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수수꽃다리’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맥주는 1잔만 먹어서 운전하기에는 지장이 없었다. 서울 시내 같으면 운전할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여기는 시골이고 또 집에까지 골목길로 가면 2km 정도에 불과하므로 염려할 것이 없었다. 집에 도착하여 대문을 여는 순간, K 교수는 “아차, 너무 늦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야간수업은 밤 9시 20분이면 끝난다. 보통 때는 강의 끝나고 손 씻고 바로 퇴근하면 9시 40분에 집에 도착하는데, 오늘은 12시가 넘어버렸으니, 아내는 무슨 일이 있나 걱정이 되었을 것이다. 아내에게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K 교수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자지 않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아내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어본다. “왜 이렇게 늦게 와요? 무슨 일이 있었어요?” “아, 야간 강의 끝나고 원고를 쓸 게 좀 있어서 늦었어요.” “이상하네. 내가 연구실로 전화해도 안 받던데. 두 번이나 전화했는데...” “그래요? 왜 전화가 안 울렸을까? 아, 알았다. 내가 강의하는 동안에 연구실 전화를 학과 사무실로 돌려놓았는데,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지 않아서 그런 모양이지. 조교는 9시 반이면 퇴근하니까.” K 교수는 순간적으로 둘러대었
- 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 2025-05-25 1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