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역사 교사들이 한 컷의 사진으로 풀어낸 《한 컷 한국사(해냄에듀)》에 보면 “석주명, 우리 나비에 우리말 이름을 지어 주다”란 글이 있습니다. 석주명은 일본에서 농생물학을 배우고 돌아와 1913년부터 모교인 개성의 송도고등보통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면서 나비 연구에 전념한 분입니다. 선생은 방학 때 고향에 가는 학생들에게 나비 200마리씩 잡아 오라는 방학숙제를 냈고, 이래도 부족한 것은 직접 온 나라를 돌아다니며 채집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채집하고 관찰한 다음 서양과 일본학자들이 잘못 분류한 844종을 정리했으며, 선생의 연구는 영국왕립학회의 요청으로 1940년에 펴낸 《조선산 나비 총목록》이라는 책에 담겨, 전 세계에 팔렸다고 하지요, 이 책에는 일본 학자들이 붙인 한국산 나비의 이름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새로 지어 붙였습니다. 이때 일제는 한국인을 일본에 동화시키려고 했는데 이에 안재홍, 정인보 같은 민족주의자들이 ‘조선학 운동’을 펼쳤고, 석주명 선생은 나비학 연구도 조선학의 일부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선생은 연구 대상을 철저하게 ‘조선 나비’로 한정하였고, 논문 대부분은 “조선산~”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했다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이름 높다는 사람들이 ‘우리말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말이며……’ 어쩌고 하는 소리를 한다. 우리말이든 남의 말이든 말은 어느 것이 더 과학적이고 어느 것이 덜 과학적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 자연과 문화가 다른 것처럼 서로 다를 뿐이다.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한테서조차 ‘우리말을 훌륭하게 만들어 주신 세종대왕의 거룩한 뜻을……’ 어쩌고 하는 소리를 듣는다.” 위는 김수업 교수님의 연재글 <우리말은 서럽다> 가운데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한글’과 ‘우리말’”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름 높다는 사람들이 말과 글 곧 한글과 우리말을 자꾸 헷갈려 쓰는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알다시피 ‘한글’은 글자 이름이고, ‘우리말’은 말입니다. 그런데 어제 서울 광화문 한글 행사장에 갔더니 또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예쁜 한글 이름 써주기> 마당이 그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한글로 썼다고 한글이름이라고 하는 모양인데 그럼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도 한글로 썼으니 한글이름인가요? 이 “셰익스피어”는 한글이름이 아니라 영어이름을 한글로 쓴 것일 뿐이지요. 다르게 말하면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한자이름을 한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