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20세기 한국사 전공을 지망하는 건국대학교 사학과 재학생 이현우입니다. 지난 2015년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암살이 국내에서 흥행했습니다. 그 후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조명이 이뤄지는 듯했습니다만 이 분위기는 본격적인 연구와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독립운동사에서 남성만 생각하고 있고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관심은 뒷전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독립운동의 역사 중 특히 무장투쟁 활동에서 여성들의 활동이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광복군 출신 여성대원 중 한 분이신 오희옥 선생님을 직접 만나 뵘으로써 선생님과 같은 분들이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초 선생님의 회고록 《민들레의 비상》을 읽으면서 선생님이 젊은 시절 걸어오셨던 삶을 좀 더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3ㆍ1 만세운동이 있은 뒤인 1920년 서울에서 태어나셨고 1925년 아버지인 지청천 장군을 따라 만주로 이동하여 그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셨으며, 1930년대 일제가 만주를 침략한 뒤 떠도는 삶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1940년에 광복군이 창설되었을 때는 오광심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국가보훈처(처장 박승춘)는 광복회, 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2017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 결과를 5일 발표하였다.1월 이소응(춘천의병장), 2월 이태준(몽골의 슈바이처), 3월 권병덕(민족대표 33인), 4월 이상정(임시의정원 의원), 5월 방정환(어린이의 벗), 6월 장덕준(최초의 순직기자), 7월 조마리아(안중근 의사 어머니), 8월 김수민(농민 의병장), 9월 고운기(한국광복군 제2지대장), 10월 채상덕(의군부 총장), 11월 이근주(순절자), 12월 김치보(러시아 지역 독립운동 지도자)독립운동가가 뽑혔다. 1992년 1월의 독립운동가로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한 김상옥 선생 선정이후 모두 314명의 독립운동가가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것이다.이달의 독립운동가는 지방자치단체, 관련기관ㆍ단체 등으로부터 추천 받은 인물을 대상으로 근현대사 전공학자 등으로 구성된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위원회에서 선정하였으며, 전문기관 등의 검증을 거쳐 최종 확정되었다. 2017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주요 인물은 다음과 같다. 이소응 선생은 의암 유인석 선생과 함께 대표적인 을미의병장으로 1895년 을미사변 이후 강원도 춘천에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국물음식이 구미를 당긴다. 이런 추운 겨울에 달큰한 무를 푹 삶아 언 몸을 녹이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풍습이 있다. 이름하여 다이코다키(大根焚き)다. 우리말로 ‘무를 삶아 먹는 것’ 쯤으로 번역되는 이 행사는 교토 지방에서 11월부터 12월에 걸쳐 하는 세시풍속의 한 모습이다. 지난 12월 7일 대설을 맞아 교토 우지(京都宇治)의 조린지(藏林寺)에서도 다이코다키 행사가 있었다. 커다란 가마솥에 무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푹 삶아서 참배자들이 나눠먹고 부처님전에도 공양으로 올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커다란 가마솥에 모여들어 우리네 동지 팥죽을 먹듯 삶은 무를 나눠 먹는 모습이 정겹다. 바깥의 찬 공기가 삶은 무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으로 따뜻해지는 느낌을 준다. 다이코다키는 교토의 초겨울 모습을 보여주는 풍물시(風物詩)로도 소개되는데 성도회법요를 겸해 해마다 12월 7일과 8일 행해진다. 성도회법요는 석가모니가 35살 때 부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서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12월 8일 동틀 무렵 명성(明星) 출현과 함께 깨달음을 얻었다는 데서 유래하는 법회다. 원래는 생무를 8조각으로 잘라 범어(梵語)을
[우리문화신문= 이윤옥기자] “누비를 시작하고 얼마 안되어 손끝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생인손(손가락 끝에 종기가 나서 곪는 병)을 한동안 앓았어요. 손가락이 아프기도 하지만 더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었던 것 같아요. 한 땀 한 땀 일정한 크기로 누비작업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윤병옥 침선장(67살)은 누비옷 만들기의 어려움을 그렇게 풀어나갔다. 실과 바늘을 언제 만져보았는지 기억도 안나는 기자에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같은 간격으로 누벼 내려간누비옷’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졌다. 어제 9일(금) 인천관동갤러리에서 만난 윤병옥 침선장(針線匠)은 침선과 누비에 대해 무지한 기자에게 차근차근히 알기쉬운 설명을 해주었다. “누비를 해서 옷을 만드는 게 아니라 한복을 만든 뒤 누비를 합니다. 한복 기술은 당연한 것이지요. 한복을 만들고 누비를 하기에 솔기(옷이나 이부자리 따위를 지을 때 두 폭을 맞대고 꿰맨 줄) 표시가 안나는 겁니다. 뒤집어 입어도 된다는 말이지요. 옛날에는 한복을 만드는 이가 누비까지 다했습니다. 물론 염색도 할 줄 알아야합니다.” 흰 명주에 색색깔의 염색을 하고 그 천으로 한복을 만든 뒤, 거기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내 일본 친구 이름은 노리코, 얼마 전 노리코와의 재회를 ‘라인(LINE, 일본인들이 즐겨 쓰는 우리의 카톡 같은 것)’을 통해서 했다. 십여 년 만이다. 와세다대학 연구원 시절 만났던 노리코와 지난 십여 년간 연락이 끊어져있던 참이었다. 보내온 사진 속의 노리코 얼굴도 주름이 많이 늘었다. 여전히 개를 좋아하는 듯 4 마리 개와 구순에 가까운 홀어머니와 지복(至福)의 삶을 살고 있다는 노리코의 말에 마음이 찡했다. “링크교수는 잘 있는지? 그리고 요우코(개 이름)는?”이란 나의 질문에 노리코는 시무룩하게 답을 했다. 남편 링크교수는 올 2월 80살을 일기로 숨을 거두었고 애지중지 16년간 키우던 개들도 차례대로 죽었다는 말을 듣고 안됐다 싶었다. 노리코는 나이차이가 무려 이십 여살 차이가 나는 미국인 영어 교수 링크와 혼인하여 살면서 둘은 자녀가 없는 대신 16년간 개 두 마리를 애지중지 길렀었다. 내가 남편 링크교수를 만난 것은 시모다 별장에서였는데 노리코 부부는 시모다에 작은 별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말이 별장이지 방학 때만 내려가다 보니 정원에는 풀이 사람 키를 넘을 만큼 무성했고, 집안은 거미줄 투성이었다. 와세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100년 편지에 대하여..... 100년 편지는 대한민국임시정부 100년(2019년)을 맞아 쓰는 편지입니다. 내가 안중근의사에게 편지를 쓰거나 내가 김구가 되어 편지를 쓸 수 있습니다. 100년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역사와 상상이 조우하고 회동하는 100년 편지는 편지이자 편지로 쓰는 칼럼입니다. 100년 편지는 2010년 4월 13일에 시작해서 2019년 4월 13일까지 계속됩니다. 독자 여러분도 100년 편지에 동참해보시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매주 화요일 100년 편지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문의: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02-3210-0411 신의철 동지에게 신동지! 증오와 편가름, 혼란과 부조리 없는 그 곳 – 모두가 평안(平安)허고 다같이 영원히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그곳으로, 이 아귀다툼의 사바세계를 등지고 떠난 지 어언 십수 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흘러갔네그려! 그간, 신동지와 전후해서 이곳을 떠난 김권, 박승유, 이희화도 재회해서, 지난 어두웠던 시절 광복군으로서 중국 장시성 허커우 전(江西省 河口鎭)에서 태극기를 품에 안고 애국가를 부르며 (당시에는 영국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랭사인’ 곡으로 불러서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최수봉 [1894~1921] 선생은 1894년 경남 밀양의 빈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향리의 개량서당을 다니면서 한문과 유교적 가르침을 익히고 신지식도 섭렵하였다. 그 후 김원봉과 함께 밀양공보를 다니던 중 단군이 일본 대화족(大和族) 시조의 아우라고 주장한 일본인 교사에게 항의했다는 이유로 퇴학당하였다. 선생은 1910년 사립 동화(同和)학교에 편입하여 김대지 등 독립운동가의 가르침을 받으며 조국애와 항일의식을 키워갔다. 1912년 범어사가 운영하는 부산 명정학교와 1913년 기독교 계통의 평양 숭실학교를 다녔다. 1916년 평안도에서 광부와 우편배달부 생활을 한 후 독립운동의 주요 거점인 봉천(오늘날 선양)과 안동(오늘날 단둥)을 왕래하며 동지를 규합하였다. 1920년 의열단이 제1차 국내 일제기관 총공격거사 계획을 세우고 폭탄을 밀반입하다 일제 경찰에 적발되어 여러 단원들이 체포되자 선생은 이종암 등과 식민통치의 폭압기구에 폭탄 투척 거사를 계획하였다. 1920년 12월 27일 월요일 아침 경찰서장이 연말연시 특별경계를 당부하는 훈시를 하던 틈을 타 밀양경찰서에 폭탄을 던져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 하였다. 선생에 대한 재판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교토 사가(嵯峨) 지방의 세료지(淸凉寺)에는 오장육부를 상징하는 복장유물이 전해온다. 복장유물(腹藏遺物)이란 불상을 만들 때 불상 안에 넣는 경전이나 불사리 따위를 안치하여 불상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 장치로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상원사에 있는 목조문수동자좌상(국보 제221호)에서 1984년 7월 불상의 유래를 밝힐 수 있는 2개의 발원문(發願文)과 조선 전기의 복식, 전적류 등 23점의 복장유물이 발견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교토 세료지(淸凉寺)에 전해오는 오장육부 복장유물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 사례가 없는 것으로 이는 중국의 풍습을 따른 것이다. 중국에서는 불상을 인간과 같이 살아 있는 몸으로 여겨 불상 내부에 오장육부를 넣는 특유한 풍습이 있었는데 세료지에 있는 석가상은 송나라 때 만든 불상으로 불상 안에는 직물주머니 모양의 오장육부를 포함한 30여개의 복장유물이 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는 불상 안에 다라니, 경전, 글씨가 적힌 명찰, 종이에 찍은 불상(印佛) 등 다양한 복장유물을 넣고 있다. 시즈오카현 간죠쥬인(願成就院)의 아미타불상 안에서 나온 명찰과 나라현 죠루리지(淨琉璃寺) 아미타불상 안의 인불(印佛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기대편, 고배편, 파수, 토기구연부편, 파수부호, 단경호, 유개고배...대관절 이런 낱말들이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답을 대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 전시에서 찾을 수 있었다. 11월 22일부터 대구박물관에서 특별전시로 열리고 있는 ‘마침내 찾은 유적 고대 마을 시지(時至, 시지란 때맞춰 도착한다는 뜻으로 땅이름인데 전근대 숙박시설을 뜻함) 전시를 둘러보면서 기자는 전시된 유물보다도 ‘우리말 풀이’에 관심이 컸다. 대구박물관의 전시물은 기대편, 고배편, 파수, 토기구연부편, 파수부호, 단경호, 유개고배...와 같은 말들을 쉬운 우리말로 풀이해놓았는데 누가 보아도 알기 쉽다. 그릇 받침편(기대편, 器臺片), 굽다리 접시편 (고배편, 高杯片), 손잡이 붙인 사발(파수부완, 把手附盌), 짧은목 항아리(단경호, 短頸壺), 뚜껑있는 굽다리 접시(유개고배, 有蓋高杯)... 따위로 풀어써놓아 어린아이들도 쉽게 알 수 있게 해놓았다. 그뿐만이 아니라 고대 무덤에서 나온 유물들을 부장품이라고 흔히 하는데 이곳에서는 껴묻거리(부장품, 副葬品)라고 해놓았다. 把手附盌), 짧은목 항아리(단경호, 短頸壺), 뚜껑있는 굽다리 접시(유개고배, 有蓋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내가 갖고 있는 책 《별책역사독본(別冊歷史讀本)》은 우연찮게 진보초의 고서점가에서 건진 것이다. 특별히 이 책에 손이 간 것은 역대천황124대라는 부제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표지에는 122대 일왕인 메이지(明治天皇)의 얼굴로 꾸며져 있는데 어딘지 모르게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 차 보인다. 역대 일왕가의 행적을 일목요연하게 기록한 이 책을 보고 있으면 갑자기 성서에 나오는 인물들이 떠오른다. 성서인물 가운데 아브라함을 보면 175살까지 살았다고 전해지는데 일본의 일왕 역시 이에 못지않은 나이를 자랑하는 이들이 꽤 있다. 먼저 100살 이상을 살았다는 일왕을 보면 제1대 일왕인 진무(神武天皇)는 127살이요, 제5대인 코쇼우(孝昭天皇)는 114살, 제6대 코우안(孝提安訴天皇)은 137살, 제7대 코우레이(孝靈天皇)는 128살, 제8대 코우겐(孝元天皇)은 116살, 제9대 카이카(開化天皇)는 111살, 제10대 스진(崇神天皇)은 119살, 제11대 스이닌(垂仁天皇)은 139살, 제12대인 케이코우(景行天皇)는 무려 148살을 살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제13대인 세이무(成務天皇)는 107살, 제16대인 닌토쿠(仁德天皇)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