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의 건강을 다루는 한의사로서 진료하다 보면 사춘기 때 품었던 근원적인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근원적인 질문은 인간이란 자체에 대한 이해와 믿음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인간은 본디 완전(完全)하다”와 “인간의 몸과 마음은 하나이며 서로 주고받는다.”라는 전제 조건이 이루어졌을 때 한의사로서 건강과 질병에 대한 해결책이 샘솟는다. 아울러 ‘무엇이 인간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가’를 궁리하다 보면 ‘굳건한 의지(意志), 강철 같은 마음’ 등이 떠오른다. 실제로 진료하는 중에 “건강은 우직한 실천에서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종종 하게 된다. 작심삼일(作心三日)과 용두사미(龍頭蛇尾)는 마음의 모습 오늘은 인간의 마음에 대해 살펴보는 데 심장과의 관계를 기준으로 하려 한다. 한국인의 마음은 한없이 크고 넓어 우주를 품을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한없이 좁아 좁쌀보다 작아 좀생이가 될 수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 우리들의 생명활동을 마음과 생각의 작용으로 구분하면, 한국인의 대부분은 마음이 앞서서 큰 결심, 큰 마음을 쉽게 내지만 생각이 따라오지 못하고 힘이 뒷받침되지 못하여 쉽게 식는 것이다. 따라서 크게 낸 마음이 유지되지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여름의 불볕더위를 겪다가 가을은 어느 한순간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올해도 불볕더위 기간이 길어지면서 언제 환절기가 되고 가을이 올까 하는 염려와 기대를 동시에 가지고 지내는 중에, 태풍이 한바탕 지나가면서 불볕더위에 대해 완충 역할을 한듯하다. 불볕더위가 태풍으로 인해 한 꺼풀 꺾여서 가을 환절기가 조금은 완만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비염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가장 고초를 겪는 가을 환절기를 조금은 완만하게 넘길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 본다.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의 구분이 명확한 나라의 경우 사계절의 틈에 환절기가 있다. 이러한 환절기 가운데서도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환절기는 추운 겨울에서 따뜻해지는 봄으로 가는 봄 환절기, 따뜻한 여름에서 서늘한 가을로 가는 가을 환절기다. 이러한 환절기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질환이 호흡기 질환이다. 봄의 환절기에 유독 심해지는 비염 경향은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고, 가을 환절기에 유독 심해지는 비염 경향은 혈관운동성비염이 있다. 요즘 만성 비염을 앓는 경우 대부분 알레르기성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의학에서 ‘수승화강’이란 자연스러운 천지자연의 흐름이며 이러한 모습이 인체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을 설명한 것이다. 따라서 원활한 수승화강이란 자연의 흐름과 동조하는 생활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한방에서는 임맥(任脈)과 독맥(督脈)의 소주천(小周天)이라고 하는데 양방의 관점에서는 심장을 중심으로 동맥혈(動脈血)의 순환을 수승의 과정이라 말할 수 있고, 정맥혈(靜脈血)의 순환은 화강의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확장해 설명한다면 낮의 활동은 수승(水升)의 과정이고 밤에 이루어지는 수면 중 휴식과 회복은 화강(火降)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수승화강이 원활하기 위해서는 낮의 왕성한 활동과 밤의 숙면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최근 한국인 모두가 낮의 활동량이 절대적으로 많고 밤의 수면량이 절대적으로 적어서 수승화강의 균형이 흐트러진다. 그러므로 활동과 수면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을 먼저 이룬 뒤 부족한 부분을 한약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1. 밤과 낮의 균형이 수승화강의 시작 한의학적에서 단전의 힘이 수승화강을 직접적으로 조율한다고 한다. 단전의 힘이 가장 왕성한 것은 어린이 때인데, 점점 마모되어 노인이 되면 쇠(衰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방에서 인간의 생리적 목표점을 의미하는 ‘수승화강(水升火降)’이란 단어는 한의사들이 가장 고심하는 말이다. 쉬운 의미인데 막상 설명하기 어려운 단어가 되어 일상적인 언어로 승화되지 못하였다. 이러한 수승화강은 한의학의 침 치료의 목표점이자 치료의 지향점이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개념이 아니므로 일반론으로 접근하기 어렵게 한다. 인간의 건강상태와 이상상태를 설명하려 할 때 정기신(精氣神)에 대한 이해와 수승화강(水升火降)의 원리를 접목하면 쉽고 명쾌하며 해결책마저도 저절로 도출된다. 그런데 이를 환자분들에게 설명하려 하면 뜬구름 잡는 식이 되어 버리고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러한 연유로 수승화강(水升火降)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와 정기신(精氣神)의 작용과 수면의 원리, 피로회복의 이치를 풀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한다. 1. 수승화강(水升火降)의 뜻 수승화강은 일반적으로는 ‘차가운 기운을 올라가게 하고 뜨거운 기운은 내려가게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라는 한의학 원리 가운데 하나다. '물은 위로, 불은 아래로'라는 의미는 본래 음양오행설에서 나온 용어이다. 우주에서 물(만물의 근원)은 수증기(기화(氣化)되어)가 되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나라의 경우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분기점이 있다. 여름 장마를 그 분기점으로 볼 수 있는데, 장마 이전에는 봄기운이 남아 아침, 저녁에 서늘함도 있고, 시원한 바람도 있는 쾌청한 날씨인데 장마가 지나면서 완전히 달라진다. 보통 6월 말 무렵을 장마 시점으로 보고 있으며 장마가 지나가면 본격적인 여름 날씨가 시작되는데 올해는 장마가 조금 오래 진행되어 7월 중순 이후부터 불볕더위가 시작되었다. 장마부터는 날도 덥고 습해지면서 우리 몸도 더위에 힘들지만 덥고 습한 환경 때문에 음식물의 부패 속도가 높아져 음식이 쉽게 상할 수 있는 것이 문제가 된다. 요즘에야 냉장보관을 할 수 있어서 어느 정도 극복했지만, 예전에는 음식물의 관리가 온전하지 않아 장염과 식중독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따라서 최근에는 장염이나 식중독 발생이 거의 없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올여름에는 이러한 기대를 배반하고 있다. 그간 코로나19도 잠잠했든 것으로 인식되든 온갖 바이러스가 퍼져 거의 전 국민이 감기에 노출된 듯한 힘겨운 봄을 보내게 되었다. 감기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대하면서 봄이 빨리 지나 더운 여름이 되어 바이러스가 잠잠해지면 낫겠지 하는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나라에 통용되는 여러 가지 건강 상식에서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한의사의 입장을 떠나 일반인으로 이를 보면 그저 하는 말 정도가 된다. 그러나 수면의 세계를 깊이 이해하다 보면 잠은 보약 정도가 아니라 “보약의 할아버지”라 해도 부족할 정도로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깊은 숙면이 취한다면 사시사철 보약을 먹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는 것인데 수면이 얇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까닭으로 잠을 자기가 어렵다. 이를 계절과 연관하여 관찰하면 겨울에는 추위가 몸을 긴장시켜 잠을 자지 못하고, 여름에는 더워서 체온을 방출하지 못하여 잠을 자지 못하고, 봄과 가을에는 일교차가 커 잠을 자지 못하게 된다. 결국 잠을 깊게 자는 사람들에게는 이해받지 못하는 다양한 핑곗거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올해의 더위는 비교적 무난한 상황으로 보이나 늦은 장마와 더불어 더위가 오래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곧 장마 이후 높은 습도와 폭염으로 체온조절에 미흡하고 수면이 불안정한 이들에겐 수면장애와 더위에 의한 피로의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올여름은 엘니뇨현상의 영향으로 한증막 열기 같은 습한 무더위가 자주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존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나라의 음식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밥과 반찬으로 이루어진 밥상 문화라는 점과 국물음식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우월한 몇 가지 점이 있다. 하나는 음식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반찬을 먹기 때문에 따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저절로 균형을 맞춘 영양 공급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국이나 찌개도 주재료와 부재료인 양념을 통해 영양의 균형을 어느 정도 이루고 있다. 다른 하나는 같이 식사하는 구성원들의 식성(食性)의 차이를 저절로 매울 수 있는 것이다. 곧 다양한 반찬 가운데 각자 좋아하는 반찬을 먹음으로써 식성의 차이로 인한 음식섭취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균형을 어느 정도 매울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남녀노소의 대가족 문화에서 밥상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발전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것은 입맛이 없고 소화능력이 떨어져도 어느 정도 음식을 섭취하도록 도와준다. 우리가 여러 가지 이유로 음식을 먹기 어려울 때 음식이 안 먹힌다는 표현을 한다. 음식이 안 먹힌다고 할 때, 밥이나 반찬만 먹으면 음식이 안 넘어갈 수 있는데 이때 국을 말아 먹으면 음식이 넘어가기도 한다. 이를 장점으로 생각하면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나라의 음식 문화의 장점을 이야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식재료의 다양성과 밥상으로 표현되는 다양한 반찬, 김치로 대표되는 풍요로운 푸성귀, 탕과 국으로 대표되는 국물 문화 등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특히 쌀을 주식으로 삼아 온 점에 우리의 선조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어서 단점도 장점만큼이나 존재한다. 음식은 하나의 문화로 대표되는 만큼 영양분 공급 외에 사상과 정서 그리고 역사가 담겨있다. 이러한 바탕 속에 식습관과 식사예절은 먹거리 문화를 완성해 주는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음식들과 식습관, 그리고 음식예절은 수많은 사람이 무수한 세월 속에 정립된 것이기에 대부분 몸과 마음에 이로우며 옳은 방향을 가진다. 또 음식에 대한 문화는 형성되었을 당시의 시대상과 향토색(鄕土色)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시대가 달라지면서 기준이 변하고 값어치가 달라지는 경우가 흔하며 이를 반영하지 않고 그대로 고집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아집이기 때문에 충돌이 일어난다. 이러한 식문화를 바탕으로 환자 진료 중 식생활에서 부딪히는 몇 가지 사항에 관해 이야기해 보기로 한다. 1. 음식을 남기는 것은 죄(罪)다?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건강 문제에 직면하게 된 장부나 조직들을 치료하려 할 때 회복이 더딘 원인은 우리가 잘 알고 있으면서도 도외시한 문제들이다. 그 가운데 하나는 현재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곧 기능이 저하되고 손상을 받고 있더라도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회복할 여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장부의 손상이나 기능저하의 원인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곧 식습관에 의하여 대장이 손상 받았을 때 식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대장은 지속적으로 손상을 받는다. 따라서 완치에 가깝게 잘 치료되었더라도 생활에 변화가 없다면 대장의 손상은 지속될 것이다. 이렇게 대장이라는 장부가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는 먼저 대장에 부담을 주는 생활 속의 문제점을 먼저 해결해서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은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그 이후에 대장의 기능을 방해하는 요소를 정리하는 순서를 밟는 것이 정석이라 할 수 있다. 연후에 대장을 튼튼하게 할 수 있는 다양한 건강법을 실천할 수 있다면 대장의 건강과 더불어 몸의 건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 대장은 맑아야 본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다 대장은 소화기 말단 장부로서 음식을 소화하고 남은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장부조직과 세포는 아직도 밝혀질 것이 더 많은 신비가 있다. 여기에 마음과 정신까지 파고들면 모르는 부분이 더 많은 세계가 우리의 몸과 맘이다. 이러한 장부조직은 각자의 구조와 역할을 가지고 있지다. 지난주에 소화기 장부의 인공지능에 대해 살펴보면서 비위를 맞추는 것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소화기 장부에서 좀 더 독특한 특성이 있는 대장의 인공지능 기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소화기의 말단 장부라는 구조적 특성이 있는 대장 흔히 말단의 서러움 또는 말단의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 곧 대장이 본래 역할을 하려면 대장의 위쪽에 연결된 장부들이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대장에 미즙을 내려보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대장은 선행 장부들이 미흡하게 만들어 내려보냈기 때문에 이루지 못한 역할을 감당해야만 한다. 우리가 음식을 먹게 되면 입에서 분비되는 타액부터 시작해서 식도, 위장, 십이지장, 소장, 대장을 거치는 동안 담즙과 췌액이 분비되면서 소화되고 일부 흡수된 상태로 전달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선행 장부들이 제 기능을 다했을 때 대장이 자기 역할을 온전히 할 수 있게 된다. 곧 대장이 아무리 튼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