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관계란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다’라는 뜻을 가진다. 혹은 ‘어떤 방면이나 영역에 관련을 맺고 있다.’라는 뜻으로도 사용한다. 그래서 가장 친밀한 관계라고도 한다. 사람은 어머니의 뱃속부터 관계를 맺는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들리는 세상의 소리를 들으며 태아는 세상에 반응하고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한다. 태아는 세상의 소리에 반응하며 사회의 영향을 받는다. 이렇듯 인간은 사회 안에서 자아의 정체성을 이루어가며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답게 존재한다. 그래서 인간답지 못한 행동을 한 범죄자들에게 자유롭게 관계를 맺지 못하는 장소로 사회와 단절시키는 듯하다. 정이와 댄스프로젝트의 대표이자 안무가인 정이와 교수는 지난 11월 1일~2일 포스트극장에서 발표한 ‘관계성(Relationscapes)’은 ‘관계(relation)’와 ‘풍경(scapes)’을 붙인 단어로 사용한 것이고,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고 형성하는 방식을 관계적이고 역동적인 관점에서 탐구한다는 의도로 사용했다. 그래서 ‘관계성’, ‘움직임’이라는 열쇠말을 가지고 몸, 사물, 자연, 시간과 공간 등이 상호 작용하고 공동 창조하는 모습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2024년 9월 28일 토요일 저녁 5시, 정근식 예비후보는 선거사무소에서 문화예술교육강화를 촉구하는 지지 선언과 정책 협약 체결식을 ‘정지예(정근식을 지지하는 예술인)’과 함께 진행한다. 지난 9월 13일 서울교육청 정문에서 정근식 예비후보는 학교문화예술교육 예산 삭감의 심각성을 느끼고 문화예술교육인ㆍ청년예술인과 함께 연대 정책 발표회를 가진 바 있다. 이날 정근식 예비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학교문화예술교육 예산 대폭 삭감 철회를 요구하였다. 정부는 올해부터 학교 예술 강사 사업 예산을 지방교육재정에 떠넘기고 국고예산 50%, 내년도 국고예산도 72%, 결과적으로 2년 동안 국고예산 86%를 삭감하였다. 이는 2023년과 견주면 7분 1 수준으로 심각한 정도다. 정근식 예비후보는 문화예술위원회 분화위원회를 설치하여 문화예술인들과 문화예술교육 관계자들의 현장 소리를 귀담아듣고 정책에 담고자 상시적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자들은 교사들과 학생, 학부모들 간에 양극으로 치닫는 갈등을 해결하고자 문화예술을 매개로 회복과 치유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현장의 심각한 문제를 보지 않고 무조건적인 삭감으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지난 2024년 8월 2일 금요일 저녁 8시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정이와 안무가의 작품 ‘보이지 않는 벽’ 개인 발표회가 열렸다. 정이와 안무가는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출강하며 정이와 댄스프로젝트의 대표이자 조기숙 K_CB 수석 무용수이기도 하다. 어두움이 짙게 드리운 무대 위 신발 한 쌍이 고요한 침묵 속에서 등장한다. 조명을 따라 신발 한 쌍은 다가오는 듯 혹은 멀어지는 듯이 내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우리는 누구나 벽을 가지고 살아간다. 자의 또는 타의에 따라 벽은 여러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가 사는 삶 동안 나타난다. 정이와 안무가는 작품을 ‘벽을 마주하다 – 벽을 넘어가다’의 시작과 끝으로 구성하여 삶 속에서 보이지 않는 벽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장막마다 자기 방식의 움직임을 통해 말하고자 하였다. 무용수들의 움직임 속에서 필자는 지난날 마주한 보이지 않는 벽들이 떠올랐다. 내 삶에 마주했던 보이지 않는 벽들은 생애 주기별로 나타났었다. 진로를 향한 열정과 두려움, 사람들 간의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이해적 충돌, 매 순간 결정해야 할 때마다 마주하는 옳고 그름의 정의들에서 때로는 외면하기도 하고 버티고 방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지난 7월 13일, 14일 이틀에 걸쳐 국악의 성지 전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에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이 제57회 정기공연 창극 <춘향>을 선보였다. 이 공연은 2012년 전주세계소리축제 초청작으로 ‘춘향아씨’로 선보인 이후 12년 만이다. 춘향가는 판소리 다섯 마당 가운데 하나로 대중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음악으로 ‘사랑가’와 ‘쑥대머리’가 인기 있는 눈대목이다. 춘향가는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로 고전 소설, 신소설, 현대소설 ‘춘향전’으로 지속해서 개작되며 대중들과 만나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단순한 남녀의 사랑만을 노래하지 않는다. 이 이야기 속에는 부정부패한 탐관오리들에 대한 질책과 높고 낮음이 없는 신분에 관한 이야기, 여성의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담으며, 사회적 모순과 비판을 예술로 승화시킨다. 또한, 춘향가는 영화로도 제작되기도 하며 대중들에게 익숙한 이야기로 서울 국립창극단이 정기적으로 올리는 창극으로도 유명하다. 오랜 세월 동안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단골 소재인 것이다. 이렇듯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와 노래로 대중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거기에 판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우리는 모두 다른 얼굴과 성격을 가지고 태어나며, 다른 환경 속에서 자라난다.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르고 다양하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마땅하다. 창작자가 생각한 주제를 관람하고 창작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자신의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평 혹은 평론은 여러 경력을 갖지 않으면 언론사에서 쉽게 글을 올려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그 글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 따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고심 끝에 예술을 전공한 학생들이 문화평론가로서 성장할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예비 문화평론가 소개”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 소개에는 ‘문화톺아보기’의 문화평론가로서 후대들에게 글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예술의 발전을 위한 막중한 책임감으로 필자의 <비평> 수업을 통해 양성한 이들로 제한하여 뽑았다. 많은 신청자 가운데 <우리문화신문>의 주제와 색깔이 어울리고 단순한 감상과 평가로서 끝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주체성으로 시대의 영향이 되어줄 글을 기준으로 하였다. “Who cares?” 영어에서 자주 쓰이는 이 표현은 “누가 상관이나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재학생들이 준비한 <2024 MOVEMENT EWHA>가 지난 2024년 5월 29일 저녁 늦은 저녁 8시에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올렸다.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는 올해 61돌을 맞이하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역사와 전통을 갖은 국내 대표 무용과다. 졸업생들은 예술분야의 주요 요직에 진출하였고 현재까지도 무용 예술계와 교육계에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을 선보이며 그들만의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학부생 작품 9편, 대학원생 작품 2편으로 자신들만의 심오한 예술철학을 펼친 <2024 MOVEMENT EWHA>의 도전과 열정은 아름답고 강했고, 거침없이 자유로웠다. 작품들의 특징은 학생들의 전공인 한국무용, 발레, 현대무용을 초월해서 컨템포러리 하다는 것이다. 즉 서양의 춤이나 과거의 것을 추지 않고 ‘지금 여기’의 무용을 하고 있었다. 이는 한국 대학무용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이화여대 무용과 학생들의 안무 작품 수준은 과히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한국인 발레리나는 몇 명 배출했지만 정작 세계적인 안무자는 배출했다고 보기 힘든 상황에서 앞으로 이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한국 고등교육 사상 첫 무용과인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아래 이화 무용과)는 재학생들이 꾸민“2024 Movement Ewha"를 2024년 5월 29일 저녁 8시 이화여자대학교 ECC 삼성홀에서 선보인다. 지난 2022년 시작한 이 공연은 학부와 석사 재학생들이 직접 안무한 작품들로 무대를 구성한다. 재학생들은 기존의 장르인 한국무용, 발레, 현대무용뿐만이 아니라 동시대적이면서 융합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학생들은 안무 및 출연뿐만 아니라 연출, 조명과 의상, 머리와 메이크업 등 공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직접 진행하며 예술창작의 능력을 향상시킨다. 재학생들의 힘으로 무대를 만들고 완성하는 “Movement Ewha"는 올해 3년을 맞이하며 이화여대 무용과만의 철학과 개성으로 무용계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출연 학생들은 자신들의 무대를 찾아와 주신 관객들에게 무대를 책임지고 완성하는 독립적인 모습을 통해 전문 예술가의 성장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포부를 전하였다. 또, 이들은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감동 기부제를 실시한다. 곧 감동하시는 관객들이 감동만큼의 기부를 해 주면 제작비를 마련하는데 큰힘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국가무형유산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 보유자 이재화 명인의 12번째 공개행사가 오는 4월 20일 저녁 5시 서울 삼성동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풍류극장에서 열린다. 백낙준에서 박석기, 한갑득으로 전승된 산조는 이재화 명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공개행사에서 이재화 명인은 4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첫 곡은 <풍류> 중 ‘다스름-하현도드리’로 명인의 제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재화 명인은 제자들에게 거문고 산조를 학습하기 전에 풍류의 가락을 배우도록 하면서 산조의 뿌리와 전통성을 찾는 것을 주문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누락된 하현도드리 한 장단을 메우며 명인의 음악에 대한 철학과 열정을 만날 볼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화 명인은 한갑득 산조의 독창적인 가락을 80 여분의 산조로 집대성하였다. 명인은 한갑득류 산조에 관한 끊임없는 연구로 가락들을 찾고 다듬는다고 한다. 늘 찾는 익숙한 가락이 아닌 새로운 가락을 연주할 때마다 선보이며,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의 다양한 면모를 관객들과 후학들에게 알리고자 노력하는 명인이다. 이재화 명인은 그 의지와 사명을 이번 공개행사에서도 유감 없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무용단 조기숙 K_CB 한혜주 예술감독(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초빙교수)가 2024년 3월 14일 밤 8시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개인발표회를 열었다. 한혜주 예술감독은 이번 개인발표회에서 안무를 하고 함께 출연하였다. 한혜주 예술감독은 거문고의 묵직하고 거친 음색에 맞춰 무대를 가로지르듯 천천히 움직이며 서막을 시작한다. 거문고로 시작한 음악은 아쟁과 첼로의 낮고 거친 음악들로 점차 겹겹이 쌓아간다. 무용수들이 하나둘씩 무거운 짐을 지듯 나와 지치듯이 쓰러지기도 하고 괴로운 듯 뛰기도 하였다. 무엇인가에 쫓기듯 하였고, 무엇인가에 붙잡힌 듯 각자의 춤 속에서 같은 듯 다른 움직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이번 한혜주 예술감독의 개인발표회 <어둔 밤, 잠든 사람들>은 체념 증후군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체념 증후군은 2015년 스웨덴으로 망명을 오게 된 난민 자녀들 169명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사건을 말한다. 청년 시기는 하루 가운데 정오가 막 지난 시간으로 꿈을 꾸며 열정을 쏟는 때가 아닌가? 그러나 한혜주 예술감독은 “청년들의 꿈을 상실하고 에너지가 고갈된 모습을 보았어요. 마치 체념 증후군에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우리는 모두 다른 얼굴과 성격을 가지고 태어나며, 다른 환경 속에서 자라난다.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르고 다양하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마땅하다. 창작자가 생각한 주제를 관람하고 창작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자신의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평 혹은 평론은 여러 경력을 갖지 않으면 언론사에서 쉽게 글을 올려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그 글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 따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고심 끝에 예술을 전공한 학생들이 문화평론가로서 성장할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예비 문화평론가 소개”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 소개에는 ‘문화톺아보기’의 문화평론가로서 후대들에게 글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예술의 발전을 위한 막중한 책임감으로 필자의 <비평> 수업을 통해 양성한 이들로 제한하여 뽑았다. 많은 신청자 가운데 <우리문화신문>의 주제와 색깔이 어울리고 단순한 감상과 평가로서 끝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주체성으로 시대의 영향이 되어줄 글을 기준으로 하였다. 이 소개에 도움을 주신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김영조 소장님께 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