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성균관에서 아뢰기를, ‘재유(齋儒, 성균관에서 숙식하면서 공부하던 유생)들이 권당(捲堂, 성균관 유생들의 집단시위)하고 말하기를, ‘대사성 윤명규(尹命圭)는 (가운데 ᄌᆕᆯ임)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라고 하였습니다.‘라고 하니, 하교하기를, ’잘 살피지 못하여 또 이런 욕된 일이 있었다. 비록 이 일은 생각이 미치지 못한 탓이겠으나, 이미 나에게까지 알려진 이상 그냥 있을 수만은 없으니, 대사성은 파직하고 여러 유생은 들어가도록 권하라.‘라고 하였다.” 이는 《순조실록》 32권, 순조 31년(1831) 12월 14일 기록입니다. 조선시대 으뜸 교육기관인 성균관에서 숙식하면서 공부하던 유생들은 국가의 정책이나 당시의 시급한 일에 대한 자신들의 집단의사 표시로서 우선 편전 앞에서 '아이고상소'를 했습니다. 그래도 들어주지 않으면 수업을 거부하고 밥을 먹지 않는 권당(捲堂)을 합니다. 이래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이젠 모두 집으로 돌아갑니다. 이것은 공관(空館)입니다. 이러면 임금의 통치력에 커다란 결함이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일이 됩니다. 500년 조선 역사를 통해 이 성균관 유생들의 ’권당‘은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지난 12월 10일부터 내년 2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길 148.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에서는 연극 <뜨거운 여름>이 열리고 있다. "모두 다 뜨거운 여름이었다.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20주년 퍼레이드'대망의 마지막 작품! 눈앞에서 펼쳐지는 꿈과 열정의 무대! 지난 2014년 초연 당시 춤, 움직임, 무용, 노래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을 무대 위에 펼쳐 놓으며 연극이라는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작품으로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던 연극 <뜨거운 여름>이 5년 만에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 <템플> 등을 통해 특유의 따뜻한 감성과 다양한 시도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여왔던 민준호가 직접 대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템플> 등을 비롯해 종횡무진 활동하는 심새인이 안무가이자 배우로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두 사람은 환상적인 시너지를 발휘해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안무와 움직임, 더욱 탄탄하고 풍성해진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출연진은 재희 역에 오의식ㆍ김리현ㆍ유선호(이중배역), 채경ㆍ사랑 역에 홍지희ㆍ오주언과 함께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특별시 마포구(구청장 박강수)는 주민들의 건강 증진과 지역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사업들을 연달아 끝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토정로 교통섬에 새롭게 단장한 '토정쉼터'와 용강동 한강변 녹지대에 만든 400m 길이의 '토정나들목 황톳길'이다. 토정쉼터는 조선시대 학자 이지함 선생의 호인 '토정'에서 유래한 토정로의 교통섬에 조성했다. 토정 이지함 선생은 마포 강변(현재 용강동)에서 오랜 기간 살며 백성을 위한 구휼 활동에 전념했던 인물로, 그의 삶은 용강동에 역사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번 쉼터 조성은 용강동 곳곳에 흩어져 있던 이지함 선생 관련 조각상들이 제각기 설치돼 그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러한 조각상들을 한데 모아 쉼터로 정비함으로써 역사적 맥락을 분명히 하고,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이 쉽게 그 값어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쉼터의 중심에는 이지함 선생의 동상을 설치해 그의 삶과 업적을 기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와 함께 용 조각상은 한강을 바라보도록 재배치해 용의 머리라는 용강동의 지명에 담긴 정체성을 강조했다. 또한, '소금사세 조각상'을 통해 이지함 선생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김채영 9단이 10년 만에 여자국수전 정상에 오르며 대회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13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9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김채영 9단이 스미레 3단에게 22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앞서 12일 열린 1국에서 승리하며 기세를 올린 김채영 9단은 2-0 완봉승으로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전기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달랬다. 특히 여자국수전은 김채영 9단에게 2011년 입단 뒤 처음 우승한 의미 있는 대회다. 김채영 9단은 2014년 19기 대회에서 첫 선수권을 차지한 바 있다. 결승 시리즈 바둑TV 해설을 맡은 이희성 9단은 “스미레 선수의 후반 집중력으로 고비는 있었지만 침착함으로 이겨낸 김채영 선수의 완벽한 우승“이라고 총평했다. 김채영 9단은 “여자국수전 모든 대국에 최선을 다해 뒀다. 우승까지 하게 돼 기쁘고, 나중에 스미레 선수가 대마를 더 잘 잡으러 왔다면 어려웠을 것”이라며 “올해 생각보다 성적이 좋게 나왔다. 기쁜 날이 많은 만족스러운 한 해다. 이전에는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올해 우승 덕분에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앞으로 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도 둑 - 택당(澤堂) 이식(李植) 姦宄無常産(간귀무상산) 간사한 도적들은 일정한 직업이 없는 데다가 飢荒又一時(기황우일시) 굶주림과 가뭄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어서 近村聞警急(근촌문경급) 이웃 마을의 위급한 소식 들어보니 相識有創夷(상식유창이) 알고 지내는 이들도 약탈당했다네 自幸囊中淨(자행낭중정) 다행이구나! 주머니 속이 깨끗하니 應無棟上窺(응무동상규) 당연히 대들보 위에서 엿보는 사람 없으리라 穿墉何足磔(천용하족책) 좀도둑들이야 어찌 나를 죽이리 城社有狐狸(성사유호리) 도성과 종묘에 여우와 살쾡이 있으니 이 시는 택당(澤堂) 이식(李植)이 1628년 충주목사에서 파직되어 택풍당(澤風堂)으로 물러난 여름에 지은 것으로, 당시의 문제점에 대해 노래한 한시다. 이식(李植)은 이정구ㆍ신흠ㆍ장유와 더불어 한문4대가(漢文四大家)로 꼽히는 뛰어난 학자며, 문장가로 문풍을 주도하여 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이식은 1623년 인조반정 뒤 이조좌랑이 되었고, 1632년까지 대사간을 세 차례 지냈다. 특히 임금의 종실을 사사로이 기리고 관직을 이유 없이 높이는 일이 법도에 어긋남을 논하다가 인조의 노여움을 사 간성현감으로 좌천되기도
[우리문화신문=류리수 기자] (1) 왜 조선인이 위험한 구로3댐에서 일하게 되었나? 1910년 한일강제합방 이후 ‘토지조사사업’으로 인해 조선인의 90%인 농민은, 소작농이거나 토지가 있어도 소작농과 다름없는 사람이 77%가 되었다. 여기에 1920년대 ‘산미증산계획 사업’으로 생산되는 쌀의 60%(891만 석)를 일본에 수탈당해서(노형석 《한국근대사의 풍경》, 266쪽) 1인당 미곡 소비량이 1912~1916년 평균 0.7188석이었던 것이 1932~1936에는 평균 0.4017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채호기 《일제식민지정책과 식민지근대화론 비판》, 297쪽) 이렇게 쌀을 수탈당하고 완전히 몰락한 농민은 농촌을 떠나 좋은 조건의 일자리를 찾아 유랑하다가 임금이 높다는 일본의 구로베(黒部)로 모여들었다. 조선인 노동자는 일본의 전시체제를 지탱하기 위한 정책 때문에 구로3 터널의 ‘고열’이라는 극한 상황에 내몰렸다. 돈 때문이라고는 해도 목숨을 걸고 고열 속에서 가장 위험한 일을 했던 노동자의 대부분은 조선인이었다. 구로3댐 공사에(1936~1940), 조선인이 처음에는 이렇게 돈 벌기 위해 자유 도항해서 왔지만 1939년부터는 ‘모집’이라는 형태로 강제동원된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최병구)은 2024년 서울역사문화특별전 “태평계태평(太平繼太平): 태평성대로 기억된 18세기 서울”(12.13.-’25.3.9.)을 연다. 역사적 중흥기로 평가되는 18세기 서울의 도시 풍경에 주목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정조(正祖, 재위 1776-1800)가 태평성대를 꿈꾸며, 한양의 도시 풍경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 ‘성시전도(城市全圖)’* 관련 유물 등 18세기 서울의 도시 풍경을 살펴볼 수 있는 유물 200건 310점을 선보인다.**보물 3건,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유산 7건,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유산 1건. 18세기 서울의 도시 풍경을 담아낸 ‘성시전도’ 1792년 어느 날, 정조는 규장각 차비대령화원(왕실에 임시로 차출되는 회원)들에게 한양의 도시 풍경을 담은 <성시전도(城市全圖)>*를 그리게 하고, 이를 주제로 하여 초계문신과 신하 33명에게 시를 짓는 시험을 쳤다. 이렇게 완성된 글과 그림은 18세기 서울의 모습을 담아냈을 뿐 아니라, ‘어진 임금이 다스려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상과 바람이 담겨 있다. ‘성시전도’는 18세기 서울의 도시 풍경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록이다.*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중앙극장(극장장 박인건, 아래 국립극장)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겸 단장 김종덕)의 대표 종목 <향연>(2024년 12월 19일(목)~25일(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 전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굳건한 상표의 힘을 입증했다. <향연>은 2015년 초연 이후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2년 6개월 동안 다섯 차례 재공연되었고, 공연마다 매진을 기록하며 한국무용계 흥행 신화를 새로 쓴 작품이다. 6년 만에 돌아온 이번 무대는 한국무용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7회 장기 공연임에도 객석점유율 96%를 달성, 7천여 석을 매진시키며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2024.12.12. 기준) <향연>은 전통춤의 원류 조흥동과 한국무용계 대가 이매방ㆍ김영숙ㆍ양성옥이 안무를, 다양한 문화ㆍ예술 분야에서 창작자로 활동하는 정구호가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전통 춤사위의 원형을 지키면서도 현대적 감각에 맞춘 안무와 간결하고 세련된 미장센이 어우러져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으며 초연 이후 2018년까지 누적 관객 25,774명(서울 공연 기준)을 기록했다. 최근 한국무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번 공연으로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국가무형유산 「완초장(莞草匠)」 보유자로 유선옥(劉仙玉, 인천 강화군, 1954년생) 씨를 인정하였다. 국가무형유산 「완초장」은 논이나 습지에서 자라는 1, 2년생 풀인 왕골로 돗자리, 방석, 작은 바구니 등의 공예품을 만드는 기능 또는 그러한 기능을 보유한 장인을 말한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국가무형유산 완초장 보유자 인정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유선옥 씨는 인정조사를 통해 섬세하고 세밀한 제작기술로 전승기량이 탁월하고 꾸준한 전승활동을 이어 온 점을 인정받아, 30일 동안의 예고 기간을 거쳐 무형유산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보유자로 최종 인정되었다. 유선옥 씨는 완초 재배 지역인 강화도 교동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완초공예품 제작을 접해왔다. 1967년 완초장으로 입문하여, 이후 스승이자 남편인 고 이상재 보유자에게 기능을 전수받아 57년 동안 완초공예품 제작 기술을 연마하였으며, 2004년 국가무형유산 완초장 전승교육사로 인정된 이래로 부부가 함께 완초장 보전ㆍ전승에 힘써왔다. 기존에 국가무형유산 완초장은 보유자 없이 전승교육사 1명만 남아 있었던 만큼, 이번에 보유자를 추가 인정함에 따라 향후 전승 현장에도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박판용)은 12월 14일 토요일 저녁 4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전북 전주시)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의미를 담은 송년공연 ‘시그널 : 시간의 바람’을 연다. 공연은 무형유산의 보존과 보호의 기반을 연 「문화재보호법」(현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1962년)된 1960년대에서 출발해 지금까지의 시대적 소통에 대한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전통과 현재를 이어주는 무형유산의 본질적 값어치를 찾아가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국립무형유산원의 송년공연 ‘무형성찬(無形盛饌)’을 연출했던 임영호 감독이 올해에도 연출을 담당하며, 안무는 코리안 댄스컴퍼니 ‘결’ 대표자 한국무용가 이동준 씨가, 음악은 전통음악과 전통악기로 실험적 시도를 하는 예술가 임용주 씨가 맡았다. 출연진은 국가무형유산 밀양백중놀이 박동영 보유자를 비롯한 밀양백중놀이보존회, 소리꾼 이나래, 재담꾼 추현종, 국가무형유산 승무 이수자 전보현, 순수민속악회 음악집단 신청악회, 전통연희 단체 연희컴퍼니 유희, 전통춤을 기반으로 현대와 소통하는 무용단 코리안 댄스컴퍼니 결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