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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977.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붓은?


“네 친구가 서로 어울리되 너만을 임금이라 함은 / 고금의 문장을 너만으로 쓰기 때문이리라. / 출세하고 낙오함도 네 힘에 달렸고 / 영리하고 우둔함도 네 혀끝에 달렸도다.” 김삿갓이 지은 시입니다. 예전 선비의 벗이었던 붓은 보통 짐승 털로 만든 털붓(毛筆)이었지만 그 밖에도 대나무로 만든 대나무붓(竹筆), 볏짚으로 만든 볏짚붓(고필,藁筆), 닭 목의 털로 만드는 닭털붓 같은 것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족제비털로 만든 족제비털붓(黃毛筆, 황서붓/黃鼠筆)이 유명했으며, 중국 문헌에서는 이 붓을 낭미필(狼尾筆)·서랑모필(鼠狼毛筆) 또는 성성모필(猩猩毛筆)이라 했는데, 일찍부터 중국에 수출되었지요. 그밖에 붓을 만드는 털로는 노루 앞가슴 털로 만들어 붓 가운데 가장 부드럽다는 노루털붓(장액필,獐腋筆)을 비롯하여 여우·토끼·이리·사슴·호랑이·산돼지·살쾡이·담비·쥐수염·개·말 등이 다양하게 쓰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역시 양털로 만든 양털붓(羊毫筆)입니다.

옛말에 붓이 제 구실을 하려면 사덕(四德)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덕이란 붓끝이 뾰족할 것(첨:尖), 가지런할 것(제:齊), 둥글게 정리되어 갈라지지 않을 것(원:圓), 튼튼할 것(건:健)을 말하지요. 그러나 글씨를 쓸 때 아무리 붓이 중요하다 해도 “글씨를 잘 쓰고 못 쓰는 것은 손에 달렸다.”(조재삼이 쓴 ≪송남잡지≫)라고 하고, 천하의 명필 추사 김정희가 벼루 열 개와 붓 천 자루를 썼다는 것을 생각하면 글씨를 잘 쓰는 것은 오랜 세월을 갈고 닦은 노력과 글에 임하는 정성의 산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