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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상상 속 동물 형상, 청자 비룡모양 주전자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30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상상 속의 동물을 형상화한 국보 제61호 ‘청자 비룡모양 주전자’가 있습니다. 머리는 용, 몸통은 물고기의 형상으로 이러한 동물을 어룡(魚龍)이라 하는데, 이 주전자는 지느러미가 날개처럼 확대되고 꼬리 부분이 치켜세워져 마치 물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모습이 용이 날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비룡’이라고 합니다. 고려청자의 전성기인 12세기 무렵에 빚은 청자주전자로 높이 24.4cm, 배지름 13.5㎝, 밑지름 10.3cm입니다.

 

 

주둥이는 용의 머리로 이빨과 갈기 등의 가장자리에 백토(白土)를 발랐고 얼굴의 털이나 지느러미 등이 매우 가늘고 세세한 오목새김(음각) 선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주전자의 몸체에는 비늘이 돋을새김(양각) 되었으며 가운데에는 앞뒤로 커다란 갈퀴 모양의 옆 지느러미가 표현되었지요. 연잎ㆍ지느러미ㆍ아가미 등의 가장자리에는 백토를 발랐고 눈동자는 검게 표시하였습니다. 주둥이 바로 아래에는 뒷지느러미가 위쪽을 향하여 벌어져 있고 용머리와 몸통의 윗부분을 이어서 겹으로 꼬아 손잡이를 만들어 붙였지요.

 

수구(水口, 물을 담는 구멍) 위에는 물고기의 꼬리 부분을 본뜬 뚜껑이 얹혀 있어서 몸체, 주둥이와 함께 전체적 구조로 볼 때 기이하면서도 각 부위를 갖춘 한 마리의 상상적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비취빛의 유색과 더불어 특히 지느러미와 복판 등의 세밀한 오목새김 표현은 세련된 솜씨를 보여줍니다. 머리는 용, 몸통은 물고기의 형상은 화재 예방의 상징으로 궁궐이나 절 용마루 끝에 올라 있는 치미(鴟尾)와 닮았습니다. 이 주전자는 상서로운 동물이나 식물을 모방해서 만든 상형청자 가운데서도 매우 기발함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