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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깨"라니? 한국도로공사 공부 좀 하시지요

[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어제 제2중부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재미나다기 보다 좀 딱한 선간판(입간판)이 눈에 들어와 몇자 적는다. 갓길 공사 중인지 곳곳에 세워둔 선간판에는 "길어깨 없음"이라고 적혀있다.

길어깨?  "갓길"에 대한 웃지 못할 이런 발상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말은 일본말 로카타(路肩,ろかた)에서 온 말이다. 일본국어대사전 《다이지센, 大辞泉》에 보면 “路肩 : 道路の有効幅員の外側の路面” 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번역하면 ‘도로에 유효폭원의 외측 노면’이다. 곧 로카타(路肩)의 한자를 한국음으로 읽어 ‘노견’이라 한 것이다.

   
             제2중부 고속도로 서울행  경기도 광주 초월면 지점

그러나 원래 이것은 영어의 “road shoulder”에서 온 말로 일본사람들이 이를 직역하여 “길어깨”를 뜻하는 한자말이다. ‘노견, 路肩’이 그것이다. 이것을  한국인들이 들여다 줄곧 쓰다가 이제 겨우  '갓길'로 정착 되었나 싶었는데 이 무슨 해괴한 표기란 말인가!

오이코시(추월, 앞지르기로 순화), 가시기리(대절, 전세로 순화) 따위의 일본말이 어디 하나둘이겠느냐만은 제2중부 고속도로 갓길에 세워둔 "길어깨"라는 말이야 말로 "제 것의 본디 뜻을 생각지 않고 무늬만 한글로 바꾸어 쓰는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 인듯 하여 못내 씁쓸하다.

 

   
         제2중부 고속도로 서울행  경기도 광주 초월면 지점

 우리말글 사랑은  '국어학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한국도로공사는 당장 이러한 웃지못할 시대를 역행하는 선간판을 '갓길'로 고쳐 세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