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옛 책 표지를 장식하던 능화판(菱花板, 책 겉장에 마름꽃의 모양을 박아 내는 목판) 가운데 ‘卍(만)자문’이 지닌 의미를 조명하고, 조선시대 책문화에 남아 있는 불교적 상징과 전통 미감을 소개한다. 능화판은 책 표지에 무늬를을 찍어내기 위해 쓴 목판으로, 조선시대 전적(典籍)의 장정(裝幀, 책을 꾸미고 묶는 방식) 문화에서 실용성과 심미성을 함께 보여주는 도구다. 책 표지에 새겨진 전통 무늬, 능화판 능화판으로 찍어낸 표지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능화표지는 표지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동시에 책을 습기와 충해로부터 보호하는 기능도 함께 지녔다. 문헌 기록에 따르면 능화표지 제작에는 황염(黃染), 곧 노랗게 물들인 종이, 배접지, 아교 가루, 밀랍, 능화판 등이 사용되었으며, 밀랍은 무늬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광택과 방습 효과를 더했다. 염색에 쓰인 황벽(黃蘗)과 치자(梔子)는 방충ㆍ항균 성분을 지녀 책의 보존성을 높여주었다. 이러한 점에서 능화표지는 조선시대 책문화가 보여주는 실용성과 심미성의 결합이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책문화 속에서 널리 쓰인 卍자문 책 표지에 나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나라 안팎 무대에서 주목받아 온 안무가 양승관이 첫 단독공연 〈Alpha(알파)〉를 오는 2026년 6월 13일(토)과 14일(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6 청년예술가도약지원’ 선정작으로, 그동안 축적해 온 작품세계를 응축해 선보이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Alpha〉는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생명의 순환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흙, 물, 나뭇가지 등 자연의 물성과 신체가 만나 만들어내는 감각적 장면들을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 속 공존하는 사랑과 상실, 흔들림과 회복의 의미를 섬세하게 펼쳐낸다. 양승관은 현대무용을 바탕으로 연극, 뮤지컬, 공간 특정적(site-specific) 공연 등 다양한 공연예술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움직임 언어를 구축해 온 안무가다. 2019년 (사)한국현대무용협회 MODAFE Spark Place(모다페 스파크 플레이스)에서 ‘Spark Award(스파크 어워드)’를 받아 주목받았으며, 대표작 〈Try Again, Fail Again〉은 국제현대무용제(MODAFE),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베스트셀러는 종종 판을 바꾸어 다시 펴내고, 그때마다 저자는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갑니다. 조선시대에 책을 출판하는 일이 오늘날과 같지는 않았지만, 1459년에 세조가 편찬한 《월인석보(月印釋譜)》가 오늘날로 치면 수정, 증보로 완성도를 높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월인석보》는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의 앞 두 글자 ‘월인’과, 《석보상절(釋譜詳節)》의 앞 두 글자 ‘석보’를 합하여 붙인 책 이름입니다. 그럼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은 어떤 책들일까요? 먼저 그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아들의 명복을 빌며 1446년에 세종의 비이자 당시 수양대군이었던 세조의 어머니 소헌왕후(昭憲王后, 1395~1446)가 수양대군의 사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세종은 수양대군에게 “왕후의 명복을 비는 데는 불경을 옮겨 쓰는 것만 한 일이 없으니, 네가 석가모니의 행적을 편찬하여 번역함이 마땅하다.” 하셨습니다. 이에 수양대군은 1447년에 석가모니의 전기를 모아 《석보상절》을 펴내고 이를 막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훈민정음으로 번역하여 세종께 올렸습니다. 이를 보신 세종이 《석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로제의 ‘APT’ APT가 뭐냐 미국사람 묻네 (돌)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니까 (빛) 흥 끌어내는 MZ세대 주문 (초) K문화의 미래 핵폭발 징조 (심) ... 25.2.8. 불한시사 합작시 로제(ROSÉ)의 ‘APT’는 단순한 세계적 히트곡 하나로 끝날 일이 아니다. 이 노래가 보여 준 현상은 지금의 K-팝이 어디까지 도달했는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건에 가깝다. 특히 ‘APT’라는 제목 자체가 영어가 아닌 한국인의 생활 언어인 ‘아파트’에서 왔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예전에는 세계 시장에 나가기 위해 한국적 요소를 감추거나 영어식으로 바꾸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오히려 한국의 언어와 감각, 놀이문화와 정서 자체가 세계인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한다. 미국 사람들이 “APT가 무슨 뜻이냐?”라고 묻는 장면은 단순한 유행의 해프닝이 아니다. 그것은 문화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아파트’는 한국인에게 너무 익숙한 단어다. 한국 현대도시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생활 공간이며, 산업화와 도시화의 풍경 속에서 형성된 집단적 기억의 언어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평범한 한국어가 리듬과 훅(가장 중독성 있고 귀에 쉽게 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오는 5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2026년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제1차 공개구입」 접수를 진행한다. 이번 공개구입은 세계 민속자료와 북한 민속자료를 중심으로 추진되며, 개인 소장자와 단체, 문화유산매매업자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세계 민속자료 수집 확대로 박물관의 수집 영역 넓혀 국립민속박물관은 2031년 세종 신관 개관을 앞두고, ‘세계로 열린 창’이라는 비전 아래 세계 민속자료에 대한 조사와 수집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생활문화를 넘어 세계 각 지역의 삶과 문화를 함께 조명하고, 인류 보편의 생활문화를 아우르는 박물관으로 나가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이에 따라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번 공개구입을 통해 세계 각국의 축제ㆍ의례, 복식, 장신구, 민속놀이, 전통 공예품 등 다양한 민속자료를 폭넓게 수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북한 지역 생활사 자료도 수집하여, 한반도 생활문화의 연속성과 변화 양상을 살피고 기록해 나가고자 한다. 세계 각 지역의 축제ㆍ의례ㆍ생활문화를 보여주는 자료 공개구입 구입 대상은 세계 각국의 축제·의례 용품을 비롯해 복식과 장신구, 민속놀이ㆍ춤ㆍ음악 관련 자료, 전통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황성운)은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황성운)이 오는 5월 22일(금) 낮 1시 30분 국립국악원 국악누리동 대회의실에서 ‘2026년 제3회 국악사전 월례 토론회’를 연다. 이번 토론회는 '농악ㆍ기악 표제어 현황 점검과 신규 표제어 선정'을 주제로, 국악사전의 두 종요로운 분야인 농악과 기악의 표제어 체계를 보다 균형 있고 체계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기존 표제어 현황을 자세히 점검하고, 앞으로 통합, 재분류 또는 신규 집필이 필요한 표제어를 심도 있게 논의하여 선정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토론회의 발제는 각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맡는다. 농악 분야는 경인교육대학교 김혜정 교수가, 기악 분야는 경북대학교 권도희 교수가 각각 발제를 통해 해당 분야 표제어의 현황을 분석하고, 앞으로 새 표제어 선정의 구체적인 방향과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지정 토론에서는 농악 분야에 전북대학교 양옥경 학술연구교수가, 기악 분야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진원 교수가 참여하여 발제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펼친다. 전체 토론의 좌장은 숙명여자대학교 송혜진 명예교수가 맡아 심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옥션은 오는 28일 목요일 저녁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제192회 미술품 경매>를 연다. 이번 경매에는 근현대 미술, 고미술, 럭셔리 섹션을 아우르는 작품 모두 145랏(Lot)이 출품되며, 낮은 추정가 총액은 약 103억 원 규모다. 고미술 마당에서는 사료적 값어치가 큰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채색 필사본이 공개된다. 나라 안팎을 통틀어 35점가량 파악된 대동여지도 가운데 1861년 김정호의 신유본을 바탕으로 제작된 출품작은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7점 가운데 국가등록문화유산에 해당하며, 이번 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는다. 해당 출품작은 목판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우산(于山)’, 곧 독도가 표기된 것이 특징이다. 전체 크기가 약 가로 390센티미터, 세로 685센티미터에 달하는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는 도별에 따른 채색, 거점지의 붉은색 표기 등을 통해 가시성을 높였으며, 산맥의 흐름과 물길, 도로망을 시각화하여, 당시 지리적 표현과 조형성을 동시에 증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역사적 서사가 담긴 작품들도 출품된다. 대한제국 마지막 상궁이자 조선 왕조 궁중음식의 계보를 전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악원(원장직무대리 황성운)은 오는 5월 20일(수)과 21일(목) 이틀 동안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민속악단(예술감독 유지숙) 기획공연 ‘인생, 노래로 흐르다’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우리네 삶의 흐름 속에 녹아 있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다채로운 전통 성악곡을 통해 관객들과 나누며 깊은 위로와 공감의 시간을 선사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서도소리의 담담하면서도 깊은 정서를 시작으로, 판소리로 풀어내는 다양한 인연 이야기, 가야금병창으로 노래하는 애틋한 사랑, 그리고 경기소리로 들려주는 흥겨운 인생 찬가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여러 순간을 진솔한 이야기와 함께 노래로 엮어낸다. 공연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관객들을 인생의 여정으로 안내한다. 1장 ‘수심(愁心)’에서는 서도민요 ‘수심가’, ‘엮음수심가’, ‘패성가’를 통해 인생의 허무함과 그 속에서도 꿋꿋이 삶을 견뎌내는 지혜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떨어지는 꽃과 유유히 흐르는 강물의 이미지를 통해 세월의 무상함과 깊은 서정을 전하며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 2장 ‘인연(因緣)’에서는 판소리 다섯 바탕 속 다양한 만남과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춘향가’ 가운데 ‘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황성운)은 우리 전통문화 유산의 값어치를 널리 알리고 나라 안팎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국악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경복궁 야간개장 기간에 맞춰 오는 5월 20일(수)부터 경복궁 수정전에서 2026년 상설공연 <소리의 씨앗>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상반기 5월 20일부터 6월 5일까지 10회, 하반기 9월 2일부터 10월 2일까지 15회에 걸쳐 모두 25회 진행된다. <소리의 씨앗>은 ‘글자도, 악보도 전부 소리의 씨앗이니, 그 씨앗은 모두가 즐길 때 비로소 싹을 틔운다’라는 주제로 시공간을 초월한 세종대왕과 현대 음악가의 특별한 교감을 그린 작품이다. 슬럼프에 빠진 한 음악가가 우리 궁중 예술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체험하며 ‘백성과 함께 즐기는 마음’이야말로 음악의 본질임을 깨닫고, 자신만의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이를 통해 우리 음악이 지닌 고유한 멋과 값어치가 시대를 넘어 새로운 창작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궁중예술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웅장한 ‘대취타’를 시작으로, 용비어천가를 악(樂)ㆍ가(歌)ㆍ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세종대왕유적관리소(소장 이재원)는 오는 5월 15일부터 7월 19일까지 세종대왕역사문화관(경기 여주시)에서 ‘한글 점자 훈맹정음 반포’(1926년) 100돌을 기리는 특별전시 「훈민정음과 훈맹정음」을 연다. 이번 전시는 시각장애인의 자립과 재활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복지네트워크협의회 유어웨이(대표이사 나종천)와의 협업으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훈민정음에 깃든 세종대왕의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일제강점기 우리의 말이 부정되던 1926년에 박두성(朴斗星, 1888~1963)에 의해 반포된 한글 점자 ‘훈맹정음(訓盲正音)’으로 이어진다는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는 자리이다. * 박두성과 훈맹정음 : 박두성은 1888년 인천시 강화군 교동면에서 태어나 1913년에서 1936년까지 조선총독부 설립 제생원(濟生院)에서 교원으로 맹인 학생들을 가르쳤다. 박두성은 맹인 학생들이 모국어(조선어)를 읽고 쓰게 하려고 비밀리에 제자들과 함께 한글 점자를 연구하고, 1926년 11월 4일 6점식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반포하였다. 전시공간은 ‘문맹의 벽을 깨다: 훈민정음’과 ‘장애의 벽을 깨다: 훈맹정음’으로 나뉜다.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