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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서양은 구세주, 우리나라는 미륵불 신앙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17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가 태어난 성탄절 전날입니다. 그런데 이 구세주 신앙이 우리나라에서는 미륵신앙이 됩니다. 미륵불은 석가모니가 열반에 든 뒤 56억 7,000만 년이 지난 미래의 사바세계(중생이 갖가지 고통을 참고 견뎌야 하는 이 세상)에 나타나 중생을 구제한다는 부처님입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 모두 미륵불 신앙과 관련된 기록이 있을 정도였는데 오랫동안 백성들의 희망 신앙으로 받아들여 폭넓게 이어져 왔습니다.

 

그래서 마을 곳곳에 가면 친근한 모습의 돌미륵들을 쉽게 볼 수 있지요. 또한 고려말에는 바닷가 개펄에 향나무를 묻는 매향의식(埋香儀式)이 있었는데 이도 역시 미륵신앙의 하나였습니다. 당시 자주 출몰하던 왜구 때문에 고통받던 백성들이 침향을 정성으로 준비하여 바닷가에 묻고 자신들을 구원해 줄 미륵불이 오시기를 빌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서양에서는 성탄절 신앙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미륵불 신앙으로 많이 닮았습니다.

 

 

“궁예(弓裔)는 호를 미륵불(彌勒佛)이라 하고 금모자를 쓰고 몸에는 네모난 가사를 입으며 큰아들을 청광보살, 막내아들을 신광보살이라 하고 나아갈 때에는 비단으로 장식한 백마를 타되 어린아이 100명이 일산과 향기로운 꽃을 받들고 인도하며 200여 스님이 염불하고 뒤를 따르게 하였다." 이렇게 일제강점기 잡지 《별건곤》 제29호(1930년 6월 1일)에 나온 글을 보면 후삼국시대 태봉의 임금인 궁예는 스스로 미륵불이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