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때의 첫발, '비롯하다'로 떼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아침, 여러분도 새로운 기별을 들으셨지요? 이재명 한머슴(대통령)이 용산 일터를 닫고 다시 푸른집(청와대)으로 옮겨 처음으로 일을 하러 나왔다는 기별 말입니다. 푸른집(청와대)에 다시 봉황 깃발을 높이 걸고 나라 살림을 꾸리는 새로운 때가 열렸다고 하니, 느낌이 참 새롭습니다. 이와 같은 날을 말할 때, 우리는 흔히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시작(始作)'이라는 한자말은 어쩐지 틀(기계)처럼 일을 벌인다는 느낌이 들어 조금 메마르게 다가옵니다. 오늘 같은 날, 우리 가슴속에 더 깊은 울림을 줄 토박이말이 있습니다. 바로 '비롯하다'입니다. '비롯하다'라는 말은 '어느 실마리가 되어, 드디어'라는 뜻을 가진 어찌씨(부사) '비로소'와 뿌리를 같이 합니다. 그래서 그저 일이 벌어지는 것을 넘어, 없던 것이 처음으로 생겨나거나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처음으로 시작하다'는 벅찬 뜻을 품고 있습니다. 장용학 님의 소설 <요한 시집>을 보면 이 말이 얼마나 묵직한 처음을 나타내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네 살 적에 젖을 버리고 쌀을 먹기를 비롯했다." 아기가 젖을 떼고 처음으로 밥을 먹는 일,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