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남성이면 누구나 수염이 납니다. 수염은 한자로 鬚髥(수염)이라고 쓰는데 사실 수와 염은 다른 것입니다, 입을 기준으로 위쪽에 난 것아 수(鬚)이고 아래쪽에 난 것이 염(髥)이지요. 염소는 턱 쪽에 긴 수염이 나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어려서 흑염소를 기른 적이 있습니다. 기르기 쉬운 동물은 아니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물론 개체차가 있기는 하지만 고집이 몹시 세서 자기가 가고 싶지 않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키우는 사람으로서는 짜증 나게 마련이지요. 곧 앞에서 끌고 풀을 뜯기러 나서면 네발로 버티며 따라오지 않으려 안간힘을 씁니다. 처음에는 끌고 가는 데 주력했으나 너무 힘들고 어려워 뒤에서 몰기로 합니다. 그것이 훨씬 수월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달은 것이지요. 염소는 검은색이라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는 색이 아닐뿐더러 높은데 올라가기를 좋아하여 장독을 깨뜨리기도 하고 뿔로 주인을 들이받기도 하며, 울음소리조차 간사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 염소를 대하면서 앞에서 힘으로 끄는 것보다 뒤에서 몰이하는 게 좋다는 것은 우리네 인간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조직의 지도자는 어찌 되었거나 앞에 있는 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셋째 ‘입추(立秋)’입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후인데 이후 8월 15일에 말복이 들어 있어 아직 복지경(伏地境) 곧 불볕더위가 한창일 때지요. 그런데 우리 겨레는 왜 입추 뒤에 말복 그리고 처서가 오게 했을까요? 주역에서 보면 남자라고 해서 양기만을, 여자라고 해서 음기만 가지고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모든 것은 조금씩 중첩되게 가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계절도 마찬가지로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려면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야 하고, 이 역할을 입추와 말복이 하는 것입니다. “불볕더위가 이 같은데 성 쌓는 곳에서 감독하고 일하는 많은 사람이 끙끙대고 헐떡거리는 모습을 생각하니, 밤낮으로 떠오르는 일념을 잠시도 놓을 수 없다. 이러한데 어떻게 밥맛이 달고 잠자리가 편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처럼 생각한다고 해서 속이 타는 자의 가슴을 축여 주고 더위 먹은 자의 열을 식혀 주는 데 무슨 보탬이 되겠는가. 따로 한 처방을 연구해 내어 새로 약을 지어 내려보내니, 나누어 주어서 속이 타거나 더위를 먹은 증세에 1알 또는 반 알을 정화수에 타서 마시도록 하라” 위는 《정조실록》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8월 24일부터 8월 2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가 열린다. 싱그러운 여름날 쏟아지는 릴레이 공연!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 작년 여름을 뜨겁게 불태웠던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가 올해로 제2회를 맞이했다. 예술의전당과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가 함께 하는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는 대한민국 클래식계 발전을 위해 공공극장과 민간 기획사가 협업하여 꾸리는 무대다. 이번 축제는 신진 연주자들에게 그들의 아이디어로 무대를 채울 기회를 제공하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우리 연주자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화합과 교류의 장이 될 것이다. 공모를 통해 뽑힌 16개의 공연과 음악제의 시작과 끝을 화려하게 장식할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릴레이 공연에 초대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 여기 다 있다! 콘서트홀과 IBK챔버홀, 리사이틀홀, 인춘아트홀까지! 예술의전당 음악당 전 공연장에서 5일 연속 펼쳐지는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는 독주회부터 실내악, 오케스트라까지 모두 18개의 다양한 공연으로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시는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 광화문광장, 창경궁-종묘 일대를 인근의 역사‧명소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서울도보해설관광’의 코스로 운영한다. 9일(화) 첫선을 보인다. 전문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각 코스를 걸으며 곳곳에 얽힌 역사의 흔적을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순라길, 익선동 한옥마을 등 인기 있는 핫플레이스와도 연계해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설계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길기연 대표)은 ‘서울도보해설관광’의 신규코스 세 곳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6일(토)부터 ‘서울도보해설관광’ 누리집(http://dobo.visitseoul.net)에서 예약 접수하면 된다. 시민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시는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청와대, 광화문광장, 창경궁-종묘 일대역사와 문화를 활용한 도보해설관광 신규코스를 개발‧운영해 시민들이 보다 폭넓게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국내외 관광객 유치 기반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신규코스 세 곳은 ▴경복궁 돌담길과 청와대 ▴광화문광장 ▴율곡로 궁궐담장길이다. ‘경복궁 돌담길과 청와대’는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걸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보통 삼일운동이라고 하면 널리 알려진 유관순 열사, 민족대표 33인 등이 떠오른다. 이들은 당시 교육을 받은 엘리트층으로, 삼일운동에 참여한 사람들 중 소수의 지식인에 속한다. 역사는 대체로 지배층 또는 지식인들의 시각으로 서술되기 때문에 민중의 이야기는 잘 다루지 않는데,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삼일운동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민중들을 부각시켰다. 민중들의 삼일운동에 관한 사건기록이나 판결문에는 ‘남이 시켜서’, ‘모르고’ 등의 이유를 들면서 ‘잘못’을 인정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20살의 직공 황인수처럼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조선 민족이 만세를 부르는 것은 정의로운 것이며, 이를 억압하는 것은 세계평화를 망치는 것이라고 떳떳하게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가난과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꿈꾸며 국경을 넘은 최홍백, 천도교인 최천복, 농민 홍석정, 철공 정영업과 우피 중개업자 정재철, 남대문역 만세 시위의 주역인 서울의 운수노동자와 노동회, 서당 훈장 오윤환, 시각장애인 심영식과 이달근, 거지 1명과 45명의 아이들, 머슴 이영쇠와 이덕명 등 농민, 노동자, 상공업자, 노비 등으로 뭉뚱그려지는 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양 음악에 쓰이는 활을 사용하는 악기 가운데 가장 크기가 크고 가장 낮은 음역을 가진 현악기 ‘콘트라베이스(’contrabbasso)‘는 ’더블 베이스(영double bass) 또는 ‘콘트라바소’, ‘베이스’라고도 부른다. 모양은 바이올린을 확대한 것과 비슷한데 길이는 2m 정도며, 연주할 때는 악기를 수직으로 세우고 연주자는 서서 악기를 안은 듯한 자세를 잡는다. 콘트라베이스는 관현악 연주에서는 빠질 수 없지만, 독주회를 여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1949년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콘트라베이스 연주자가 주인공이 되어 관객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의 《콘트라바스》를 펴냈다. 독주 악기로 잘 연주되지 않고 악단에서도 뒷자리에 앉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 콘트라베이스라는 악기를 주인공의 입을 빌려 말하고 있다. “괴테가 이런 말을 했죠. ‘음악은 이성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저 높은 곳에 있다. 세상만물을 지배하는 힘이,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힘이 이 음악에서 나온다.’” 주인공이 말하는 것처럼 이성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저 높은 곳에 있다는 음악, 그 음악을 구성하는 데는 뒷자리에 묵묵히 있는 콘트라베이스
[우리문화신문= 금나래 기자] 제주 우도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해안 절벽과 독특한 해변 등 자연경관에 인간이 일군 진초록 밭, 알록달록한 지붕을 인 마을이 어우러져 본섬과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흰 모래가 아름다운 홍조단괴해변은 우도를 대표한다. 우도8경에 드는 이곳은 한때 서빈백사나 산호사해변으로 불리다가, 백사장을 이룬 알갱이가 산호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새하얀 득생곶등대 옆에 재현한 하트 모양 원담(독살)도 여행객에게 인기다. 전통 어업 방식으로, 밀물 때 바닷물을 타고 온 물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가두는 일종의 돌 그물이다. 하고수동해수욕장은 경사가 완만하고 파도가 부드러워 가족이 해수욕하기 좋다. 우도에서는 땅콩을 많이 재배해, 어느 카페에 들어가도 땅콩아이스크림이 맛있다. 우도 가는 여객선은 성산포항종합여객터미널에서 30분 간격(오전 8시~오후 6시 30분)으로 운항한다. 구좌읍 종달리에 자리한 지미오름에서는 성산일출봉과 우도를 조망할 수 있다. 평대리 비자나무 숲(천연기념물)은 흔히 비자림이라 불린다. 비자나무 수백 그루가 숲을 이뤄 시원한 여름 산책에 적당하다. 세화해변은 제주 동쪽을 대표하는 해변이다. 인근 함덕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서울시설공단(이사장 한국영, www.sisul.or.kr)이 「한국서비스품질우수기업」임을 재확인 받았다. 품질 인증 전문기관의 심사를 통해 서비스 품질과 고객만족도 수준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2019년도에 이어 두 번째 인증의 결과다. 공단이 코로나19 장기화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시공간 제약 없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볼거리와 교육 등 신규 시민 서비스 창출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 ▲시민 안전을 높이기 위한 아차사고 발굴이나 실시간 제보 시스템 구축 등을 일관성 있게 추진한 점이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앞서 공단은 2019년에 최초 서비스 품질 우수기업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서비스 품질기업 인증은 ▲리더십 ▲서비스품질 경영전략 ▲고객 정보 시스템 ▲서비스 경영성과 등에 대해 전문가의 서류 심사, 현장 평가, 암행 평가 등의 과정을 거친다. 서울시설공단 한국영 이사장은 “서비스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지만 지속적으로 시민의 입장에서 강화하고 보완할 점을 찾아 개선해 나가겠다.”라며 “우리 기관의 존재 목적이 시민의 편의 증진임을 매순간 염두에 두고 수준 높은 서비스 제공에 만전을 다하겠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소꿉친구 분이 - 허홍구 기억 더듬어 찾은 이름 일곱여덟 살쯤에 옆집 살던 분이!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할매가 되었더라 옛 동무가 생각났다는 듯 날 보고 무심히 던지는 말 “옛날에는 니가 내 신랑했다 아이가” 이칸다. 찌르르한 전류가 흐르더라. *이칸다= 이렇게 말하더라(경상도 방언) 한 블로그에는 “57년 전 헤어진 뒤 반세기 만에 ‘깨복쟁이’와 통화했다.”라는 얘기가 보인다. 여기서 ‘깨복쟁이’란 “옷을 다 벗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함께 놀며 자란 허물없는 친구”를 뜻한다. ‘깨복쟁이’와 비슷한 말로는 불알친구ㆍ소꿉동무 등이 있고 한자성어로는 대나무 말을 타고 놀던 옛 벗 곧 어릴 때부터 같이 놀며 자란 친구를 뜻하는 ‘죽마고우(竹馬故友)도 있다. 어렸을 때 이웃에 살던 그리고 옷을 벗고도 부끄럽지도 않던 소꿉친구와는 고무줄놀이, 공기놀이, 모래 집짓기 따위를 하며 놀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늘 빼먹지 않았던 것은 소꿉놀이였다. 현대에 오면서 소꿉놀이도 발전하여 인터넷이나 대형마트에서 소꿉놀이 꾸러미를 쉽게 살 수 있지만, 예전엔 그저 풀이나 흙이 먹거리를 대신했고, 그릇이나 솥은 조개껍데기가 대신했다. 그리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신대한국 독립군의 백만용사야 /조국에 부르심을 네가 아느냐 / 삼천리 삼천만의 우리동포들 / 건질 이 너와 나로다” 이는 독립군가의 앞부분으로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96) 지사께서 즐겨 부르는 노래다. 지금은 병원에 입원 중이지만 오희옥 지사는 4년 전 병이 나기 전까지만 해도 구순의 연세로 각종 모임에 나가 ‘독립군가’를 거침없이 부를 정도로 정정하셨다. 제77주년 광복절(8.15)을 앞두고 오희옥 지사를 위한 ‘특별한 기쁜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 어제(5일) 낮 3시, 입원해 계신 병원을 찾은 사람들은 KBS 사내 동아리인 KBS사회봉사단(단장 이정호, 이하, KBS사회봉사단) 단원들과 강동융복합복지네트워크(회장 이순남)회원들이었다. 이날의 특별한 선물은 다름 아닌 독립군가 등을 녹화해 담은 신형 '노트패드'였다. ‘오희옥 독립지사를 위한 KBS사회봉사단 영상음악 녹음녹화’를 위해 지난 8월 1일(월) 낮 2시부터 <KBS16 녹음실>에서는 구슬땀을 흘리는 작업이 늦은 시각까지 이뤄졌다. 이날 녹화된 노래는 모두 오희옥 지사께서 병상에서 노트패드로 감상할 수 있는 곡을 고른 것으로 '독립군가'와 '그리운 금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