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건곤 제15호(1928년 8월 1일)에는 “단돈 二十錢 避暑秘法, 記者總出競爭記事”이라는 제목의 글이 보입니다. 불볕 쪼이는 날 점심때가 지나자 “한 사람이 20전씩 가지고 해질 때까지 기막힌 피서를 해볼 것”이란 편집국장이 명령이 내립니다. 영업국 재무 주임은 이에 10전짜리 두 푼씩을 나누어 줍니다. 이에 한 기자는 다음과 같은 피서를 합니다.
“아모리 생각해 보아도 20전 가지고 도라 다니다는 땀밧게 흘릴 것 업겟는지라 집으로 가는 길에 안동 과실뎐에 가서 수박 한 개 쌈싸호듯하야 15전에 하나 사서 가지고 와서 어름 2전 설탕 3전(총합 20전) 사다가 수박 속에 집어 느어서 움물에 띄여 노코 옷 훌훌 벗고 랭수 목욕 한 차레 하고서 등거리 고의만 걸치고 뒷겻 마당에 드러 누으니 아모 딴 생각 업서 진다.”
그런가 하면 다른 기자는 어름 곱게 갈기로 경성에서 이름 난 빙수집에서 빙수를 먹고는 “그 얄밉게까지 달콤한 맛. 그 삿듯한 �원한 맛이 혀끗에서 왼 입안으로 목구녕으로 가슴으로 등덜미까지 배속까지 �원한 뎐긔가 찌르르르 도라가는 것을 분명히 알겟다”라고 말합니다. 또 다른 기자는 달리는 전차 운전수 등 뒤에 타서 바람을 쐰다고 말합니다. 이런 피서야 서민들이 할 수 있는 소박한 피서법이 아니던가요? 이 뜨거운 여름 우리도 이렇게 여름을 나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