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 (일)

  • 맑음동두천 -8.0℃
  • 맑음강릉 -1.9℃
  • 맑음서울 -5.5℃
  • 맑음대전 -4.5℃
  • 맑음대구 -1.8℃
  • 맑음울산 -1.7℃
  • 맑음광주 -0.1℃
  • 맑음부산 -0.6℃
  • 구름많음고창 -0.9℃
  • 제주 5.5℃
  • 맑음강화 -5.3℃
  • 맑음보은 -6.1℃
  • 맑음금산 -3.7℃
  • 흐림강진군 1.7℃
  • 맑음경주시 -1.8℃
  • 맑음거제 0.2℃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탑, 하늘에 대고 삿대질 하나

[석화시 감상과 해설 24]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탑 에 게


 

              다 같이 땅 위에 사는 주제에

              왜 자꾸만

              하늘에 대고 삿대질이냐

              버러지들은 버리지만큼의 하늘을

              토끼는 그의 모두뜀에 알맞은 하늘을

              날개 가진 참새나 제비도

              저만큼씩 맞춤한 하늘을 가졌을 뿐인데

              왜 자꾸만

              하늘이 낮다고 또 높다고

              삿대질이냐

              천 년 전부터 또 후에까지

              목제, 석제, 철제

              숲처럼 일어선 탑 일어설 탑

              그 끝에 찔리어 멍이 든 하늘

              퍼렇게 구겨져 있는 저 하늘

              찢어질듯 펄럭거릴 저기 저 하늘






<해  설>


시인이 가진 버림의 시학실천은 도시화에 따른 피폐된 사회상과 기형화되고 팽창 되어가는 인간들의 물욕에 대해서도 의문과 아픔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탑에게등이 바로 그런 주제의식에 바쳐진 작품들이다.

 

탑에게는 도시문명이 생태환경에 대한 파괴를 감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시인은 멍이 든 하늘”, “퍼렇게 구겨져 있는 저 하늘에 대한 아픔을 통하여 아름다워야만 할 무욕의 세계가 파탄되어감에 하소연을 보내고 있다.

 

훌륭한 시인은 창조된 세계를 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를 창조한다. 시인 석화는 도도한 시적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분명 하나의 자기만의 시 세계를 창조하였다. “버림의 세계, 그것은 도가(道家)자연의 이치와 불교, 기독교 등 종교의 상상력을 현대적으로 터득해 낸 것이며 미학적으로 실천한 것으로서 시인 석화에게 속한 미의 세계이다.

 

시인 석화는 창작방법에 있어서 전통적인 리얼리즘적 정서표현에 모더니즘 시기법을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던바 기호학적 상징으로 해체시를, 지성을 감각으로 표현한 주지시를 고심하게 실험하기도 했다. 이는 시대와 함께 도약을 꿈꾸는 시인의 시 창작탐구의 결실이라 하겠다.

                                                                                 (김병민, “<버림>의 시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