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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대구 달성군에 육신사(六臣祠)가 자리 잡은 사연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2]

[그린경제/얼레빗=양승국 변호사]  동락골 갔을 때에 성주대교로 낙동강을 건넜는데, ‘육신사(六臣祠)’라는 이정표가 보이더군요. 6명의 신하를 모신 사당? 무언가 틀림없이 사연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뭘까? 예전에는 이런 궁금증을 풀려면 집이나 사무실에 들어와 인터넷을 검색했어야 하는데, 요즈음은 슬기전화(스마트폰)가 있으니 즉석에서 궁금증을 풀 수 있지 않습니까? 

   
▲ 성주대교로 낙동강을 건넜을 때 보인 육신사 팻말

찾아보니 육신사는 사육신을 모시는 사당이었습니다. 사육신을 모신다고? 서울 노량진의 사육신 무덤이 있는 곳에 의절사가 있고, 단종이 죽은 영월에 창절사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지만, 이곳은 과연 사육신과 무슨 관련이 있다고 사육신을 모시는 사당이 있는 것이지? 

여기엔 기막힌 사연이 있습니다. 사육신은 세조가 역적으로 몰아 처형한 신하들 입니다. 옛날에는 역적이라면 3족을 멸하여 그 후손들이 이어지지 못하게 하였지요. 여자들은 노비로 만들었구요. 그런데 사육신중 박팽년만은 유일하게 후손을 이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요? 지금부터 알아봅시다. 

박팽년이 아버지와 아들 모두와 함께 처형될 때, 둘째 며느리 성주 이씨는 임신 중의 몸으로 대구의 관비(官婢)로 끌려왔습니다. 해산날이 다가옵니다. 이럴 때 아들이 태어나면 죽이고 딸이 태어나면 노비로 하겠지요. 그런데 마침 이때 성주 이씨를 따라온 성주 이씨의 여종도 같이 몸을 풉니다. 성주 이씨는 아들을, 여종은 딸을... 

   
▲ 사육신 6분을 모신 대구시 달성군 하빈면 묘리에 있는 "육신사"

이제 성주 이씨의 아들, 그러니까 박팽년의 유일한 후손은 세상의 빛을 보자마자 곧 죽어야만 하는 가련한 운명입니다. 이때 성주 이씨와 여종은 서로의 자식을 바꿔치기합니다. 그리고 여종은 박일산을 데리고 지금 육신사가 있는 묫골마을로 들어옵니다. 이렇게 하여 목숨을 부지한 이가 박팽년의 손자 박일산입니다. 그리고 박일산부터 하여 이곳에 순천 박씨 충정공파가 뿌리를 내리며 살게 된 것이구요. 전 국회의장 박준규씨와 삼성의 고 이병철 회장 부인 박두을씨도 이곳 묫골마을 출신이라는군요.  

세조가 살아 있는 동안 박일산은 노비로 숨죽이며 살았겠지요. 그러다가 성종이 왕이 되고나서 정치 분위기가 바뀌면서 박일산은 비로소 자신의 신분을 밝힐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신분을 찾은 박일산이 제일 먼저 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할아버지 박팽년을 위한 사당을 짓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박일산의 후손들도 당연히 박팽년을 모시는 것에 소홀함이 없었을 테고요. 박일산의 손자 박계창도 그렇게 박팽년을 모셨습니다. 하루는 박계창이 박팽년의 제사를 지내고 잠이 들었는데, 꿈에 사육신이 나타나 박팽년의 사당 앞에서 서성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박계창은 꿈에서 깨어나자마자 사육신이 왜 자기 꿈에 나타났는지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증조부 박팽년뿐만 아니라 다른 사육신도 같이 사당에 모셨습니다. 그리하여 이때부터 박팽년을 모시던 사당은 육신사가 된 것이지요. 

이런 기막힌 사연이 있는 곳이니 당연히 저는 육신사를 가고 싶었으나, 여럿이 같이 하는 일정이 있는지라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육신사에 대한 글도 현장을 방문한 후에 써야 할 것이나, 이런 기막힌 사연은 빨리 제 글로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