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전통 농업사회에서는 쓰레기라는 것이 따로 없었다. 식량과 자원이 부족한 가운데서 자연의 순리, 요즘 용어로 말하면 생태계의 원리에 따라 살았기 때문에 쓰레기가 과잉으로 나오지 않았다. 나무나 종이, 볏짚은 태워서 요리와 난방에 사용하였다. 우리 선조들은 집집이 가축을 기르고 마당을 가지며 텃밭을 가꾸었다. 음식물 찌꺼기는 개나 닭, 돼지의 먹이가 되었다. 플라스틱이나 비닐, 스티로폼 등이 개발되기 전에는 물질의 순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나무를 태우고 남은 재도 그냥 버리지 않고 퇴비로 만들어 사용하였다. 강화도에서 발견된 금표에는 ‘기회자 장삼십, 기분자 장오십 (棄灰者 丈三十, 棄糞者 丈五十’이라고 쓰여 있다. 재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은 곤장이 30대요, 똥을 함부로 버리는 사람은 곤장이 50대라는 경고문이다. 재나 똥이 모두 다 농사에 유용한 자원인데 그것을 함부로 버리는 행위를 죄로 간주한 것이다. 이러한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수천 년 동안 농사를 짓고 살면서도 비옥한 땅을 유지하고 깨끗한 물을 얻을 수가 있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여전히 옛날의 가치관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버릴 쓰레기가 없을 정도로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주말에 주왕산을 다녀왔습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바위의 열병이 마음을 들뜨게 했지만, 길가에 다소곳이 피어난 얼레지와 노루귀, 생강나무꽃과 성급한 진달래가 봄을 이야기하고 있음이 좋았습니다. 잎이 얼룩덜룩한 얼레지는 나물로도 유명한 식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명지산 연인산 정상부에 끝없이 펼쳐진 얼레지 군락이 유명한데 그 길을 걷다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깊은 산속 산모퉁이의 양지바른 곳에 수줍게 피어난 연분홍 얼레지를 봅니다. 얼레지는 꽃이 땅을 향해있고 꽃잎이 치마를 훌렁 걷어 올린 것처럼 보여 바람난 여인이라는 꽃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부끄러움에 하늘을 쳐다보지 못하니 꽃말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지요. 얼레지는 발아하여 성장하다 꽃을 피워 올릴 때까지 무려 7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 어려움을 딛고 피어난 꽃이기에 더욱 반가운지 모르지요. 얼레지는 엘레지와 다릅니다. 엘레지는 슬픔을 노래한 시를 의미하거든요 여하튼 얼레지라는 명칭이 서구적이어서 멋스럽게 다가올는지는 모르지만 이는 이파리가 얼룩덜룩하여 얼레지라고 이름 붙였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봄입니다. 이제 산야에 푸르름이 지천으로 피어나겠지요. 푸름 속에 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한 달 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고 있다. 전쟁 초기에는 우크라이나 수도를 키예프라 불렀지만 이 발음이 러시아식 발음이라 하여 한국에서는 우크라이나 발음에 따라 ‘키이우’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11일, 국립국어원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는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를 열고 우크라이나어 지명 열네 개의 한글 표기안을 심의했다고 발표했다. 두 기관은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 '리비프(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등 그간 관행적으로 사용해온 러시아어식 표기 지명을 각각 '키이우'와 '르비우' 등으로 부르고 이밖에도 '아조프해'는 '아조우해', '보리스폴 국제공항'은 '보리스필 국제공항', '하리코프'는 '하르키우', '도네츠강'은 '시베르스키도네츠강'으로 교체를 허용했다. ‘키예프’에 익숙한 탓인지 바꿔 부르기로 한 ‘키이우’가 왠지 모르게 낯설었지만 여러 번 듣고 부르다 보니 어느새 ‘키이우’도 낯익은 지명이 되어가고 있다. 지명이란 것이 곰곰 생각해보면 그 나라 사람들이 부르는 식으로 불러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 같은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처(처장 황기철)는 1942년 10월 중국 쿤밍(昆明)에서 활동했던 젊은 독립운동가들이 미국 연방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작성한 ‘대일 심리전 제안문건(제목 : 한국인은 추축국과 싸우는 연합국에게 종이폭탄*을 제공합니다(KOREAN CONTRIBUTES PAPER BOMBS TO ALLIES AGAINST THE AXIS)’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 ‘종이폭탄(Paper Bombs)’ : 총칼로 싸우는 전쟁이 아니라 적군의 마음을 동요케 하여 전쟁능력을 떨어뜨리고 심리적 타격을 주는 종이 전단(일명 ‘삐라’) 해당 문건은 국가보훈처가 작년 12월 미국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서 수집한 조지 맥아피 맥큔(George McAfee McCune)* 문서 무리에서 발굴한 것으로 ‘한국광복군의 대미 군사연대 제안 공식문서’에 이어 두 번째로 공개되는 희귀 독립운동 사료이다. * 조지 맥아피 맥큔(1908~1948) : 미국 출신 선교사이자 독립운동가로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조지 새넌 맥큔(George Shannon McCune)의 아들이며, 태평양전쟁이 일어난 뒤 미국 전략정보국(OSS), 국무부 등에서 한국 전문가로 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장소원, 이하 국어원)은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바꿈말 제공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3월 16일(수)에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해 ‘큐레이션 커머스’를 대신할 쉬운 우리말로 ‘소비자 맞춤 상거래’를 꼽았다. ‘큐레이션 커머스’는 전시 기획자가 작품을 수집, 전시, 기획하듯이 특정 분야 전문가가 소비자의 성향 등을 고려해 직접 제품을 고르고 에누리한 값에 파는 전자 상거래를 이르는 말이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래 용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듬은 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유관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이와 함께 장애, 질병, 약물 중독 등을 겪는 가족을 돌보고 있는 청년을 뜻하는 ‘영 케어러(young carer)’를 ‘가족 돌봄 청년’으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 상품, 호텔이나 카페, 식당 등에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하는 ‘펫 프렌들리(pet friendly)’는 ‘반려동물 친화’를 쓰자고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시는 2022년 운전면허 자진반납 어르신 선불 교통카드 지원사업을 4.1(금)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원대상은 서울시에 주민등록된 만70세 이상 어르신으로 소지중인 운전면허증을 자진반납하는 경우, 거주지 주민센터에서 면허 반납과 동시에 1인당 10만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바로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고령 운전자 면허 자진반납 원스톱서비스」를 통해 어르신들의 면허 반납과 교통카드 수령 과정을 더욱 편리하게 지원하고 있다. 면허 반납을 원하는 어르신은 경찰관서의 방문 없이 주민센터에서 반납 신청부터 교통카드 수령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올해는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는 만70세 이상 어르신 1만 5천 141명이 1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 지원을 받는다. 신청 대상은 면허 반납일 기준 서울시에 주민등록이 되어있는 만70세 이상(1952.12.31. 이전 출생) 어르신이다. 기존에 운전면허 자진반납 혜택을 받은 적이 없어야 한다. 지원되는 교통카드는 10만원이 충전된 무기명 선불형 카드다. 전국 어디서나 교통카드를 지원하는 교통수단과 편의점 등 T머니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어르신 운전면허반납’은 서울시의 어르신 교통사고 안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18년 제1기 고독사 예방 종합계획을 수립한 이후 '21년 제4기 계획까지 연속 추진한 서울시의 고독사 예방 정책 발전 방향에 대해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22년 제1차 서울시 사회적 고립지원 포럼」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고독사 예방 정책, 충분한가? 정책 연구자 관점으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서울시복지재단 주관으로 30일 오후 2시부터 재단 유튜브 채널(슬기로운 복지생활/www.youtube.com/welfareseoul1)로 생중계되며, 사회적 고립지원에 관심 있는 시민이면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 첫 번째 주제발표는 ‘서울시 고독사 예방 정책 현황’에 대해 ▲안재동 서울시 복지정책실 복지공동체팀장이 발표한다. '18년 제1기 고독사 예방 종합계획이 추진된 이래로 지난 4년간의 정책 성과와 과제에 대해 소개한다. 두 번째 주제발표는 ‘서울시 고독사 예방 정책 분석’에 대해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다. 고독사 예방 정책의 대상, 재정, 전달체계, 내용 등에 대한 분석을 심도 있게 다룬다. 주제발표에 이어 종합토론에서는 정신건강 분야 ▲이해우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센터장,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올해 3월 7일, 중국에서 텃새로 알려진 미기록종 검은턱오목눈이(가칭)* 2마리를 소청도(인천 옹진군) 서쪽에 있는 등대 옆 골짜기에서 처음 관찰했다고 밝혔다. 검은턱오목눈이는 오목눈이과에 속하는 종으로 국내에 텃새로 서식하는 오목눈이와 매우 비슷하지만, 목의 앞쪽에 검은 점이 있고 어깨 부분에 회색이 뚜렷해 오목눈이와 차이가 있다. * 영명: 실버-쓰로티드 팃(Silver-throated Tit), 학명: 아에지탈로스 글라우코굴라리스(Aegithalos glaucogularis) 이번에 소청도에서 관찰된 검은턱오목눈이 2마리는 본래의 분포권인 중국을 벗어나 우리나라의 소청도를 찾아온 ‘길잃은 새(미조)’다. 검은턱오목눈이는 전 세계에서 중국에만 분포하고, 계절에 따라 이동을 거의 하지 않는 텃새로 알려져 이번에 서해를 건너 소청도에서 관찰된 사례는 매우 독특한 장거리 이동사례로 주목된다. 소청도는 이 종의 분포권 가운데서 동쪽 경계에 해당하는 산둥반도와 약 185km 떨어져 있다. 이번에 확인된 검은턱오목눈이는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에서 수행 중인 ‘도서지역 조류 생태 연구’ 과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박현)과 포천시(시장 박윤국)는 제77회 식목일을 맞아 4월 5일(화)부터 포천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나무 나누어주기’ 행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계수나무, 자귀나무, 산수유나무, 수수꽃다리 등 아름다운 경관수를 비롯하여 우리 몸에 이로운 성분을 가지고 있는 헛개나무, 오갈피나무, 산겨릅나무, 마가목 등 15수종 4,000여 그루를 나눠준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이 포천시 14개 읍ㆍ면ㆍ동사무소(주민자치센터)에 나무를 전달하여 주민에게 나누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인당 나무 3본을 제공하며 자세한 일정과 시간은 각 읍ㆍ면ㆍ동사무소에서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행사는 식목일을 맞이해 온 국민이 나무 심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숲의 값어치와 보전의 중요성을 한 번 더 인식시키며, 숲을 가꾸는 즐거움과 숲이 주는 다양한 혜택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국립산림과학원과 포천시는 2013년부터 해마다 함께 나무 나누어주기 행사를 열고 있으며, 주민들이 심는 나무 한 그루로 미래의 탄소중립 실현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숲, 생활권숲 조성에 동참하고 있다는 보람을 느끼며, 코로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주터키한국문화원이 3월 9일부터 4월 8일까지 30일간 문화원 4층 전시실에서 '한-터 수교 65주년 기념 사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문화원은 한-터 수교 6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터키 뉴스 통신사인 아나돌루가 보유하고 있는 사진 중 한국과 터키의 관계를 상징하는 장면을 선정해 전시했다. 전시회에는 6세기 무렵 활과 말에 능숙한 고구려와 돌궐(투르크)이 처음으로 만났던 장면을 상상하며 그려낸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6,25 전쟁에 세계 네 번째로 규모가 큰 파병을 한 터키 군인들의 활약, 전쟁영웅 타흐신 야즈즈 장군의 모습, 제1대 정일권 주터키한국대사의 6,25 참전용사 격려 행사 장면 등이 마련돼 있다. 특히 1957년 한-터 정식국교 수립 이후 1958년 터키 총리로서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아드난 멘데레스 총리와 이승만 전 대통령이 만나 회담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2005년 한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터키를 방문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18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방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 장면도 전시됐다. 또한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2016년 안탈리야 G20 정상회의, 2012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