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우리가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충족해야 하는 세 가지 분야는 의식주(衣食住)인데, 옷이 제일 앞에 나온다. 예로부터 세속적인 성공을 나타내는 표현으로써 호의호식(好衣好食),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는 말은 매우 시사적이다. 모든 사람은 좋은 옷을 입고 싶어 한다. 여자는 물론이거니와 남자들도 멋진 옷으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싶어 하는 원초적인 욕망이 있다. 경제 발전 이전의 시대에는 물자가 풍부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많은 가정에서는 형이 입던 옷을 동생에게 물려주는 일이 허다했다. 이웃끼리도 옷을 물려주는 일이 흔했다. 학교에서는 교복을 후배에게 물려주기도 했다. 어른들은 옷이 열 벌 있으면 많은 편이었다. 옷장에는 여러 사람의 옷이 함께 들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옷이 너무 많아져서 입지 않고 버리는 옷이 많아졌다. 연예인들이나 웬만한 부잣집에 가보면 옷 방이 따로 있고 사계절 옷이 가득하다. 한번 입고 그냥 버리는 옷도 있다. 아예 한 번도 입지 않고 버리는 옷의 비율이 21%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즉석식품(패스트푸드)이 식(食)생활을 바꾸어 놓았다면 패스트 패션이 의(衣)생활을 크게 변화시켰다. 패스트 패션이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금 해가 새로 바뀌어 낮이 점점 길어지고 양기가 돌아와 만물이 화기를 머금고 있는 이때 만백성을 위해 자나 깨나 말없이 축원하는 것은 농사가 잘되라는 것이다. (가운데 줄임) 세자는 나라의 근본이고 백성도 나라의 근본이며 백성이 편안해야만 나라가 편안한 법이다. 이것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의 이치로서 혼연일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이 나라의 영원한 운명을 비손하는 근본이 되는 것이다.“ 이는 《정조실록》 32권, 정조 15년(1791) 1월 1일 치 기록으로 정조 임금은 “백성이 편해야 나라가 편하다.”라고 강조합니다. 이어서 정조는 “농사철을 빼앗지 말고 생업을 흔들지 말며 수시로 살펴서 도와주는 것은 지방관의 직분이고, 볕이 나야 할 때는 볕이 나고 비가 와야 할 때는 비가 와 낮은 데는 습하지 않고 높은 데는 메마르지 않게 되는 것은 나 한 사람의 마음에 달린 것이다.”라며 지방관을 독려하고 자신에게도 다짐합니다. 지난해 연말 우리는 갑작스러운 계엄령과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로 인해 정말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고, 내일을 확실히 알 수 없는 그 고통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진행되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등재된 절 가운데 하나자,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공주 마곡사에 있는 보물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公州 麻谷寺 五層石塔)」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하였다.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은 고려후기에 조성된 5층 석탑으로, ‘풍마동(風磨銅)’이라고도 불리는 길이 1.8m의 금동보탑을 옥개석 위에 올려 이른바 ‘탑 위에 탑’을 쌓은 매우 특수한 양식을 갖췄다. 특히, 금동보탑은 중국 원나라 등에서 유행했던 불탑양식을 재현하고 있으며, 제작기법이 정교하고 기술적, 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석탑에서는 유일한 것으로 당시 불교문화의 국제적인 교류 양상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서 값어치가 매우 크다. * 풍마동(風磨銅): ‘바람에 닳아서 빛이 난다’라는 뜻으로, 이의봉(1733~1801)이 1761년 1월 1일 북경의 궁궐을 방문한 뒤 《북원록(北轅錄, 북경 견문록)》을 통해 ‘십자각에는 금정(金頂)을 더해 놓아 빛이 유난히 찬란했는데, 이는 금이 아니요 이른바 풍마동(風磨銅)으로 외국의 소산이었다. 금보다 귀하고 바람에 마모되면 더욱 빛나는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강대금)이 학술자료 3권을 펴냈다. 국립국악원 대표 연례악 공연의 기록, 《공연예술총서 제2집 연례악》 국립국악원은 대표 브랜드 공연 궁중연례악 <왕조의 꿈, 태평서곡>과 세종조 회례연 <태평지악-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를 기록화한 《공연예술총서 제2집: 연례악》을 펴냈다. 이번에 펴낸 제2집은 국립국악원 대표 브랜드 공연이었던 2010년 궁중연례악 <왕조의 꿈, 태평서곡>과 2009년 세종조 회례연 <태평지악-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 두 작품의 구성, 음악, 춤, 의례, 복식 등 공연 전반에 대한 다양한 자료와 기록을 담아 전통공연 제작자, 연출가, 연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상세한 정보를 수록했다. 국립국악원 《공연예술총서》는 국립국악원의 주요 공연 자료를 중심으로 연구 기록화한 간행물로, 2023년에는 종묘제례악, 문묘제례악, 사직대제를 무대화한 공연을 담아 『《공연예술총서 제1집: 제례악》을 펴냈간했다.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소장 자료 담은 《한국음악학자료총서 제59집 국립국악원 소장 무도홀기》, 《국악박물관 소장 악기 목록집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실험적인 매체예술(미디어아트)를 선도하는 에이프레임이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가장 큰 인공지능(IT) 전시회 ‘CES 2025’의 LG전자 부스에서 올레드 투명 텔레비전으로 새로운 형태의 동적예술(키네틱 멀티미디어 아트) ‘공감의 내면(Affectionate Inside)’을 전시한다. 이 작품은 LG전자의 77형 올레드 투명텔레비전 28대로 구성된 동적 구조물과 샹들리에처럼 늘어진 LED 조명들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 설치조형물로, 28개의 화면이 조명과 사운드에 맞춰 마치 하나의 조형작품처럼 열리고 닫히는 실험적인 형태의 매체예술을 보여준다. 텔레비전 속 화면에 담긴 예술 영상은 ‘공감의 내면(Affectionate Inside)’을 콘셉트로 스스로 빛을 내는 올레드의 자발광(Self-lit) 픽셀을 3D 예술로 시각화하고, 올레드 투명 기술을 통해 텔레비전이 단순히 영상을 보여주는 화면이 아닌 관객 공감을 일깨우는 매개, 더 나아가 공간적 한계까지 넘어서는 매개체임을 전달한다. 음악의 리듬에 따라 변화하는 시각적 패턴과 색채의 조화, 소리, 그리고 빛을 유기적으로 결합함으로써 매체 기술이 정보와 감정을 전달하고자 했던 시대를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무형유산 ‘예천통명농요’ 안용충(1938년생) 보유자가 노환으로 1월 7일(화) 세상을 떴다. 안용충 보유자의 빈소는 예천권병원장례식장 3층 귀빈실(054-655-0456)이며, 발인은 1월 10일(금) 아침 8시고, 장지는 안동장사문화공원(경북 안동)이다. 유족으로는 최숙이(배우자), 안일동ㆍ안도현(아들), 안경숙ㆍ안경희ㆍ안경자(딸)가 있다. ※ 국가무형유산 예천통명농요(1985. 12. 1. 지정) ‘예천통명농요’는 6개의 자연마을(노티기, 웃통명, 동쪽마을, 골마을, 함기골, 땅골)로 이루어져 있으며 농업을 주업으로 삼는 경북 예천군 예천읍 통명리 지역에서 대대로 전승해 온 노래로, 경상북도 특유의 음악어법을 잘 간직하고 있다. 1979년 제20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현 한국민속예술제)에서 대통령상을 받으면서 널리 알려졌고, 1985년 12월 1일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통명리에서 태어난 고 안용충 보유자는 농사일을 하면서 마을 어른들과 함께 농요를 부르며 자랐다. 제20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현 한국민속예술제)에서 대통령상을 받을 당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경상권 49개 시군구 116개 마을의 마을신앙을 조사하고 기록한 《한국의 마을신앙》 경상권 조사보고서를 펴냈다. 충청권과 전라ㆍ제주권에 이어 3번째로 펴낸 이 보고서는, 예로부터 공동체의 결속과 공동체 문화를 중요하게 여겼던 경상도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이 마을의 오랜 전통과 약속을 이어가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이와 함께 경상권에서 전승되는 마을신앙의 유래와 다양한 모습은 물론 마을제의의 과정과 의의까지 생생하게 담고자 했다. 특히 산과 바다, 넓은 들이 어우러진 경상도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자연환경과 생활방식 등 인문환경에 따라 지역을 구분하여 경상권 마을신앙의 특징을 지역별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하여 주목된다. • 제1권 대구광역시ㆍ경상북도1 • 제2권 경상북도2 • 제3권 울산광역시ㆍ경상남도1 • 제4권 경상남도2 □ 114명의 연구자가 참여관찰로 기록한 1,678쪽의 경상도 마을신앙 이야기 1,678쪽의 보고서, 1,418장의 사진, 114명의 조사자… 한국에서 경상도의 면적이 가장 넓은 것처럼 경상권 마을신앙 조사보고서의 분량도 상당하다. 특히 지금까지의 권역별 마을신앙 조사 가운데 가장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1885년 꽃들이 만발한 4월 3일, 한양의 사대문과 종각(보신각)에 이런 취지의 공고문이 붙어 있다. 정부에서 병원 하나를 설립했는데 북부 재동 외아문(외교부) 북쪽으로 두 번째 집이다. 미국 의사 알렌을 초빙하였고 아울러 의학도와 의약 및 여러 도구를 갖추고 있다. 오늘부터 매일 미시(오후 1-3시)에서 신시(오후 3-5시)까지 병원 문을 열어 약을 줄 것이다. 알렌의 의술은 정교하고 양호한데 특히 외과에 뛰어나서 한 번 진료를 받으면 신통한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본 병원에는 남녀가 머물 병실이 있으니 무릇 질병에 걸린 자는 병원에 와서 치료받을 것이며 약값은 나라에서 대줄 것이다. 이를 숙지하여 하등 의심을 품지 말고 치료를 받으러 올지어다. 한편, 당국은 한성부에 지시해 모든 계(契, 동의 상위 조직인 계는 당시 한성에 300여 개가 있었다.)에 공고문을 게시토록 했으며, 지방에도 읍마다 공고하게 했다.(황상익, 《근대의료의 풍경》)이 첫 서양식 병원은 처음엔 광혜원으로 불리다가 곧 제중원으로 개명되었다. 오늘날의 헌법재판소 경내에 있었다고 한다. 의사 알렌의 일기(1885년 4월 10일 자)다. 병원은 어제 개원했는데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조선시대는 농업에 의존하는 바가 컸다. 세계사적으로도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인류는 농사나 축산에 의지하는 비중이 컸다. 서양은 농축업의 기본 틀인 봉건제에서 산업혁명 이후 기술발전에 따른 통상이 활발해 진데 견줘 동양은 기술발전에 늦어 세계사적으로 뒤처지는 역사를 맞게 되었다. 중세 왕권제도 시대에 민생이 어려워졌을 때 세종은 어떻게 대응했을까. 이에 대한 대처를 통해 세종의 정치 지도력을 알아보자. 백성의 먹고사는 일에 대한 배려의 발로인 ‘민생가려’로 재해가 다가오면 세종은 어떻게 대처했는지 순서와 시기를 고려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평시에는 논과 밭을 새로 일구고 저수지 등을 확충한 임금이 세종이다. 한 예로 지난 호에서 보았듯 밭에서 태종 4년 경기도를 빼고서도 25년 뒤 642,352결이 늘오나 그 증폭이 배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장마나 가뭄, 질병 등의 재해가 오면 처음으로 하는 일은 피해지역 조사에 들어갔다. 그다음 조치는 해당지역의 ‘조세 감면’이었다. ⋅조세를 감면하다 (사간원에서 흉작의 정도가 심한 주군의 조세를 면제할 것 등을 상소하다) 사간원에서 상소하여 아뢰기를,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매주 수요일 야간개장 시간(18:00~21:00)에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운영한다. ‘전시기획자와의 대화’에서는 큐레이터의 해설과 함께 전시품을 관람할 수 있다. 새해 첫 달 전시기획자와의 대화는 모두 12회 진행되는데, 말갖춤, 무늬벽돌, 기와, 나전칠기, 무기, 범음구(梵音具, 절에서 공양과 의식을 행할 때 소리를 내는 도구) 등 생활과 전쟁, 의식에 사용되었던 다양한 문화유산을 만나볼 수 있어 생동감 있는 우리 문화 탐방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고 있는 두 개의 특별전에 대한 설명이 모두 4회 진행된다.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전시 기간: 11.26.-2025.3.3.) 전시기획자와의 대화가 매주 3회에 걸쳐 마련된다. 동ㆍ식물, 인물 등 형태를 본떠 만든 상형청자를 감상하며 고려청자만의 미감과 독보적인 기술력을 살펴볼 수 있다. 또 다른 특별전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전시 기간:11.30.-2025.3.3.) 전시기획자와의 대화는 셋째 주에 진행된다. 1900년 전후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중심으로 활약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