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에는 우리나라처럼 제과점이 별로 눈에 안 띈다. 제과점에서 생일날 먹는 케이크를 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일본은 백화점의 케이크점 말고는 생일 케이크를 살 데가 별로 없다. 그 대신 일본전통의 과자점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일본전통 과자를 화과자(和菓子, 와가시)라고 하는데 이는 양과자(洋菓子, 요가시)라고 부르는 서양과자와 구별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일본의 화과자는 나마가시, 히가시, 아메가시로 나뉘는데 나마가시는 찰떡류를 말하며 수분이 많아 보존이 어려워 바로 먹어야 한다. 반면 히가시는 딱딱하게 틀에 찍어서 만든 과자로 한국에 알려진 센베이 같은 것을 말하며 아메가시는 엿종류를 말한다. 다도(茶道)가 발달한 일본에서 화과자는 차를 대접하는 자리에 빼놓을 수 없는 과자다. 화과자는 모양과 색이 다양하여 거의 예술작품에 가까운 과자도 수두룩하다. 대개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지만 설탕을 많이 써서 달다. 설탕이 흔치 않던 시절에는 주로 감이나 화삼분(和三盆, 와삼봉)이라고 해서 사탕수수로 만든 정제되지 않은 흑설탕 덩어리를 사용했는데 특유한 향이 있어 지금도 고급 화과자의 재료로 사용된다. 화과자의 으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00년, 200년 된 가게가 많은 일본에서는 오래된 가게를 일컬어 시니세(老舗, 老鋪)라고 한다. 일본 《어원유래사전》에 따르면 시니세(老鋪)라는 말은 에도시대(江戸時代,1603-1868) 에 오랫동안 신용을 이어가면서 가업을 이어가는 점포를 일컫는다. 지금은 한자로 노포(老舗, 老鋪)라고 쓰고 있지만 원래는 시니세(仕似せ)로 표기하였다. 현재는 노포(老舗, 老鋪)라는 한자를 쓰기에 한자음 그대로 ‘로우호’라고 읽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시니세(老鋪)’라고 발음한다. 이 노포(老舗, 시니세)라는 말의 우리말은 무엇일까? 일본말 노포를 오래된 가게 또는 전통 있는 가게라고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서울시는 2017년 9월 26일 보도자료에서 ‘노포’에 대한 의견을 다음과 같이 밝힌바 있다. “서울시는 앞서 오래된 가게를 가리키는 일본식 한자어 표기인 ‘노포(老鋪)’를 대신할 서울만의 새로운 이름을 찾기 위해 올해 6월 시민공모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오래가게’라는 새 이름이 뽑혔다. 오래가게는 ‘오래된 가게가 오래 가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곧 ‘오래된 가게’ 보다는 ‘오래가게’로 시민들이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말이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산첩첩 내 고향 여기서 천리 꿈속에도 오로지 고향 생각뿐 한송정 언덕 위에 외로이 뜬 달 경포대 앞에는 한줄기 바람 갈매기는 바다 위를 오고 가겠지 언제쯤 강릉 길 다시 밟아가 어머니 곁에 앉아 바느질 할꼬 –신사임당- 신사임당은 서울 시집에서 늘 고향에 홀로 계신 친정어머니를 그렸다. 지금처럼 보고 싶으면 단숨에 달려 갈 수 있었던 시대가 아니었으니 ‘한송정 위에 뜬 달’도 외로워 보였으리라. 어제(20일)낮, 봄이 한창인 강릉 오죽헌을 찾았다. 율곡 이이(1536~1584)와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1505~1551)의 생가가 있는 오죽헌(烏竹軒)은 보물 제165호로 지금 오죽헌 뜰에는 탐스런 꽃송이를 자랑하는 모란과 명자꽃, 진달래가 활짝 피었고, 줄기가 까만 대나무(오죽,烏竹)가 파릇파릇하다. 화창한 봄날을 즐기려는 듯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많이 눈에 보였다. 신사임당과 율곡의 체취가 느껴지는 안채와 사랑채, 문성사 등에는 문전 성시를 이룰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왔다.지금으로부터 483년전, 율곡이이가 태어난 오죽헌몽룡실(夢龍室) 툇마루에는 율곡 이이가 평생 신조로 삼았던 글귀가 적혀있다. “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우리 한인 자녀들은 고국의 역사와 통일의 중요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 궁금증을 풀어주는 퀴즈대회가 미국 LA민주평통 주최로 5월 11일 오후1시, LA한인타운 새누리교회 체육관(구 한인침례교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름하여 ‘2019 민주평통 통일 골든벨’ 퀴즈대회이다. 이번 ‘2019 민주평통 통일 골든벨’ 퀴즈대회는 미주지역의 초등학교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열리며 참가학생들이 통일과 한국사에 관한 문제를 서바이벌 방식으로 풀어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LA민주평통 교육분과 위원인 배국희 위원은 전화통화에서 “이번 골든벨 퀴즈대회는 미국에서 태어나 고국의 분단 상황을 잘 모르는 2세들에게 남북 분단의 역사를 제대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또한 이번 행사를 통해 한인 2세들이 자신의 뿌리인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과 통일에 대한 중요성을 확립하는 행사가 될 것입니다.” 라고 했다. 아울러 “이번 행사는 자녀 혼자 준비하기 보다는 부모님과 자녀들이 함께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가족 화합에도 더 없이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라고 강조했다. LA 민주평통은 이번 행사를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시가현(滋賀県) 오오츠시(大津市)에 있는 신라선신당(新羅善神堂, 신라젠진도, 일본에서 신라는 ‘시라기’로 발음하지만 신라선신당의 경우는 그대로 ‘신라’로 발음한다)을 찾아 간 날은 지난 12일(금) 낮 1시 무렵이었다. 지난해에 견주어 시가현을 비롯한 일본 남부 지방의 날씨가 쌀쌀하여 예전 같으면 벚꽃이 지고 있을 때지만 이날은 꽃이 한창이었다. 신라선신당이 왜 그곳에?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오오츠에 있는 신라선신당은 1,3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곳이다. 필자는 교토나 오사카 쪽에 볼일이 있어 가는 길에는 잠시 짬을 내어 신라선신당을 들르는 버릇이 있다. 신당(神堂)이란 신사(神社, 진자) 또는 신궁(神宮, 진구)과 같은 뜻으로 우리로 말하자면 사당(祠堂)인 셈이다. 우리네 사당이 조상신을 모시고 있는 것과 같이 일본의 신사(神社)도 조상신을 모신다. 신라선신당은 말 그대로 신라의 신(神)을 모시는 곳이다. 그럼 왜, 일본땅 시가현 오오츠(大津)에 신라선신당이 있는 것일까? 궁금해질 것이다. 천년고도 교토에서 특급열차로 10여분이면 도착하는 오오츠는 고대에는 오우미(近江)로 불리던 곳으로 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산 호수공원에는 나무들이 한창 물이 오르고 있다. 이 시기에 가지치기를 해야하는지 호수공원 제1주차장에는 가지치기를 알리는 펼침막이 걸려있다. 그런데 우리말 '가지치기 공사'라고하면 좋을 것을 '전정공사'라고 써 놓았다. 여기서 '전정(剪定)'이란 일본말 센테이(剪定, せんてい)에서 나온 것으로 구태여 쉬운 우리말 '가지치기'를 놔두고 이런 어려운 말을 쓰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신문에서 '전정(剪定)이란 말이 등장하는 것은 1917년 2월 14일치 <부산일보>에 '과수의 동절기 전정' 이란 말을 시작으로 1920년대를 거쳐 60년대 까지 줄기차게 '전정(剪定)' 이 쓰이고 있다. 나이든 사람들은 '전정'을 이해할 수 있을 지 모르나 호수공원 펼침막에 써놓은 이 말 뜻을 이해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펼침막을 써 붙일 때는 그것을 보는 시민들이 무슨 뜻인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을 골라 썼으면 한다. 자기 나라의 쉽고 고운 말을놔두고 일본말 ''전정(剪定)'이라니,낱말 하나에서도 겨레의 자존심을 찾자는 말은 지나친 참견일까?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전정 : 식물의 겉모양을 고르게 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 12일(금) 아침, 교토 시조 거리를 걷다가 만난 커다란 건물 벽에 설치된 꽃꽂이 앞에 발이 멈췄다. 보랏빛 서양란 몇 송이와 안개꽃 그리고 소나무로 꽃꽂이를 해둔 건물 외벽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발걸음을 멈추고 감상하기 바쁘다. 가히 꽃꽂이(이케바나)의 나라답다. 꽃꽂이 작품이 있는 곳에는 무라카미 겐지의 시 ‘생명은 빛난다’도 걸려 있었다. 초목이 자라나는 모습 / 거기에 비추는 / 다양한 생명의 소중함 /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에 마음을 기대어 / 인생의 만남을 즐긴다. 일본의 꽃꽂이를 이케바나(生け花) 또는 카도우(花道, 華道)라고 부르는데 카도우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한 꽃꽂이라기보다는 수행의 의미를 내포한다고도 한다. 차도(茶道)처럼 도 ‘道’자가 붙으면 아무래도 그런 느낌이 짙다. 일본의 꽃꽂이는 불교의 전래로부터 그 시작을 보는데 부처에세 꽃 공양을 한데서 유래한다는 게 정설이다. 일본인들의 꽃사랑은 헤이안시대(794-1185)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의 수필집인 마쿠라노 소우시(枕草子) 등의 문학작품에도 등장할 정도로 일본의 꽃꽂이 역사는 1천년 이상으로 길다. 카도우(花道, 華道)는 무로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백년편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2019년)을 맞아 쓰는 편지글 형식의 글입니다. 2010년 4월 13일 부터 시작해서 2019년 4월 13일까지 지속되는 편지쓰기 글입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문의 : 02 -733-5027】 오늘은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았지만 봄 향기가 상큼한 3월 17일 밤, 지금으로부터 86년 전인 1933년 그날을 기억하는 후손들이 충북 제천에, 경기도 평택에 모여 기념 행사를 가졌습니다. 행사 후 돌아와 가만히 그날 밤을 생각해 봅니다. 일본 침략자들을 오랫동안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흑색공포단의 백정기 의사와 원심창·이강훈 세 분이 중국 상하이 홍커우구 무창로의 중국요리집 송강춘에 태연히 앉아 있던 그날 밤 그곳을. 백정기, 당시 의사님과 두 동지의 몸에는 1년 전 윤봉길 의사가 홍커우공원에서 적장들을 폭살한 폭탄 1발과 수류탄 1발, 권총 2자루와 실탄 15발이 감추어져 있었지요. 일본인 동지인 야타베 무우지는 거사 장소인 한 블록 앞 일식요리점 육삼정 정문 앞에서 주중 일본공사 아리요시가 나타나면 신호를 보내기로 했지요. 참으로 숨 막히는 일촉즉발의 순간입니다. 사실 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재일 한국인들 마음의 고향인 일본 나가노 유명산 금강사(주지:열린선원 법현스님)에서는 4월 8일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원만히 봉행했다. 이번 봉축법회에는 주지 법현 스님, 본문사 주지 오노데라(小野寺) 스님, 한국문화뉴스 시게마쓰(茂松) 스님, 세계불교스카우트연맹 유광석 의장, 유영애 명창,가수 지강훈, 유우카 자매, 원주 대진 스님, 대중 대자 스님, 대비 스님, 동림사 원행전 법사, 김보성 대불청제주지구장, 정정순 신도회장, 문해룡 대표역원 등 120여명의 불자가 참석하였다. 봉축행사는 봉축전야 연등축제와 봉축 욕불법회로 나뉘어 봉행했다. 욕불법회는 4월 8일 아침 9시30분부터 시작했다. 이날 법회는 부처님께 차를 공양하는 헌다의례를 시작으로 삼귀의, 찬불가, 경전독송, 팔상예불, 정근과 욕불, 축원, 발원문, 청법가, 설법, 봉축사, 축가, 축사, 사홍서원, 사진촬영, 공양의 순서로 진행했다 주지 법현스님은 설법에서 탄생게를 대승불교와 초기불교의 시각을 중도적으로 설명하고 불기의 기산법, 부처님 오심의 현대적 의미를 중심으로 설법했다. 이어 정정순 신도회장은 불자들과 함께 바른 신행으로 금강사중흥불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에서 1977년에 나온 책으로 《역사독본(歷史讀本)》이란 책이 있다. 1977년 봄호(春號)로 펴낸 이 책은 일본의 신인물왕래사(新人物往來社)에서 나온 것으로 표지에는 《역사독본》 창간2호라고 쓰여 있다. 이 책을 만난 것은 20여 년 전 우연찮게 도쿄 진보초의 고서점가에서다. 특별히 이 책에 관심이 갔던 것은 ‘역대천황124대’라는 부제가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표지에는 122대 메이지왕(明治天皇)의 사진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 차 보인다. 일본고대문화사를 전공하는 필자는 일본왕(天皇)의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 이 책을 곁에 두고 수시로 읽고 있다. 약 300쪽에 달하는 이 책은 역대 일왕가의 행적을 일목요연하게 기록한 책으로 일왕의 뿌리부터 일본근대화의 아버지라는 명치왕(1868~1912) 때까지 일본인들도 모르는 흥미진진한 내용이 많이 들어 있다. 특별히 권두 특별기고문은 ‘일본역사와 천황(日本歷史と天皇)’라는 제목으로 도쿄대학 사카모토 타로우(坂本太郞권) 명예교수가 썼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의 집필자들은 와세다대학의 미즈노 유(水野祐), 도쿄대학의 야마나카 유타카(山中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