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저는 학입니다. 저는 지금 프랑스 파리에 있습니다. 보통은 하얀 색이지만 지금 저의 몸에서는 황금빛 광채가 은은히 퍼지고 있는데 혹 보이시나요? 저는 가끔 두 다리를 곧게 펴고 날아오르기도 합니다. 제가 있는 곳이 박물관 전시장의 진열창 속이고 제가 발을 딛고 있는 곳은 오동나무 판이어서 이따금 날개를 펴고 솟아올라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재미가 좀 없습니다. 누가 봐주면 좋겠는데 여기 프랑스 사람들은 제가 여기 있는지를 모르는 지 거의 오지 않고요, 저의 존재를 알 만한 한국 사람들도 별로 오지 않으니까요. 저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이곳에 온 지 120년이 넘었습니다. 제 나이요? 학은 천 년을 살 수 있는 것 아시지요? 제가 처음 한국 땅에 내려온 것이 고구려 24대 양원왕陽原王(재위 545∼559) 때인데 그때는 막 부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니까 그때부터 치면 1,500살이 조금 안 됩니다. 당시 왕산악 선생이 중국에서 온 7줄의 칠현금이란 악기 대신에, 밤나무로 밑판을 대고 그 위에 오동나무로 울림통 덮개를 덮은 6줄의 새로운 악기를 만들었기에 그것을 축하한다고 높은 하늘에서 내려왔는데 그때 사람들은 검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의 국악을 담다’라는 주제로 새로운 형식의 국악 콘텐츠와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서울국악주간이 올해에도 열린다. 축제는 <특별한 인터뷰 : 국반>이라는 온라인 콘텐츠와 대면 공연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온라인 콘텐츠는 8월 26일부터 8월 31일까지 <서울국악주간> 유튜브(www.youtube.com/@seoulgugakweek)를 통해 공개되며, 대면 공연은 9월 1일 여의도 물빛광장에 있는 무대에서 저녁 5시부터 밤 9시까지 열린다. 모든 공연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축제에는 모두 6개 단체가 참여한다. 국내팀으로는 <도시>, <박정수>, <시도>, <오디오바나나>가 참여를 하고 대만의 <첸충칭>과 캐나다의 <아흐메드 모네카>가 함께한다. <도시>는 대금ㆍ피리ㆍ거문고와 더불어 강력한 사운드의 기타와 화려한 드럼이 더해진 세련된 음악을 들려주는 팀으로 알려져 있다. 뛰어난 소리꾼이자 작창자인 <박정수>는 마치 케이팝과 같은 현대적인 감성으로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국악공연을 선보인다. <시도>는 나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6월 22일부터 23일까지 전남 목포 목포문화에술화관에서 열린 제36회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 명창부에서 노은주 명창이 한농선의 흥보가 가운데 첫째 박 ‘돈과 쌀이 나오는 대목’부터 둘째 박 ‘온갖 비단이 나오는 비단타령’까지 열창하여 심사위원 전원 만점을 받고 영예의 대통령상을 받았다. 노은주 명창은 시상식 뒤 “더 열심히 소리 공부를 하라고 주신 상이라고 생각하여 대통령상을 받은 소리꾼답게 더욱 정진하겠다. 또한 한농선 스승님의 흥보가로 대통령상을 받았기에 스승님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절실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노은주 명창은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와 춘향가 전수자며, (사)한국민속전통진흥회 부이사장, (사)한국판소리보존회 본부 사무국장, (사)진채선 선양회 이사, 서울시 송파구 무형문화재 위원 등을 맡고 있다. 또 수원대학교 음악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동국대학교wise 대학원에 출강하고 있으며, 유튜브 ‘노은주판소리채널’ 운영하면서 판소리의 대중화와 보급에 꽃을 피우고 있다.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에는 지난 1993년 제5회 대회부터 격이 가장 높은 대통령상을 주면서 전국의 많은 국악인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는 11월 11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네오트레디셔널 그룹 '매간당(대표 유예진)'의 신작 <초면인 세계에 눈 뜨다>가 공개된다. 현대(컨템포러리) 발레와 매체예술(미디어아트)를 융합한 이번 무대는 국악의 현대적 재해석을 기대하게 한다. 국악계의 신예로 주목받고 있는 매간당은 Neo(새로움)와 Traditional(전통)을 더한 '네오트래디셔널(NeoTraditional)'이라는 신장르를 개척해 온 3인조 그룹으로,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프론티어’에 뽑히고 제16회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대상(국무총리상)을 받은 바 있다. "왜 가야금은 손으로, 대금은 숨으로, 해금은 활로, 그리고 거문고는 술대로 연주해야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이번 작품은, 연주의 근본적 의미와 방식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을 담고 있다. 이들은 연주자와 악기, 연주 도구에 관한 깊은 탐구를 통해 기존 연주법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음악적 표현을 찾아 나선다. 런웨이를 닮은 무대에서 연주자와 무용수는 상호 소통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공간을 채운다. 하나의 가야금을 세 명의 연주자가 연주하는 매간당의 대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우리는 공연의 3요소를 흔히 무대ㆍ배우ㆍ관객으로 말한다. 이 전통적 개념에서 볼 때, 공연을 완성하는 주요한 요소가 창작자의 것을 바라보는 관객이 포함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창작자가 무대 위에서 창의적 활동을 할 때, 이를 보고 소통하는 관객이 없다면 공연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공연예술에서 관객은 시대에 따라 그 대상이 점점 더 다양해졌다. 예전에 예술은 소수의 부유층이 누리는 문화예술로서 그 희소가치가 높은 것을 의미하였다. 곧 특별한 것을 누리는 고급문화로서 계급적 권위와 품격을 높이는 행위로서의 예술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예술은 대중의 향유에 시선을 맞추고 대중성에 입각한 상업의 흥행을 목적으로 향해 가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은 예술의 값어치를 돈으로 지급하는 부유층의 후원에 따라 진행하던 것이 나중에는 대중의 흥행에 의한 것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관객은 예술성과 대중성의 경계가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에서 살고 있다. 소수의 부유층이 향유 했던 예술을 전통 또는 클래식으로 말했지만, 이는 소수의 예술이 아닌 대중들에게도 향유되는 예술로서 그 범위가 확산하였다. 그러나 대중들에게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까지는 판소리 <적벽가> 가운데 화용도 좁은 길에서 만난 조조와 관우의 “살려 달라.”와 “칼 받으라.”의 싸움이 처절하게 펼쳐졌다는 이야기, 조조와 그의 모든 장졸들이 모두 다 꿇어 엎어져, 앙천(仰天) 통곡을 하며 살려달라고 애원하니 관공의 어진 마음, 조조를 쾌히 놓아주고, 돌아와 공명께 법대로 처벌하기를 요청한다는 이야기, 그런데 공명이 내려와 관우의 손을 잡고 회답하기를 “조조는 죽일 사람이 아닌 고로 장군을 보냈으니 그 일을 뉘 알리요.”라고 답을 한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판소리 <적벽가>의 주요 대목은 이제까지 소개한 바와 같이 조조와 관우가 만나게 된 화용도 대목을 비롯하여 ‘삼고초려’ ‘장판교 싸움’, ‘군사 설움타령’, 적벽강 싸움‘ 등으로 구분이 되는데, 유파에 따라서는 조금씩 들쑥날쑥하여 일정하지 않다. ’삼고초려(三顧草廬)‘ 대목은 글자 그대로 풀밭 속의 오두막집을 세 번째 돌아본다는 뜻으로 숨어 사는 현명한 사람을 임금이 세 번씩이나 찾아가서 만난다는 말이다. 임금을 도와 세상을 이롭게 만들 위인을 얻는다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하는 말이다. 이 대목은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빌보드200의 정상에 선 방탄소년단(BTS)은 더 이상 한국의 아이돌만이 아닌 세계 문화를 이끌어가는 젊은 예술 그룹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가운데 ‘정국’은 이번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의 하이라이트 무대에 올라서면서 ‘나라 밖에서 열린 월드컵 개막식에서 처음으로 공연한 한국 가수’라는 영예를 얻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K-팝의 슈퍼엠(Super M), 스트레이키즈(Stray Kids), 블랙핑크 (BLACKPINK)가 방탄소년단(BTS)를 이어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연일 전해지면서 전 세계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인기가 오르면서 전통문화예술콘텐츠를 활용하며 다양한 예술의 면모를 보이며 세계의 팬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IDOL’의 뮤직비디오에서 북청 사자놀이와 굿거리장단을 활용하였으며 이후 ‘MAMA’ 무대에서 다양한 한국의 전통 무용을 안무로 활용하였고 블랙핑크(BLACKPINK)는 <본 핑크> 앨범에 수록된 ‘셧다운 (Shut Down)’ 외에 ‘핑크 베 놈 (Pink Venom)’의 뮤직비디오에서 자개 무늬의 네일아트와 검은 천을 두르고 거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요즘 트로트가 대세다.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면, 트로트 가수들의 노래를 쉽게 들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예능에서도 그들의 활약은 대단하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국악인들이다. 국악을 전공한 국악인들이 남녀세대 불문하고 활동하고 있다. 가수 송가인은 TV조선 미스트롯에서 진으로 우승하며 트로트 열풍을 일으킨 사람 가운데 두드러진다. 그녀는 한복 홍보대사와 한국 문화재 재단 홍보대사를 자청하여 맡았고, 서울 청계광장에 나가 국악 교육을 지켜달라며, 현재 초ㆍ중ㆍ고 개정 교육과정에서 국악이 소멸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개 호소를 하기도 하였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전통을 모르고서 어떻게 자기 뿌리를 알겠어요?” 이렇게 되물었는데 송가인은 전통국악인 가족이기도 하다. 어머니 송순단 명인은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전승교육사이고, 둘째 오빠 조성재는 국악팀 우리 소리 바라지에서 아쟁을 연주한다. 송가인도 광주예술고 국악과를 거쳐 중앙대 전통예술학부를 졸업한 국악인이다. 그녀는 “국악은 내 기초이자 뿌리”라며 “국악을 전공한 덕에 한 서린 목소리를 잘 표현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 적 있다. 가수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