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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예방에도 좋은 사과

[한의학으로 바라본 한식 10]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저녁식사를 마친 주부는 사과를 껍질을 벗기고 조각을 낸 후 접시에 담아 텔레비전 앞에 있는 가족들에게 내놓는다. 식품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동원하여 사과를 만병통치약처럼 소개하고 먹기를 권유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드라마 속에 빠진 남편과 아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포크로 사과 한 조각을 쿡 찍어 입으로 넣을 뿐이다.  

사과의 맛과 향을 음미하고, 사과의 존재, 자연의 경이로움, 농부의 수고에 대하여 전혀 느끼지 못하면서 말이다. 한방에서는 약을 짓고, 달이는 정성은 물론이고 먹는 사람의 정성이 있어야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음식도 마찬가지이다. 사과 하나를 먹더라도 제대로 맛을 느끼고 몸에 들어가 좋은 기능을 내려면 사과와 사람 간에 존재를 인식하고 감사함으로 먹었을때 효과가 있을 것이다. 

   
▲ 사과무 말앵이 무침
사과는 성질, , , 재질, , 품종에 따라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여 세계적으로 700여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생산지로는 충주·예산·대구 등이다. 달면서도 새콤한 맛이 좋아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과일의 으뜸이다. 외국에서는 사과를 '다이어트 과일','청춘과일','지혜의 과일'혹은 '아름다움의 과일'이라고도 한다.  

사과는 주성분은 탄수화물이며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사과산, 레몬산 등의 유기산은 향긋한 향과 청량감을 주며 식이섬유소가 많아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변비에 효과적이다. 또 사과는 케르세틴, 비타민 C, 페놀산과 같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들의 작용으로 유해산소인 유리기로 인한 세포나 조직 손상을 막아준다.  

즉 사과에 많이 들어있는 케르세틴(quercetin)이란 물질은 알츠하이머형 치매나 파킨슨병 등 뇌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데, 케르세틴은 혈장 속의 과산화지질이 증가되는 것을 억제하여 세포의 노화 및 조직손상을 억제하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사과에 들어있는 비타민 C는 강력한 항산화물질로서 유리기(free radicals)로 인한 세포나 조직 손상을 막아준다. 그러므로 항산화 물질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나이가 들면서 떨어지는 학습능력이나 기억력이 올라갈 수 있다. 

'동의보감'을 비롯한 본초서에는 사과를 내자(奈子), 비라, 평파(萍派)등으로 부르고 그 성미(性味)는 서늘하며 달고, 심기를 돕고 중초 비위를 보()하여 식욕부진이나 가슴이 답답할 때 주로 사용하고, 갈증을 멈추어 진액이 생겨나게 하는 작용이 있으며 폐의 진액도 보충해 주므로 마른 기침에도 좋고, 또 술과 함께 먹으면 뼈마디의 통증도 잘 멎게 해 준다고 하였다. 또한 소화를 도와주고 설사를 치료하는 효능이 있어 급·만성 소화불량, 설사를 치료한다고 하였다.  

어린아이가 소화불량일 때는 식후에 사과를 껍질째 매번 먹이면 효과적이고, 경기를 할 때는 사과즙에 꿀을 타서 한 번에 1숟가락씩 자주 먹인다. 설사로 목이 마르고 갈증이 나는 데는 사과즙을 50~100ml씩 먹는다. 사과와 연밥, 고구마와 함께 끓여 먹으면 비장을 건강하게 하고 설사를 멈추게 한다. 사과는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데 등심을 사과주스에 조리면 향긋하고 육질이 부드럽다. 사과 잼을 만들 때 생강즙을 넣으면 감기 예방에 좋은 겨울철 잼이 된다. 얄팍하게 썰어 말린 사과와 무말랭이를 함께 무치면 쫀득하면서 단맛이 나는 별미반찬이 된다. 

사과의 껍질에 펙틴, 비타민C, 케르세틴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수돗물에 5분 정도 담가 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문질러 씻어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사과를 아침에 먹으면 위액분비를 촉진시킴으로써 소화 흡수를 돕고 당은 하루의 에너지원이 되기 때문이다. 사과뿐만 아니라 모든 과일은 아침에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