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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병장수 기원하는 포도를 먹을까?

[한의학으로 바라본 한식 9]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조선을 건국한 태조가 늙고 병들어 포도를 먹고 싶다고 하니, 세자와 왕자들이 교지를 내려 포도를 구하여 바치니, 임금이 매우 기뻐하여, 10석을 내려 주었다. “임금이 목이 마를 적마다 한두 알씩 먹으니, 이로부터 병이 회복되었다라는 기록이 있다.  

주렁주렁 열린 포도는 풍요의 상징으로, 포도 그림을 집 안에 걸어 두거나, 포도 모양의 장신구를 갖추고 있으면 가문이 번창한다고 여겼다. 그리고 그림을 그릴 때는 포도송이뿐만 아니라 덩굴까지 그렸는데 이는 자손이 만대에 걸쳐 이어지라는 의미이다. 또 포도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 노인들께 드리는 효자 과일로 불린다 

   
▲ 포도향이 솔솔 나는 아름다운 포도 화채

포도는 비타민 B1, B2, C, 철분, 펙틴, 칼륨 등을 함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 중의 하나이다. 포도 특유의 단맛은 포도당과 과당으로서 소화흡수가 빨라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며, 신맛과 떫은맛의 성분인 주석산(Tartaric acid), 사과산(Malic acid), 구연산(Citric acid) 등 다양한 유기산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몸에 쌓인 독을 제거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내려주고, 몸에 좋은 HDL(High Density Lipoprotein-고밀도 지단백질)을 증가시킨다 

포도껍질에는 항암효과가 뛰어난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며, 포도 씨에는 해독·살균 및 항암 효과가 있는 카테킨(Catechin) 성분과 리놀렌산(Linoleic acid), 올레인산(Oleic acid) 등 불포화 지방산이 들어 있다. 이렇게 생리활성이 뛰어난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지만 효과를 기대 하려면, 매일 일정량 이상의 싱싱한 포도, 포도주스, 포도주 등을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포도는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고, 습비(濕痺-습기로 뼈마디가 저리고 쑤시는 병)와 임병(淋病-오줌을 잘 누지 못하고 아픈 병)을 치료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를 돕고, 의지를 강하게 하며, 살찌게 하고, 건강하게 하여 준다. 7~8월이 되면 익는데, 북쪽 지방의 과실 중에 가장 귀하다."라고 하였다.  

또한 "포도나무 뿌리를 달여 마시면 구역질이 멎고, 또한 임산부의 태기(胎氣)가 명치로 치밀 때 마시면 곧 내려간다."라고 했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는 "포도는 힘을 내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하며, 폐를 건강하게 하고, 배고픔을 견디게 하며, 자주 먹으면 늙지 않는다."라고 했다 

   
▲ 건강과 맛 그리고 아름다움을 한꺼번에 <포도떡케잌>

포도주는 포도와 동량의 설탕을 넣고 30일간 1차 발효를 시키고, 껍질을 제거한 후, 액체만 2~3개월간 2차 발효시켜야 풍미가 좋다. 이때 직사광선은 피해야 하며, 용기는 항아리가 좋다. 포도를 끓여 즙을 만들고, 여기에 설탕을 넣고 조려, 포도쨈을 만들거나 젤리를 만들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또 포도껍질째로 끓여 액을 만들고, 여기에 배를 띄우면 보라색이 곱고 포도향이 솔솔 나는 아름다운 포도 화채가 되고, 포도즙에 불린 한천을 넣어 끓여, 모양이 있는 용기에 담아 굳히면, 포도양갱이 된다 

포도즙을 진하게 끓여 준비하였다가, 김밥을 쌀 때 밥에 넣어 비비거나, 백설기 찔 때 쌀가루에 넣어 고루 섞으면 보라색 천연 색소가 된다. 포도는 해산물과 함께 먹기를 꺼리는데, 이는 포도 속의 탄닌(tanin)과 해산물의 칼슘이 결합하면 소화 흡수가 어렵게 되어 건강을 해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연로하신 부모님께 포도를 사다드리면 좋겠지만, 멀리계시면 더운 날씨에 어찌 지내시는지 문안 인사 드려봄이 어떠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