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피 맛 골 꼴보기 싫은 벼슬아치가 탄 말을 피하고자 생긴 거리 피맛골 그 거리에 발길을 하지 않으면 더러운 꼴 안보련만 국밥집, 선술집이 손짓하는 그곳을 차마 등지지는 못했으리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 백성을 위해 무슨 정책을 펴나 틀어보는 방송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후보가 뒤바뀌는 전대미문의 해프닝이 벌어지는 요즘 피맛골 처럼 피(避) 방송 하고프다만 피하기만 해서 될일이 아닌고로 오늘도 더듬이 세우고 향(向) 방송 하는 백성들 나도 그 중 한사람. ▶ 피맛길(避馬길)은 조선 시대의 한성의 길로써 지금의 종로1가에서 종로6가까지 이어지는 비좁은 골목길이다. 조선시대 백성이 종로를 지나는 높은 벼슬아치들의 말을 피해 다니던 뒷골목인데, 당시에는 신분이 낮은 사람들은 말을 탄 고관대작을 만나면 행차가 끝날 때까지 엎드려 있어야 했다. 그때문에 갈길 급한 서민들이 번거로움을 피하려고 다니던 좁은 길인데 말을 피한다는 ‘피마(避馬)’에서 유래해 이름이 붙었다.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강점기 동안 탑골공원, 화신백화점 등이 개발되면서 피맛길은 부분적으로 끊어졌으며, 1970년대 초 서울 지하철 1호선을 건설할 때 남쪽 피맛길이 사라졌다. 청진동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사실 K 교수가 시골로 이사 온 것은 둘째 아들인 호돌이의 교육 문제 때문이었다. 호돌이는 형보다 무려 10년 늦게 늦둥이로 태어났다. 호돌이는 1988년 서울 올림픽 열리던 해에 태어났고, 당시 올림픽 대회의 마스코트가 풍물굿 모자 쓴 호돌이였는데, K 교수는 아들 이름을 호돌이라고 지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살던 K 교수는 호돌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마음이 편치 못했다. 일반적으로 둘째 아이는 원래 장난이 심하고 어리광을 부리는 편이지만 이 녀석은 장난이 심했다. 남자애들이 장난하는 것이야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 녀석은 도가 지나쳤는지 날마다 선생님에게서 벌을 받고 야단맞는 것이다. 담임 선생님이 남자면 또 모르겠는데,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는 여선생님이 대부분이다. 호돌이의 담임 선생님도 20대 후반의 여선생님이다. 담임 선생님은 호돌이 때문에 수업이 안 된다느니 집에서 주의를 좀 주라느니 등등 아내를 통해서 들어보니 문제가 심각하였다. 아내는 늦둥이로 낳은 호돌이에게 사랑을 쏟아붓고 있었다. 그런데 학교에서 호돌이가 사고를 쳤다고 젊은 여선생님이 젊지 않은 아내를 학교로 호출하면, 아내는 기분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춘천문화재단(이사장 박종훈)은 오는 5월 13일(화) 공식 개관하는 문화예술교육 전용공간 ‘춘천 꿈꾸는 예술터’ 1층에 조성된 ‘빛소리 전시관’에서 기획전시 〈에디슨 생활의 발명: 도시의 밤, 소리의 여명〉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도시의 밤을 밝힌 전기의 불빛, 소리를 기록한 축음기, 영상을 비춘 환등기까지, 에디슨의 발명이 인간의 감각과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집중 조명한다. 기술과 예술, 삶의 경계에서 태어난 ‘생활의 발명’을 주제로, 역사적 유물 감상과 함께 다양한 디지털 체험 콘텐츠를 통해 기술의 원리와 감각의 변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전시에는 에디슨의 주요 발명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축음기의 소리를 가상공간에서 비교 체험하는 스마트폰 증강현실(AR), 직접 그림을 그려보는 미술 드로잉 가상현실(VR), 관람자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참여형 매체예술(미디어아트) 콘텐츠 등이 마련되어 있다. 이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기술을 체험하며 자연스럽게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문화예술교육형 전시의 매력이 잘 드러난다. 전시 유물은 세계 가장 큰 축음기ㆍ라디오 전문 박물관인 강릉 참소리축음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 광진구 시립광진청소년센터(관장 박보현)는 5월 가족의 달을 맞이하여 청소년과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과학축제 <과학이 가(家)득!>을 오는 5월 11일 연다고 밝혔다. 시립광진청소년센터는 서울시가 건립하고 (사)흥사단이 운영하는 청소년 수련시설로서 청소년활동과 지역주민을 위한 평생교육 시설로서 운영되고 있으며 천문과학 특성화시설인 서울시립천문대를 비롯하여 다양한 프로그램과 다채로운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청소년들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심어주고, 가족 사이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특히 '과학이 가(家)득!'이라는 이름에는 가정에 과학이 가득하고, 가족이 함께 즐기는 축제라는 의미를 담았다. 축제는 크게 과학체험, 가족체험, 진로체험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태양은 별이다 ▲우리가족 퀴즈게임! ▲호장 예술가(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다수의 직업체험을 비롯하여 40여 개의 다양한 체험 마당이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국립과천과학관과 연계하여 특별 과학전시물 체험 코너도 마련되어 과학에 대한 전문성과 흥미를 동시에 만족시킬 계획이다. 시립광진청소년센터 박보현 관장은 "<과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춘천시립인형극단이 오는 2025년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제24회 유니마총회&춘천세계인형극제 프로그램으로 대상 친화 인형극 <달나라의 장난> 앙코르 공연을 KT&G 상상마당 춘천아트센터 사운드홀에서 연다. <달나라의 장난>은 2024년 11월 초연 당시 새로운 형식의 감각적인 연출과 다양한 시각적 요소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은 작품으로, 이번 앙코르 공연은 보다 확장된 세계관과 새로운 이야기를 더해 한층 깊이 있는 무대로 돌아온다. 작품은 절구질로 희망을 빚는 달토끼와 우주를 떠돌다 달에 도착한 우주 여우의 만남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존재들이 이해하고 어울리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다채로운 오브제, 자외선(UV) 라이트 효과를 활용한 우주정원의 환상적인 무대는 관객을 상상의 세계로 안내하며, 정교한 인형과 오브제가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퍼포먼스는 관람객의 몰입을 돕는다. 특히 이번 공연은 "모두를 위한 예술"이라는 취지를 기반으로, 발달장애인과의 교류 및 참여를 확대하였다. 춘천시립인형극단 유성균 예술감독은 “<달나라의 장난>은 특정 대상을 위한 공연이 아닌, 모두를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김희섭)이 ‘2025 그림책의 해’를 맞이하여 그림책의 최근 1년간(’24.5.1.~’25.4.30.) 1,540개 공공도서관 대출현황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꽁꽁꽁 캠핑』, 그림책 대출 1위에 올라 최근 1년간 20,743건의 대출을 기록한 ▲윤정주의 『꽁꽁꽁 캠핑』이 공공도서관 그림책 대출 1위를 기록했다. 무더운 여름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계절감 있는 소재와 유쾌한 전개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신현경, 노예지의 『벚꽃 수영장』과 ▲『야옹이 수영 교실』이 각각 2위(19,790건)와 3위(19,052건)를 기록했다. 대출 순위 분석 결과, 상상 속 존재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 친숙한 배경과 직관적인 삽화, 그리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개가 어우러진 그림책들이 좋은 호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 호텔』, 어른까지 즐기는 ‘100세 그림책’ 그림책 대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2% 상승했다(980,362건→1,187,783건). 특히 40~60대 성인층의 대출이 평균 26.9% 증가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눈길을 끈 그림책은 리디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지난 번에 이야기했듯이 미 해군 소위 조지 포크가 1883년 12월, 3명의 조선인과 함께 북대서양의 아조레스(Azores) 섬을 방문했다. 안타깝게도 조선인들는 이 희귀한 여행에 대해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특명전권 대신 민영익(보빙사 대표)은 처음으로 서양 여행을 하면서도 유교 서적을 읽고 있었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며 조지 포크는 탄식을 삼켰다. 반면에 서광범과 변수는 열정적으로 서양에 대한 지식.정보를 수집하고 메모하였다고 조지 포크는 전한다. 하지만 아무 것도 전해오지 않는다. 서광범과 변수가 갑신정변의 실패로 역적으로 몰리면서 자료가 사라져버렸을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는 조선인들의 첫 서양 방문에 대해 오직 조지 포크를 통해서 그 조각이나마 접할 수 있을 따름이다. 조지 포크의 부모님 전 상서에서 아조레스 방문에 대한 첫 부분을 지난 번에 실었다. 그 뒤의 이야기를 여기 잇는다. “(부모님께) 저야말로 좌중의 관심거리가 되었습니다. 노부인들이 꼬치꼬치 캐물어 시베리아 탐험이며 일본 여행이며 중국 사원 탐방이며 등등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또 조선에 대해서도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를 제가 독차지하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장원급제 김명육이요~!” 장원급제(壯元及第)! 과거를 치르러 모여든 숱한 경쟁자를 제치고 1등의 영예를 차지한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1797년(정조 21) 음력 12월 5일, 제주에서 귤이 올라온 것을 기념하여 창덕궁 춘당대(春塘臺)에서 치러진 감제시(柑製試)의 장원은 유학(幼學, 벼슬하지 않은 선비) 김명육(金命堉)으로 정해졌습니다. 아마 김명육, 그의 입꼬리는 기쁨으로 치솟다 못해 찢어지지나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김명육의 인생은 곤두박질쳤습니다. 그를 급제시킨 독권관(讀券官, 과거시험을 담당한 고시관) 이병모(李秉模, 1742~1806)가 정조(正祖, 재위 1776~1800)에게 다음과 같은 차자(箚子, 간단한 상소문)를 올렸던 것입니다. “신(臣)이 김명육의 시험지를 자세히 보니 운율이 어긋나고 대구가 맞지 아니하여 일정한 격식에 크게 어긋날 뿐만 아니라, 글자체가 기울고 비뚤어져서 글씨가 괴이함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신은 정신이 모두 나가서 혼동한 나머지 우등으로 매겼습니다. 지금 문체를 바로잡고 필법을 바르게 하는 때를 당하여 이러한 시권은 결코 유생들에게 반시(頒示, 반포하여 보이는 일)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인묘조에 여러 신하들을 추복(追復, 빼앗았던 벼슬을 죽은 뒤 회복시킴)시켰을 때와 선묘조에 군흉(群凶, 흉악한 무리)을 추삭(追削, 죽은 사람의 벼슬을 깎아 없앰)하였을 때를 참고하여 옛글과 교문(敎文, 죄인을 사면하기 위해 임금이 내리는 글)을 지어 올리도록 하라. 이와 같이 처분한 후에도 이 일을 다시 제기하는 자가 있을 것 같으면 마땅히 멀리 유배라도록 하는 법을 시행할 것이다. 아! 가까운 신하들은 나의 이 분부를 조정과 민간으로 하여금 모두 분명히 알게 하여야 할 것이다.“ 위는 《영조실록》 5권, 영조 1년(1725년) 4월 10일 기록으로 영조 임금이 즉위하고 반년이 지난 뒤 탕평책을 대내외에 밝힌 것입니다. 노론ㆍ소론ㆍ남인ㆍ북인 등이 휩쓴 붕당정치의 폐해를 겪었던 영조는 왕권 강화를 위해 붕당 타파를 위한 탕평을 적극 추진했습니다. 또 영조에 이은 정조는 외척을 정권에서 배제하고 명분과 절의를 지키는 깨끗한 신하를 등용했으며, 규장각을 개편하고 인재를 양성하여 자신의 측근으로 삼아 왕권 강화를 꾀했지요. 탕평정치는 필연적으로 왕권의 신장과 임금을 중심으로한 정국의 안정을 가져왔으며 백성을 위한 정책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국가무형유산 「가야금산조 및 병창」 중 「가야금병창」 보유자로 정옥순(鄭玉順 / 예명 정예진, 서울 성북구) 씨를 인정 예고하였고, 「예천통명농요」 명예보유자로 안승규(安承奎, 경북 예천군) 씨를 인정 예고하였다. * 가야금병창: 직접 가야금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것 정옥순 씨는 1969년 고 박귀희 보유자(1921~1993)의 문하에 입문하여 본격적인 학습을 시작하였고, 1986년 이수자, 2001년에 전승교육사로 인정되어 「가야금병창」 전승에 힘써오고 있다. 특히 정옥순 씨는 「가야금병창」 악곡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탁월하고, 오랫동안 전승교육사로 활동하면서 전문 연구와 전수교육 교재 개발에 매진하는 등 체계적인 전수교육을 통해 전승환경 조성과 후학 양성 등에 이바지한 바가 높다는 평을 받았다. * 전승교육사: 해당 무형유산에 대한 전승기량과 전승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전수교육하는 사람 이번 「가야금병창」 보유자 인정 예고는 2001년 보유자 인정 이후 약 24년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앞으로 전승 현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국가무형유산 「예천통명농요」 명예보유자로 인정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