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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대장, 인공지능을 가져

대장에서 활동하는 장내세균은 대략 100조 개 존재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98]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장부조직과 세포는 아직도 밝혀질 것이 더 많은 신비가 있다. 여기에 마음과 정신까지 파고들면 모르는 부분이 더 많은 세계가 우리의 몸과 맘이다. 이러한 장부조직은 각자의 구조와 역할을 가지고 있지다. 지난주에 소화기 장부의 인공지능에 대해 살펴보면서 비위를 맞추는 것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소화기 장부에서 좀 더 독특한 특성이 있는 대장의 인공지능 기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소화기의 말단 장부라는 구조적 특성이 있는 대장

 

흔히 말단의 서러움 또는 말단의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 곧 대장이 본래 역할을 하려면 대장의 위쪽에 연결된 장부들이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대장에 미즙을 내려보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대장은 선행 장부들이 미흡하게 만들어 내려보냈기 때문에 이루지 못한 역할을 감당해야만 한다.

 

 

우리가 음식을 먹게 되면 입에서 분비되는 타액부터 시작해서 식도, 위장, 십이지장, 소장, 대장을 거치는 동안 담즙과 췌액이 분비되면서 소화되고 일부 흡수된 상태로 전달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선행 장부들이 제 기능을 다했을 때 대장이 자기 역할을 온전히 할 수 있게 된다. 곧 대장이 아무리 튼튼하다 하여도 선행 장부인 위장이나 췌장에서 문제가 있어서 소화되지 못한 음식이 내려오거나 산염기의 불균형 상태로 미즙이 유입되면 대장은 본래 기능을 제대로 못 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장이 튼튼하고 본래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기는 너무나 힘들고 막막하다.

 

두 번째는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자신의 기능을 충실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장은 자신의 구조와 기능 그리고 내 몸의 협조로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환경인 세균의 도움을 받아야 본래의 기능을 충실하게 할 수 있다.

 

한의학의 개념은 우리가 음식을 먹었을 때 스스로 소화 흡수할 수 있는 것은 음식의 겉으로 입에서 소장까지 소화 흡수되고, 음식의 알맹이는 소화 흡수를 못 하여 외부의 도움을 받아 소화 흡수하는데 대장에서 세균이라는 외부 환경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곧 소화하여 음식에서 추출할 수 있는 진액을 흡수하여 내 몸의 중심인 뼈를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장은 말단 장부로서 선행 장부의 영향을 받으면서 한편으로는 선행 장부에 영향을 끼치는 주고받는 관계를 정립해야 하며, 본래 기능만이 아닌 외부의 세균 환경마저 조절하여야 하는 복잡한 장부이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본래의 역할을 하기 위한 다양한 조절장치를 인공지능에 비유하며 그것도 성능이 높은 인공지능이어야 온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보는 것이다.

 

 

2. 대장은 발효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

 

일반적으로 우리 장부조직이 본래의 구조와 기능 속에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며 자신을 위하여 돌아가지만, 대장은 좀 더 독특한 측면이 있다. 곧 대장이 세균이라는 외부 환경의 도움을 받아 발효라는 과정을 통하여 맑고 청정한 진액을 만들어 흡수하고 더불어 음식물 찌꺼기를 깨끗하게 만들어 자연에 환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내 몸만을 위한 장부가 아니라 자연과 함께하기 위한 기능을 가진 장부라는 것이다. 이를 확대해석하면 인간이 자연과 동화할 수 있도록 깨끗이 배설을 므로 자연과 더불어 산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동물의 배변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에 배설하고 배변 속에 있는 미생물에 의하여 분해되어 자연 속으로 녹아들게 된다.

 

따라서 대장의 궁극적인 기능은 내 몸도 깨끗하게 하고 자연도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기능을 스스로 할 수는 없어서 자연에 남아 있는 균의 도움을 받는데 이를 장내세균 혹 유익균총이라고 한다.

 

대장에서 활동하는 장내세균은 대략 500여 종, 100조 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장내세균이 가지고 있는 효소는 우리 몸에 있는 간(Liver)이 가지고 있는 효소보다 많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따라서 장내세균에 의해 만들어지는 물질도 상당히 다양할 것이며 인체에 끼치는 영향 역시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대장에서 만들어져 흡수되는 성분들이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다.

 

이렇게 대장이 맑고 청정한 진액을 만들어 내고 깨끗한 배설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런 기능은 태어나면서부터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출생 뒤 대략 1달 전후에 외부로부터 유입된 세균에 의해 대장 구조의 변화를 거치면서 세균총이 완성된다.

 

이렇게 완성된 장내 세균총은 우리 인체와 서로 공생관계를 이루며 인체의 면역을 자극한다. 장내세균이 장벽을 자극해서 면역계가 면역글로불린 G(IgG), 면역글로불린 A(IgA) 등의 항체를 생산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장내세균은 비타민K의 합성을 돕고, 단백질을 합성하며, 결장의 산성을 증가시켜 칼슘, 마그네슘, 아연의 흡수를 돕는다. 또한 병원성 미생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고 장의 운동성을 증가시키는 등 장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3. 대장은 고도의 인공지능으로 돌아간다

 

① 대장은 마지막으로 깨끗한 똥을 만들어 배출하는 것이 목표

 

이런 대장의 기능을 완수해 내기 위해서는 대장의 의지가 아닌 인간의 의지와 선행 장부의 기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대장은 인간의 정신과 욕구에 따라 대장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요구한다. 이때 인간의 의지가 호응하는 모습으로는, 푸성귀(채소)를 많이 섭취하게 하는 것과 발효음식을 선호하게 하는 방식으로 드러난다. 선행 장부에 대한 피드백으로 대장의 상태에 따라 먹는 양의 증감(增減)이 이루어진다.

 

② 대장은 맑고 청정한 진액을 만들어 흡수

 

대장은 수분과 영양물질을 흡수한다. 따라서 진액이라는 것을 최소화해서 수분이라고 표현하더라도, 대장의 수분 흡수는 인체의 활동에 필요한 수분의 공급과 전해질 균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와는 반대로 대장의 발효환경 균형이 깨지면 탁한 열독이 유입되어 똥의 냄새와 방귀 냄새로 탁한 정도를 유추할 수 있다.

 

대장은 장의 연동으로 배변을 배출한다. 그러기 위해서 대장의 인공지능은 대장의 흡수와 운동성, 발효라는 3박자를 정밀하게 조절한다. 이러한 조절이 균형을 이루면 깨끗한 똥을 일정 시각에 규칙적으로 배출할 수 있지만 이를 조절하지 못하면 변비와 설사를 하게 되고, 배변의 횟수가 불안정해지고, 배변 시기가 불규칙해진다. 이러한 균형이 가장 잘 완성되면 하루에 한 번 황금색의 배변을 잠에서 깬 뒤 배출하게 된다.

 

 

③ 대장의 인공지능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이러한 환경은 먹는 것과 선행 장부의 합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가장 대표적인 대장의 환경 변수로 위산과 췌장의 중탄산염의 산염기 균형이 중요하다. 이는 먹을 수 있는 양과 소화할 수 있는 양의 균형 속에서 이루어지는데 그 기준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으로 소화할 수 있는 양이다. 따라서 산염기 균형이 이루어지면 소화도 잘되었다는 신호이면서 소화기 점막에 모든 부담 없이 발효환경을 도와주지만, 균형이 어긋나면 소화에서부터 시작해서 소대장 흡수와 대장의 발효환경을 흐트러뜨린다.

 

산염기 균형에서 염기성으로 진행되는 모습은 위장에서 위산 분비가 원활하지 못한 상태에서 소화됨으로써 흡수가 잘 안되고 운동성이 떨어져서 변비를 유발하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위산 분비는 과다하고 췌액 분비는 부족한 상태의 산성 미즙이 전달되면 소장과 대장의 점막을 훼손하고, 대장의 유익균을 사멸시켜서 대장의 발효환경을 극도로 악화시키며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유발시킨다.

 

대장의 발효환경을 형성하는 데는 섬유소가 필요하다. 추천하는 섬유소 음식은 시래기다. 발효환경의 중심을 형성하는 섬유소는 한편으로는 장의 운동성을 유도한다.

 

 

대장은 일정한 온도유지가 필요하다. 우리 인체는 항상 일정 온도인 36.5℃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 몸의 말단인 피부와 손발 끝은 외부의 낮은 온도와 접촉하기 때문에 36.5℃를 유지하기 어렵고 유지할 수도 없다. 따라서 말단의 기혈(氣血) 순환은 자연스레 느려지면서 온도가 낮아진다. 어느 분기점을 넘으면 순환이 정체되어 손발이 차가워지는 상황까지 도달한다.

 

우리 몸의 장부에서 심장과 가장 먼 곳의 장부조직은 대장, 그리고 남자의 고환이다. 따라서 이곳 역시 온도가 낮아지기 쉬운 곳이다. 대장의 온도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항문의 체온계가 아니라 아랫배의 차가운 정도, 손발의 차가운 정도와 비례한다고 보고 이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4. 대장의 인공지능이 떨어지면 인체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

 

대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내 몸도 손상을 입게 되지만 자연에도 해를 끼치게 된다. 현대에는 수세식변기를 써서 똥이 물에 씻겨지기 때문에 땅에 스며들어 환원된다는 의미가 퇴색되었지만, 하다못해 독한 가스라도 방출해서 공기를 오염시키고 있지 않은가.

 

내부적으로 대장의 발효 환경이 흐트러지면 탁한 열독이 유입되어 전반적인 기능을 저하한다. 탁한 열독이 몸의 핵심이 되는 뼈를 말리고 뇌와 신경을 손상하며 피부를 거칠고 가렵게 한다. 한편 대장에 존재하는 임파절에 과도한 면역의 부하를 줘서 전체 면역 환경을 열악하게 함으로써 면역력의 저하를 초래한다.

 

대장의 흡수 부조화는 내부적으로는 수분과 비타민의 부족을 초래하고 외부로는 변비와 설사를 유발한다. 우리 몸의 수분 대사를 살펴보면, 먹는 것이 일정할 때 모공과 똥, 오줌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균형을 이룬다. 어느 한 곳이라도 흐트러지면 수분대사의 균형이 깨지고 전해질 불균형이 일어난다. 대장에서 이루어지는 흡수 부조화로 인한 설사는 직접적으로 수분 대사를 흐트러뜨리며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한다.

 

대장의 기능 저하는 말초 순환을 방해하고 말초 순환에 장애가 생기면 대장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곧 대장과 사지 말단의 순환은 서로 주고받는 관계로 선순환과 악순환을 이루게 된다. 대장의 기능이 튼튼하면 대장 자체의 순환도 원활하지만 사지 말단의 순환도 활발해져서 손발에 힘이 생기고 자연스레 활동량이 늘어나고 운동도 열심히 하게 된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사지 말단의 혈액순환이 원활하면 대장의 순환이 덩달아 호전되는 선순환을 이룬다.

 

반대로 대장의 기운이 저하되면 손발에 힘이 없고 조금만 걸어도 힘들거나 아프게 되어 걷지 않으려 하고 운동하지 않으려 한다. 이리하여 사지의 움직임이 적어지면 대장의 순환이 더더욱 느려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