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연금수첩, 장애자수첩, 학생수첩, 모자(母子)수첩, 선원수첩, 치료수첩, 당뇨수첩……. 그러고 보니 일본처럼 다양한 수첩을 쓰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일본어에서 수첩은 테쵸(手帳)라고 하며 한국에서 쓰는 수첩(手帖)이란 한자보다는 ‘테쵸(手帳)’쪽을 많이 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첩을 만들어 쓰는 나라이다 보니 직업이 수첩평론가도 있다. 수첩평론가인 다케가미 다츠히코(舘神 龍彦)가 쓴 책 《수첩과 일본인(手帳と日本人》)(2018, NHK출판)이라는 책만 봐도 일본인들의 수첩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일본인을 가리켜 ‘수첩에 구속되어 사는 사람들’ 이라는 말도 들린다. 수첩이란 일정을 관리하는 데 편리한 것으로 사업가에게 수첩은 필수이다. 일을 원만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스케줄을 짤 필요가 있고, 심지어는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도 일정 관리는 필수이다. 육아수첩의 경우는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예방주사 일정이라든지 키, 몸무게 등을 기록해두는 수첩이며, 연금수첩은 노후에 꼬박꼬박 타먹는 연금을 기록하는 수첩이다. 그러고 보면 요람에서 무덤까지 ‘수첩’은 일본인에게 필수품 가운데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수첩이 쌓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해 9월 중순 쯤, 자신을 젊은 연극인이라고 소개하는 사람의 전화 한 통화를 받았다. 통화를 해보니 극제작소 ‘이공칠’의 연출을 맡은 윤금정 씨였다. 윤금정 씨는 2018년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계획 중인 음악극을 ‘여성독립운동가를 주제로 다뤄보고 싶다’며 나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한명도 아니고 연극에 참여할 젊은이들 6명이 나를 만나러 온다기에 내가 그들을 만나러 가겠다고 나서서 중곡동의 지하 연습실로 찾아간 적이 있다. 알려지지 않은 여성독립운동가를 음악극으로 표현하고자 마음을 먹고 이미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던 그들을 격려하고 헤어진 지 5개월여, 어제(9일) 다시 윤금정 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드디어 자신들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이름난 여성독립운동가가 아니라 아무도 찾지 않고 불러 주지 않는 여성독립운동가를 어떻게 음악극으로 꾸몄을까? 내심 궁금했다. 보내온 자료를 보니 “음악극 <들꽃찾아>는 2019년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돌을 기리는 공연으로, 빼앗긴 나라에서 태어나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한 생애를 꽃피우고 이름 없는 들꽃으로 스러져간 여성독립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어제(7일) 낮 2시, 고양시에 자리한 국립여성사전시관(관장 기계형)에서는 아주 특별한 전시 개막전이 열렸다. <여성독립운동가, 미래를 여는 100년의 기억> 전시가 그것이다. 개막식에는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아래 '추진위') 한완상 위원장,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한 내빈과 오희옥 애국지사 후손 김흥택 선생 등 100여명이 참석하여 여성독립운동의 역사를 되새기는 뜻깊은 전시회 개막을 축하했다. 국립여성사전시관은 고양시 덕양구에 자리한 정부고양지방합동청사 내의 공간을 이용하고 있어장소가 협소하여 이날 개막식은 2층 소강당에서 경과보고와 개막축사 등을 듣고 1층으로 이동하여 전시장 관람 순서로 이어졌다. “ <여성독립운동가, 미래를 여는 100년의 기억>이라는 이번 전시 주제 가운데 기억이라는 말의 의미를 새겨보겠습니다. 기억이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고치고 미래를 바꾸는 새역사를 창조할 때만이 빛을 발할 것입니다. 여성들은 지난 500년간 억눌렀던 가부장적 틀을 깨고 용기있는 삶을 추구했을 뿐더러 일제강점기에는 남성과 동등하게 아니 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제(5일) 4시, KBS에서는 ‘제20회 해외동포상 시상식’이 있었다. 티브이에서만 보던 시상식장엘 난생 처음 가본데다가 어제 수상한 다섯 분의 수상자 가운데 특히 두 분이 지인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두 분이 지인이라고는 했지만 개인적인 친분이라기보다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었던 수상식이었다. 수상의 영광을 안은 분들은 미주지역의 배국희(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전 이사장), 우즈베키스탄의 김블라디미르(저널리스트), 싱가폴의 박기출(PG오토모티브홀딩스 회장), 중국의 두닝우(피아니스트), 멕시코의 박리울리세스(멕시코 유카탄주 한인후손회회장) 회장이었다. 어제 시상식에서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분은 미주지역 독립운동 단체의 대표격인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의 최초 여성 이사장인 배국희 이사장(75)이었다. 수상자 이름이 불리자 대형 화면 가득히 수상자의 활동 내용이 소개되었다. 두 살 때 독립지사였던 아버지(려성 배경진,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 추서)를 여읜 배 이사장은 이화여대를 나온 뒤, 미국으로 건너가 2001년부터 미주 광복회 회장직을 맡아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분들의 뒷바라지를 했다. “미주지역으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무엇도 나를 막을 수 없어 / 내 나라 밝힐 등불 되리다 / 운명의 길 / 결정했어 / 내가 갈길 고난의 길 / 후회 안 해 / 나의 선택” -애국지사 김란사 음악극 대사 가운데-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는 지난 3월 1일부터 3일까지 유관순 열사의 스승인 김란사 애국지사를 다룬 음악극 <100년 후, 꿈꾸었던 세상>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인천시립예술단 소속의 교향악단, 합창단, 무용단, 극단이 함께 만든 <100년 후, 꿈꾸었던 세상>은 3·1만세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돌을 기념하여 선보인 대작(大作)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김란사 애국지사란 누구일까? 아직도 그 이름 석자는 일반인에게 낯설다. 하지만 유관순 열사의 이화학당 스승이라고 하면 놀라는 사람이 많다. 유관순 열사만 부각되다 보니 정작 그의 스승인 김란사(1872-1919) 애국지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번 3.1만세운동 100돌은 할머니(김란사)를 알리는 일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난번 할머니를 다룬 책 《김란사, 왕의 비밀문서를 전하다》(황동진 지음, 초록개구리)을 기리는 ‘책을 여는 음악회’ 도 그렇고 인천문화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은 신학기가 4월인지라 지금은 초중고등학교의 졸업식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졸업식 모습이야 우리네 초중등학교 모습과 다르지 않지만 조금 색다른 졸업식으로 언론의 눈길을 끄는 곳도 있다. 기후현 다카야마시(岐阜県 高山市)의 한 중학교에서는 이른바 ‘졸업가마’가 등장하여 그동안 수고하신 선생님을 태워주는 행사를 해마다 열고 있다. 3월 5일 다카야마시의 히가시야마중학교에서는 졸업생이 만든 가마에 선생님을 태워 드리는 졸업식이 있었다. 신혼인 선생을 고려하여 웨딩드레스와 독특한 미소를 가마에 그린 학생들은 가마제작에 1달이 걸렸다고 한다. 가마를 탄 선생님 손에는 꽃다발이 들려있었는데 “학생들이 나를 주제로 가마를 만들어 줘 기뻤다.”고 소감을 말했다. 가마를 만든 학생들 또한 “선배들이 이어온 전통대로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을 가마로 표현했다.”고 했다. 그런가하면 기후현 히다시의 가와이소학교에서는 800년 전부터 이어온 전통 일본 종이로 만든 ‘세계에서 하나 뿐인 졸업증서’로 졸업식을 했다. 이 학교에서는 6학년 학생들이 지역에 내려오는 전통종이(和紙, 일본종이)로 졸업장을 만들어 해마다 졸업증서로 쓰고 있다. 보통 졸업증
[우리문화신문= 이윤옥기자] 올해 3.1만세운동 100돌을 맞아 국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서훈 받은 여성독립운동가는 75명으로 이는 독립유공자 서훈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1949년 포상이 시작된 이래 한꺼번에 75명의 여성이 서훈을 받은 예는 처음인지라 특히 그 의미가 깊다. 이로써 357명(2018.12.31.)의 서훈자였던 여성독립운동가는 모두 432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서훈자 15,511명) 필자가 201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사전>을 만들 때만 해도 여성서훈자는 정확히 299명이어서 300인을 맞추느라 비서훈자인 허은 지사(2018.8.15. 애족장)를 넣었던 것에 견주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올해 3.1절에 여성독립운동가로 서훈을 받은 분 가운데는 안혜순(중국방면, 건국포장), 장성심(중국방면, 건국포장), 민인숙(학생운동, 대통령표창), 윤마리아(학생운동, 대통령표창) , 양애심(국내항일, 대통령표창), 차은애(학생운동, 대통령표창) 등 모두 75명이다. 이번에 서훈을 받은 장성심 (張成心, 1906~1981)지사는 오랫동안 중국과 국내를 넘나들며 독립운동에 참여한 여성독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처(처장 피우진)는 광복회, 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손병희(1861.4.8.~1922.5.19.) 선생을 2019년 3월의 독립운동가로 꼽았다고 밝혔다. 선생은 1861년 충북 청원(청주)에서 출생하여 1882년 동학에 입문하였다. 1894년 호서지방 중심의 북접(北接) 사령관인 통령(統領)에 임명되어 남접의 전봉준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의 기수로서 활약하기에 이른다. 1905년 동학을 천도교로 이름을 바꾸고 국권을 수호하고, 또 회복하기 위해 민족을 계몽하는 운동에 관심을 기울였다. 선생은 보성학교와 동덕여학교를 비롯한 수십 개의 남녀학교를 인수 또는 신설하여 운영함으로써 민족의 동량을 육성하였다. 선생은 1919년 1월 동경유학생의 2.8독립선언계획, 신한청년당 및 기독교계의 독립운동 계획을 듣고 독립선언 방식의 운동을 벌이기로 결정하였다.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고 시위를 펼침으로써 독립에 대한 열망을 알리고, 일본의 정부와 귀족원ㆍ중의원, 조선총독부 파리강화회의의 열국의 대표에게 한국의 독립에 대한 의견서와 청원서를 보내기로 하였다. 선생은 권동진, 오세창, 최린과 3.1독립운동의 골간이 된 대중화, 일원화, 비폭력화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백년편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2019년)을 맞아 쓰는 편지글 형식의 글입니다. 2019년 4월 13일까지 계속 접수를 받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문의 : 02 -733-5027】 의병장님! 저는 해군 신돌석함의 초대함장 이준호 대령입니다. 나라가 위태로웠던 시기에 백성들의 애국정신을 고취하고 하나로 결집시켜 조국 독립운동의 초석을 다지신 의병장님의 용맹함과 애국심을 이어받기 위해 신돌석함의 초대함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신돌석함은 올해 전반기 해군으로 인도하기 위해 인수 시운전을 진행 중이며, 아직 쇳덩이에 불과한 잠수함이지만 의병장님의 혼을 불어넣어 “최고의 잠수함으로 인수하겠다”는 결의를 다짐하면서 이렇게 편지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던 그 시절, 19세의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오직 조국을 위해 견위수명(見危授命)의 의지로 의병운동을 주도하신 의병장님의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는 항일정신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고, 이것이 조국의 독립에 큰 디딤돌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100여 년이 지난 지금, 발전된 대한민국에 사는 한 사람의 국민이자 군인으로서, 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평범한 농민으로 1919년 3월 경기도 용인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돼 볼기에 매를 맞은 홍재택(洪在澤) 선생을 비롯해 3·1만세운동 100돌을 맞아 대대적인 독립유공자 포상이 이뤄진다. 국가보훈처(처장 피우진)는 “올해 제100주년 3·1절을 맞아 3·1만세운동과 학생운동, 의병, 나라안팎 항일운동 등을 통해 조국독립에 이바지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333명을 발굴, 건국훈장과 건국포장, 대통령표창을 추서한다.”라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26명(애국장 8, 애족장 18), 건국포장 10명, 대통령표창 297명으로, 포상자 중 생존 애국지사는 없으며 여성은 75명이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독립유공 포상자는 1949년 포상이 시작된 이래 건국훈장 10,965명, 건국포장 1,280명, 대통령표창 3,266명 등 총 15,511명(여성 432명)이다. 훈ㆍ포장과 대통령표창은 제100주년 3․1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유족에게 각각 수여된다. 중앙기념식장에서 포상을 받는 독립유공자는 1908년 강원도 영월에서 정해창 의진에 소속돼 의병을 모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