소리에 따라 새뛰가 아니라 ‘초량동’으로, 새내가 아니라 ‘신천동’으로, 밭늘목이 아니라 ‘외어리’로 부르며 쓰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천만 동포의 만세운동 이어갈 부녀자 이끌어 만든 향촌회 조여 오는 왜경의 감시망 속에서도 군자금 모아 독립의 주춧돌 쌓은 임의 피눈물 광복의 꽃으로 활짝 피었어라 - 향촌회 이끌어 군자금 모은 “정찬성” 정찬성 (鄭燦成, 1886. 4.23 ~ 1951. 7) 애국지사는 1995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 받은 독립운동가이다. “정찬성, 윤찬복, 최복길 이 세 사람은 특히 조선독립을 희망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크게 조선독립의 기세를 드높여 상해임시정부를 원조할 목적으로 서로 협의하였다. 그리하여 재작년(1919) 음력 10월 9일 평남 순천군 제현면 문창리 예수교학교 내에서 모여 비밀리에 대한민국회 부인향촌회라하는 큰 단체를 조직하였다. 이들은 신자들로 부터 수십 명의 회원을 모집한 후 회원으로부터 회비 기타 의연금으로 합계 160여원의 돈을 모금하였다. 이 돈을 작년(1920) 음력 3월 23일 상해 임시정부의 총무인 차경신에게 보내 조선독립운동을 원조하였다. 부인향촌회에서 윤창복은 회장이 되고 정찬성과 최복길은 회계를 맡아대대적인 활동을 하였다.” 이는 정찬성 애국지사에 관한 <동아일보.1920 5. 29> 치 기록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보다 장마가 한 달 빠른 일본은 지금 무더위가 한창이다. 습기가 많은 일본의 무더위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찜통더위다. 이러한 무더위 속에서 일본인들은 “무더위 안부 편지”인 쇼츄미마이(暑中見舞い)를 보내느라 분주하다. 쇼츄미마이는 편지를 보내기도 하지만 직접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 집에 찾아가기도 한다. 편지는 대개 엽서를 보내는데 엽서는 보기만 해도 시원한 수박이라든가, 산과 바다 등 시원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우편주식회사(日本郵便株式会社)에서는 이 때를 특별 엽서보내기 기간으로 정하여 1950년부터 “쇼츄미마이용우편엽서(暑中見舞用郵便葉書)”를 발행하고 있다. 또한 1986년부터는 엽서에 복권 번호처럼 번호를 새겨 넣어 당첨되면 상품을 주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무더위 안부를 묻는 쇼츄미마이 엽서 이름을 “카모메메루 (かもめ~る)”라고 하는데 이는 카모메(갈매기)와 메일(메이루라고 일본말에서는 소리 남)을 합해서 부르는 말이다. 이 엽서는 해마다 6월 초순에 발행한다. 쇼츄미마이를 보내는 시기는 보통 7월 초순 장마가 갠 뒤부터 입추 사이에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시기에 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00년의 세월을 모은 사내” 이는 경향신문 1999년 12월 25일 토요일판을 장식한 최웅규 인천근대박물관 관장에 대한 특집 기사 제목이다. 여기서 ‘100년의 세월’ 이란 최웅규 관장이 평생 모은 ‘근대적인 물건’이 제 힘을 발휘하던 시절을 이야기한다. 최웅규 관장은 그간 우리가 버리고 잊었던 물건들을 40여 년 동안 모아 지난 2010년 인천근대박물관을 만들었다. 인천근대박물관에 들어서면 빼곡하게 들어찬 물건들로 몸을 도사려야 할 만큼 ‘추억의 물건들’로 가득하다. 이곳에는 1886년에 만든 망원경, 1884년 한국 최초의 우편행정관인 우정총국에서 처음으로 발행한 5종 세트 우표, 1920년도의 나팔스피커와 라디오, 100년 전 일본에서 만든 치약과 칫솔, 비누와 비누갑, 성냥, 이발 기구, 각종 연장, 세창양행 물감 상표, 19세기 말 인천 영국영사관에서 사용한 영국제 대형장식장 등 다양한 생활 자료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웅규 관장이 모은 성냥만도 1,5000점에 달할 만큼 독보적인 ‘근대물건’을 수집한 그는 나라안팎에서 70여 차례나 전시회를 열어 ‘근대의 소중한 시간’을 알려온 자타가 공인하는 근대물건 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에는 “오츄겐(お中元, 御中元)”이라고 해서 평소 신세진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무더위를 잘 이겨내라는 뜻의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이 있다. 오츄겐 시기는 도쿄를 비롯한 관동지방은 7월 초에서 중순까지이고 오사카 지역 등의 관서지방은 1달 늦은 8월 초부터 중순에 선물을 주고받지만 요즈음은 지역과 상관없이 대충 7월 중순쯤 주고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오츄겐은 고대 중국에서 전해온 산겐(三元)에서 유래한다. 산겐이란 상원(上元, 1월 15일), 중원(中元, 7월 15일), 하원(下元, 10월 15일)을 말하며 오츄겐은 이 가운데 중원(中元)으로 이것은 고대 일본의 어령제(御霊祭)와 불교에서 유래한 우란분재(7월 15일)가 겹친 것으로 여름에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이 오츄겐 때 주고받는 선물은 어떤 것일까? 한 조사에 따르면 1위는 프레미엄 맥주, 상품권, 와인, 양과자로 조사되었지만 사실은 오츄겐의 선물로는 술, 과일, 햄, 소면, 과자, 아이스크림 등등 다양하다. 온라인쇼핑몰 다이마루(大丸)・마츠자카야(松坂屋) 등에서는 대대적인 오츄겐 선물 특집을 만들어 놓고 일본 전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순국선열들을 모시는 제사 비용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 더욱이 국립현충원은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와 6.25 한국전쟁 당시 희생자 등을 모시고 있지만 의병관련한 순국선열들은 이곳에 모시지 않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부를 비롯하여 국민들의 순국선열에 대한 의식은 매우 낮은 편입니다." 이는 어제(26일)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나라위한 의병 보훈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다"에서 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 김시명 회장의 축사 가운데 나온 이야기다. 반가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전 10시, 의원회관 제 3세미나실에는 의병 후손을 비롯한 관련자들 70여명이 모여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도 응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의병들"에 관한 보훈정책과 방향을 제시하는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제 행사의 주관은 (사)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가 맡았고 국회의원 김해영, 전현희 의원의 공동주최로 열렸다. 전현희 의원은 축사에서 "대한민국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의병과 그 후손에 대한 보훈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토론회를 통해 숭고한 희생으로 지켜낸 의병정신을 기리는 듯 깊은 자리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홍순권(동아대, 사학과) 교수가 좌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