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세월 속에서 아름답게 익어갑니다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오리나무는 십 리가 떨어져 있어도 오리나무고 고향나무는 타향에 심겨 있어도 고향나무고 할미꽃은 아주 어려도 할미꽃이라고 불립니다. 옛날엔 할미꽃이 참 많았습니다. 밭둑이나 산소 주변에 쉽게 볼 수 있었던 꽃인데 요즘은 기후 변화 탓인지 흔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할미꽃은 나름대로 열심히 성장하고 꽃을 피우고 자라고 번성하는 꽃인데 자신이 할미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을 알면 아마도 서운할 것입니다. 어쩌면 꽃이 시골 할머니의 꼬부라진 허리처럼 휘어져 있기에 붙은 이름이겠지요. 부끄러움의 결과인지 겸손의 미덕을 발휘하기 위함인지는 알 수 없으나 태어나서 내내 고개를 숙이고 살다가 홀씨를 날릴 때가 돼서야 잠시 허리를 펴는 할미꽃은 우리 인생을 닮았습니다. 할미꽃 가운데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아마도 동강할미꽃이 아닐까 합니다. 동강할미꽃은 생김새는 할미꽃을 닮았지만 보통 할미꽃과는 달리 하늘을 향해 화사한 꽃잎은 벌리고 있거든요. 한약방에서는 할미꽃을 백두옹(白頭翁)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아마도 할미꽃의 홀씨가 흰 머리카락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붙은 이름일 것입니다. 할미꽃의 뿌리는 매우 강한 독성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한약재로 사
- 정운복 칼럼니스트
- 2024-08-29 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