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영어로 노래를 부르다가 뒤에 갑자기 “영원히 깨질 수 없는 / 밝게 빛나는 우린 / “우린 빛나기 위해 태어났으니까”라고 한국말로 부르는 노래는 애니메이션(만화)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OST인 ‘골든’이다. 이 노래는 한국인 여성이 만들고 불렀는데 빌보드 핫100 1위,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1위 등 글로벌 차트를 석권했고, 영화는 며칠 전 제98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받아 2관왕에 올라 돌풍을 일으켰다.
한글로 노래를 불렀는데도 이렇게 세계인들의 인기를 끌고. 덕분에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고 있다는 기사가 쏟아진다.
그뿐 아니다, 2024년 12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가 펴내는 영어사전인 《옥스퍼드영어사전》에 달고나(dalgona), 노래방(noraebang), 형(hyung), 막내(maknae), 찌개(jjigae), 떡볶이(tteokbokki), 판소리(pansori) 등 일곱 개의 한국어 말이 새롭게 등재되었다. 더 나아가 지난 1월에는 ‘빙수’(bingsu), ‘찜질방’(jjimjilbang), ‘아줌마’(ajumma), ‘코리안 바비큐’(Korean barbecue), ‘오피스텔’(officetel) 등 한국 문화 관련 8개 낱말이 더 올랐다는 소식이다. 이 말들은 한국인의 일상과 정서를 담은 언어로, 한글이 단순한 문자 체계를 넘어 문화와 감각을 담는 언어로 세계 속에서 통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때마침 서울 광화문광장 지하에 있는 세종문화회관 한글갤러리에서는 3월 24일(화)부터 4월 19일(일)까지 옥스퍼드 사전 등재 단어 특별전, ‘말꽃, 피어나다’가 디자인엑스아트 주최ㆍ주관으로 열린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특별전 《말꽃, 피어나다》는 최근 《옥스퍼드영어사전》에 등재된 한국어 단어들을 중심으로, 한글이 세계의 언어로 확장되고 있는 흐름을 시각예술로 조명하고자 기획한 전시다.
특히 전시는 한글의 조형성과 말이 지닌 문화적 맥락을 한국화, 서양화, 수채화, 페이퍼아트, 민화, 서예, 멋글씨(캘리그래피) 등 다양한 시각언어로 풀어낸다. 참여 작가들은 각각의 단어가 지닌 의미와 구조를 각자의 예술적 언어로 해석하며, 한글이 지닌 조형적 가능성과 감각적 확장성을 다층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이번 전시는 2024년 한글갤러리에서 열린 《K26하다》 전시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되었다. 당시 전시는 《옥스퍼드영어사전》에 등재된 한국어 단어들을 예술적으로 해석하며 한글의 문화적 값어치와 현대적 감각을 조명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글이 세계 속에서 어떻게 말이 되고 이미지가 되며 감각이 되는지 예술을 통해 조용히 보여주려고 한다.
전시 공간은 단어의 흐름과 감각을 따라 구성되며, 관람자는 서로 다른 표현과 해석 속에서 한글이 지닌 확장된 의미와 조형적 아름다움을 마주하게 된다. 참여작가는 강혁, 김나원, 김미옥, 김선영, 김현덕, 나나킴, 능화동, 서민정, 양은진, 유메기, 윤지숙, 윤혜정, 이경옥, 이선화, 이은지, 장미경, 조이디, 표관영, 한미희 등 모두 19명이다.
관람 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고, 매주 금요일은 밤 9시까지 연장 운영하며, 매주 화요일은 쉰다. 전시에 관한 문의는 디자인엑스아트(02-396-6027, 010-2468-7902)로 하면 된다. 짧은 단어 속에 담긴 긴 이야기처럼, 이번 전시가 한글의 확장성과 예술성을 함께 사유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