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하는 음식은 ‘음(飮)’과 ‘식(食)’의 합성어이다. 음(飮)이란 음료 곧 마시는 것을 뜻하며 식(食)이란 ‘갉다, 깨물다, 새김질하다’ 곧 치아를 사용해야 하는 고형물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씹고 마시는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고체 액체를 통틀어 음식이라 한다. 이러한 음식의 문자적 구분이 일반 성인의 경우는 굳이 필요치 않으나 어린아이들과 치아의 결손이 있는 성인이나 노인분들에게는 커다란 의미가 있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은 외부로부터 음식물을 섭취하여야 생존할 수 있으며 자신의 몸체와 다른 성분을 섭취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성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화과정과 동화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바탕 속에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것을 섭취하면서 생존과 적응, 진화의 과정을 거쳐왔으며 그 흔적이 치아에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포유동물은 4종류 치아의 자격증이 있다
인류학자들과 고생물 학자들에게 치아의 숫자와 배열은 동물의 먹이와 먹이 섭취방법을 알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서식지와 생활방식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또한, 장의 길이와 소화관의 특성화는 음식물의 섭취 형태에 따라 발달한다.
곧 치아의 발달과 소화기관의 발달은 함께 맞물려 이루어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초식동물이자 반추 동물인 소가 육식을 했을 때 이를 정상적으로 소화시키지 못하여 끔찍한 광우병을 초래한 것이다.
우리 인간을 비롯한 포유동물은 4종류의 치아가 있다. 음식물을 물거나 자르는 앞니, 물어뜯거나 구멍을 내는 송곳니. 음식을 분해하고 갈고 깎는 어금니와 작은 어금니이다.
인간이 태어나서 젖니가 발달함에 따라 먹는 것에 진화가 이루어지고 마지막으로 송곳니가 났을 때 소화기관이 기능적으로 완성된다. 다음에 영구치가 나면서 몸의 발달이 이루어지고 최종 모든 영구치가 완성되었을 때 인체가 완성되면서 자기 몫을 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거꾸로 볼 때, 마지막으로 치아가 소실되면 먹는 것이 종료되면서 삶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설사 성인이라도 치아가 없으면 씹어 먹는 음식은 부담이 되며 유동식 정도만 섭취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치아와 먹을거리와 인생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먹는 것은 치아 발달과 치아 활용을 기준 삼아야 한다. 신생아가 태어나면 특수한 몇 명을 빼곤 치아가 없다. 곧 음식물을 처리할 어떠한 방법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때는 치아가 필요 없는 액상음식(모유, 분유, 맹물)정도만 먹어야 한다. 곧 음식 중에 음(飮)만 취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첫 치아는 물거나 자르는 앞니이다. 곧 앞니가 나면 잘라 먹을 수 있는 식(食)을 취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인데 아이가 자연에서 접할 수 있는 것은 과일 정도이며, 요리로 접할 수 있는 것은 죽 정도의 이유식인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이유식을 먹을 수 있는 자격증은 앞니 여덟 개다.
앞니 다음에 나는 치아는 어금니이다. 어금니가 나면서 본격적으로 음식을 분해할 수 있고, 갈고 으깨고 씹어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곧 어금니라는 자격증을 확보한 이후에야 밥을 비롯한 보통의 곡류를 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후 작은 어금니까지 마저 났을 때 우리는 씹는 것의 완성을 보는 것이다.
다음은 뜯거나 구멍을 내는 송곳니이다. 자연에서 도구 없이 육식을 하자면 반드시 송곳니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장의 발달을 감안한다면 송곳니가 난 이후에 고기류를 먹을 수 있는 자격증을 확보하는 것인데 현실적으론 도구의 발달로 송곳니가 나기 전에도 어느 정도 육식이 가능하고 요리의 발달로 소화가 가능하다.
신생아부터 아이들의 이유식과 음식에 대한 여러 정보가 있는데 대부분은 월령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대략적인 평균은 맞지만, 아이들이 소화에 부담을 많이 받기도 하거니와 부모님들의 욕심으로 너무 이른 이유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첫 기준은 치아 발달에 맞추고 나머지는 월령과 체중, 실제 아이의 소화능력 정도를 파악하여 적절하게 맞추어야 한다.
치아 0 – 1개 : 순수한 액상
치아 4 – 8개 : 죽을 비롯한 이유식
어금니 4개 ~ : 밥을 비롯한 곡류
송곳니 ~ : 육류(요리법의 발달로 당겨도 되나 되도록 소화가 쉬운 생선 정도로)
이러한 바탕 속에 치아를 활용하여 단계적으로 씹어 먹을 수 있는 것이며, 이러한 치아 발달과 협응하여 장에서 소화기능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린이들의 소화기능의 1차 완성은 젖니가 모두 날 때이며 최종 완성은 영구치가 모두 날 때이다. 다양한 조리법의 발달로 이러한 구분이 절대적이진 않으나 치아의 발달과 치아의 이용이 소화의 기본인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인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는 치아를 활용하지 않고(씹지 않고) 먹는 것에 대한 것이다. 성인이라도 치아가 결손 되면 이에 따라 먹는 것을 달리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곧 어떠한 이유라도 씹지 않거나 씹지 못하면 마시는 것을 위주로 식사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음료의 종류가 적고, 충실한 영양공급을 받는데 제약이 있어 어떻게 하든 음식을 먹어야 산다는 강박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음료가 발달해있고, 여러 밝혀진 음식 정보로 충실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기에 마시는 것에 의존하더라도 영양이 충분할 수도 있다.
마시는 것 가운데 영양가가 충분한 것들이 많다.
분유(유아식을 포함한 모두)는 어른들도 먹을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영양균형과 수월한 소화작용으로 어린이와 질병 후 보완식품, 노년의 주식으로 삼아도 좋다.
산양유는 분유의 소화가 어려운 아이들에게 추천되는 음식이며 돼지 젖 다음으로 사람의 젖과 가까운 먹거리이다. 두유는 식물성단백질로 뜻밖에 소화에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으므로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냄새만 고소하게 느끼는 아이들이나 맛있다고 느끼는 성인들은 가장 친근할 수 있는 먹거리가 된다.
우유는 일상에서 가장 쉽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음료로 소화만 잘할 수 있다면 가장 무난한 먹거리지만, 완전한 소화를 위해서는 몇 가지 난관이 있다. 지방이 부담되는 경우라면 대변이 찰흑변의 모양으로 변기에 대변이 묻는 상태를 보여준다. 그래서 우유를 먹을 때 저지방 우유와 무지방 우유가 대안이 된다.
유당이 부담되는 경우 몸에서 바로 표시가 난다. 곧 우유를 먹고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면 대부분 유당이 부담되는 경우다. 이를 해소하는 방안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요구르트다. 유당을 유산균이 먹어서 젖산으로 바꾸어 주므로 유당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다른 하나는 유당을 뺀 우유로 락토 프리, 소화가 잘되는 우유 등이 있다.
유단백이 부담이 되는 경우가 가장 몸에서 부담을 주게 되는데, 흔히 알러지 반응이 여기에 기인한다. 신생아의 경우 단백을 분해한 제품이 있지만, 성인의 경우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이밖에 다양한 과일 주스와 야채 주스, 독특한 맛과 영향, 건강을 강조한 다양한 제품이 있으므로 마시는 것의 비중을 높여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