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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182. 샘굿 ‘우물치기’로 다시 태어나는 마을우물

   

“뚫으세 뚫으세 펑펑 뚫으세
수정같이 맑은 우물 펑펑 뚫으세
조상대대 자자손손 먹고살고 먹고살고
뚫으세 뚫으세 펑펑 뚫으세”

위 노래는 마을 공동우물에서 우물치기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예전 사람들의 식수원은 우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옛 사람들은 우물을 그저 물을 퍼서 마시는 대상으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고마운 우물에서 물이 잘 나오도록 하고, 물이 맑아서 마을 사람들이 배탈 나지 않고 건강하게 살도록 해달라고 빌기도 한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물치기”입니다.

마을에서는 동제(마을 공동의 제사)를 올리기 사흘 전 마을 공동우물을 찾아가 샘굿을 합니다. 물론 샘굿을 하기 직전에는 우물에 함부로 범접하지 못하도록 금줄을 칩니다. 그리고 우물 속에 빠져버린 끊어진 두레박이라든가 줄 따위를 말끔히 치워내고, 깨끗한 자갈을 다시 깔아 둡니다. 그런 다음 풍물패들이 우물에 다다르면 상쇠가 용왕님께 축문을 외웁니다. 축문을 외우고 난 뒤 노래를 부르고 풍물을 치며, 우물을 몇 바퀴 돕니다.

그러면 이 우물은 신성한 생명수의 원천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때부터는 금줄을 거두고 누구나 우물에서 물을 퍼 갈 수 있습니다. 수돗물을 마셔야 하는 지금 이 물도 믿을 수 없다며 정수기를 들여 놓거나 지리산 골짜기표 물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 우리 어머니들이 퍼다 먹던 우물과 관련한 우물치기는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한 슬기로움이자 물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던 정성이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