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붙으면 누군가의 아들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세 번째 만남 박 교수의 예상을 깨고 미스 최가 《아리랑》 제1권을 읽었기 때문에 약속대로 박 교수가 점심을 사게 되었다. “아니, 김 교수의 실력이 그 정도인 걸 몰랐는데.” “뭐 말입니까?” “아가씨 홀리는 재주 말이요. 어떻게 꼬셨으면 미스 최가 《아리랑》을 다 읽어요?” “미스 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문예반에 들어갔다네요. 방통대의 국문과에 1년 다니다가 중퇴했다나 봐요.” “그래도 그렇지요. 아마 미스 최가 김 교수에게 마음이 있는가 봐요. 김 교수, 조심해야겠어요.” “예, 조심해야지요. 그러나 자신이 없네요.” “그럼 뜨겁게 연애를 한번 해봐요. 우리 나이에는 젊은 아가씨하고 연애하면 젊어진다고 합디다. 소녀경(素女經)에도 있지 않소. 젊은 여자와 관계하면 젊은 기를 빨아들여 젊어진다고.” “대학교수가 돈은 없고. 우리는 한 달에 한 번만 만나기로 했어요. 매달 《아리랑》 한 권을 읽은 뒤에 연락하기로 했지요. 아리랑이 모두 12권이니까 최소 일 년은 만날 수 있겠네요. 아리랑이 끝나면 《태백산맥》으로 넘어가야지요.” “《태백산맥》은 몇 권짜리요?” “열 권이지요.” “꿈도 야무지시네.” “인생이란 꿈을
- 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 2024-05-10 1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