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고백- 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남들이야 나를 무엇이라 하던 나로서는 내가 이 세상 가장 사람다운 사람인줄 압니다. 남들은 나를 두고 “혼”이 나갔다고 하지요. 뜨는 해와 마주 웃고 흐르는 냇물과 속살거리며 지는 꽃을 붙잡고 우는 나를 두고… 허나 그들이야 어찌 해가 품은, 냇물이 실은 꽃이 안은 그 깨끗하고 성스러운 혼을 알 것입니까. 남들은 나를 “넋”이 없다고 하지요. 웃으면 허파가 터져라 미친 듯 웃고, 울면 마구 뒹굴며 마음껏 울고 가슴을 두드리며 하늘도 실컷 욕하는 나를 두고… 허나 웃을 줄도 울 줄도 모르는 그따위 “혼”이나 “넋”이야 천만 개 있은들 어디에 쓰리까. 남들이야 나를 무엇이라고 하든 님이여, 님께서는 나를 이 세상 가장 사람다운 사람이라 할 것입니다.
1979년 6월 3일 -《아리랑》 제22호, 198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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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 설 >
이 시에는 시인의 주체의식이 잘 표현되었다. 이 시에서 석화는 인간으로서, 시인으로서의 자화상을 그리면서 자기의 개성을 시화하였다. “남들이야 나를 무엇이라 하든 나로서는 내가 이 세상 가장 사람다운 사람인줄 압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시에서 석화는 뜨는 해와 마주 향하여 웃고 흐르는 냇물과 속살거리며 지는 꽃을 붙잡고 우는 “나”를 보고 사람들은 흔히 혼이 나갔다고 비웃을 수 있겠지만 “나”는 해가 품은, 냇물이 실은, 꽃이 안은 깨끗하고 성스러운 혼을 알고 산다고 자랑스럽게 외친다.
복잡한 세상에서 살아가자면 사실 남의 정신에 놀지 말고 자기의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노래하는 것을 자기의 사명으로 삼는 시인은 더구나 개성적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최삼룡 <우리 시단의 희망과 미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