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겨울보다 추운 '입춘 추위' 이윤옥 이제 곧 입춘이니 겨울이 다 갔다고 하던 사람들 입이 얼어붙었다 슬슬 두꺼운 옷을 집어 넣고 조금 가벼운 옷을 입으리라던 기대 마저 쑥 들어가 버렸다 아직 오지 않은 봄을 기다리는 것은 좋다 그렇다고 섣불리 방정을 떨면서 봄을 찬양하지는 말라는 듯 내일은 영하 10도란다 내일은 1월 그 어느날 추위보다 더 춥단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을사년 뱀띠해 설날 아침, 부모님의 위패를 모신 절에서 합동차례를 지낸지 올해로 여섯해째다. "위패(位牌)는 죽은 사람의 이름을 적어 그의 혼을 대신한다는 상징성을 갖는 나무로 만든 조각이다. 종이로 만든 신주(위패)를 지방이라 하고, 나무로 만든 신주를 위패라고 한다. 주로 밤나무로 만들며 주신과 받침대로 되어 있다." -위키사전- 위패가 모셔진 포천에 있는 절을 찾아 가는 길은 간밤의 눈으로 차들이 설설 긴다. 바람도 차고 미끄러운 눈길이지만 살아생전 부모님 모습을 떠올리며 고즈넉한 산사를 찾는 마음은 온통 흰눈처럼 백지다. 모든 사심을 내려놓고 지장전에 모셔진 위패 앞에서 합장하고 서 있는 시간만큼은 정지된 스톱워치처럼 고요하다. 혼자서가 아닌, 그곳에 위패를 모신 많은 가족들과 함께 돌아가신 이들의 명복을 빌고 술잔을 올린다. 그리고 공양간에서 한그릇의 떡국을 맛나게 먹고 절을 나서면서 수정 고드름이 탐스럽게 매달려 있는 전각들을 바라다 본다. 꽤 오래간만에 만난 고드름, 한겨울 추위를 고스란히 머금은 고드름이 녹아 내릴 봄은 먼듯하다. 하지만 처마밑 고드름도 머지 않아 찾아올 봄바람에 스르르 녹아내리지 않을까? 그 봄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 1월 1일부터 오는 12월 14일까지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로 182. ‘수원광교박물관’에서는 광복 8돌 기림 <수원시가 발굴한 13인의 독립운동가>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수원은 3·1만세운동이 가장 격렬하게 일어났던 곳으로 종교인, 농민과 상인들, 학생, 기생까지 전 계층이 만세운동에 참여했다. 또한 학생들과 사회지도층들은 각종 비밀결사 조직을 결성해 식민지배 체제에 끝까지 항거하였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애국지사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아직 그 공적을 인정받지 못한 분이 상당하다. 수원시는 2008년 수원박물관 개관과 함께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수원 기생조합 대표로 만세운동을 펼쳤던 기생 김향화(1897~미상), 학생으로 비밀결사조직을 결성하고, 상해 임시정부에서 활동하려다 체포되어 순국한 이선경(1902~1921)을 발굴해 서훈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8년 수원시정연구원과 함께 수원지역 독립운동가 발굴사업을 진행해 113인의 독립운동가를 찾아냈으며, 그 가운데 11명이 2020년과 2024년에 서훈을 받았다.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 오희옥 지사님,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과 후대의 저희를 위해 노력해 주시고 몸 바쳐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곳에서 부디 편안하시고 행복하시길 빌게요. -이경훈 * 오희옥 애국지사님 덕분에 우리나라가 자유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오희옥 애국지사님을 마음에 새기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김진서 * 나라의 독립을 위해 많은 일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애국지사님을 잊지 않을게요. -지윤영 이 시대의 마지막 여성독립운동가이셨던 오희옥 애국지사께서 영면에 드신 지 66일째 되는 지난 1월 22일(수) 오후,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제2충혼당(616023)에 특별한 사람들이 찾아왔다. 특별한 참배객은 다름 아닌 용인 성지고등학교 역사 교사인 강연수, 이종찬 선생으로 이들은 제자들과 함께 ‘오희옥 지사님 기억 및 추모 배지 제작(일명 오희옥지사 추모 활동 프로젝트)’을 통해 만든 선물을 한 아름 들고 충혼당을 찾은 것이다. “이날 강연수 선생님과 이종찬 선생님은 성지고 1학년 학생들(1~12반) 전원이 지사님께 드리는 추모글과 창의적으로 그린 그림과 배지를 정성껏 만들어 방학임에도 손수 가지고 오셔서 충혼당에 잠들어 계신 어머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인의 사랑을 흠뻑 받고있는 윤동주 시인은 올해, 순국 80주기를 맞이하는 해입니다. 윤동주 시인이 이곳 도쿄의 릿쿄대학(⽴教⼤学)에서 유학한 것은 1942년 일입니다. 이후 교토 도시샤대학(同志社⼤学)에 편입한 뒤 학업을 이어가다 한국어로 시를 쓴다는 이유를 들어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숨진 지 8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윤동주 시인의 시는 일본뿐만 아니라 국경을 넘어 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 올해 윤동주 시인 추도행사에는 특별히 니시하라 렌타(西原廉太) 총장의 강연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는 지난 18일(토),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모임(詩人尹東柱を記念する立教の会)’의 대표 야나기하라 야스코(楊原 泰子) 씨로부터 전해 들은 추도 행사 소식이다. 올해도 빠짐없이 윤동주 시인의 추도 행사가 일본 도쿄 릿쿄대학을 시작으로 열릴 예정이다. 윤동주 시인은 27살의 나이로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1945년 2월 16일 숨졌다. 이번 윤동주 시인 80주기 추도회는 2025년 2월 23일(일), 윤동주 시인이 8달 동안 유학생활을 했던 도쿄 릿쿄대학 교정에서 열린다. 1부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 1월 13일(월)은 만 18살을 맞이한 청년들을 기리는 일본의 '성인의 날(成人の日)' 이었다. 메이지시대 (1868~1912)부터 약 140년 동안 일본에서 성인의 연령은 20살로 민법으로 정해져 있었지만 민법이 개정되면서 2022년 4월 1일부터 성인 연령이 20살에서 18살로 바뀌었다. 따라서 20살 때 치르는 ‘성인식’의 나이도 18살로 낮아졌다. 일본의 ‘성인의 날’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새롭게 성인이 되는 미성년자들이 부모님과 주위의 어른들에게 의지하고 보호받던 시절을 마감하고 이제부터 자신이 어른이 되어 자립심을 갖도록 예복을 갖춰 입고 성인식을 치르는 날”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일본의 성인의 날은 1946년 11월 22일 사이타마현 와라비시(埼玉県 蕨市)에서 연 ‘청년제’가 그 뿌리다. 당시 일본은 패전의 허탈감에 빠져 있었는데 그 무렵 청년들에게 밝은 희망을 주기 위한 행사가 바로 ‘성인의 날’ 시작인 셈이다. 이때 행한 성년식이 성인식의 형태로 발전하여 전국으로 번져 나갔다. 지금도 와라비시에서는 성년식이라는 이름으로 기념식을 열고 있으며 1979년에는 성년식 선포 20돌을 맞아 와라비성지공원 안에 ‘성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갑진년(용띠해)이었다. 대한민국의 갑진년 12월 3일, 평온하던 일상을 깨트리는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지금 나라가 쑥대밭이다. 생애 3번의 비상계엄을 몸소 겪은 세대로서 이번 계엄의 놀라움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런 한 해의 끝에 서니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일본의 연중행사인 12월의 오오소우지(大掃除, 대청소)가 떠오른다. 일본인들은 12월이 되면 집안팎의 묵은 때를 쓸어내고 새해를 맞이하느라 분주한 손놀림을 한다. 평소에도 쓸고 닦기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이지만 특별히 12월의 청소는 전국에서 하나의 ‘연중행사’처럼 행해오는 전통이다. 청소는 집안팎을 쓸고 닦는 행위지만, 요즘은 ‘인종청소’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것도 계엄 하에서 모 인사가 ‘자신이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싹 청소했으면...’이라고 하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을 보고 ‘아, 세상이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 싶은 생각이 든다. 다시 일본의 12월 연중행사로 돌아가자. 집안팎을 깨끗이 마치고 나면 연말에 일본인들은 가족끼리 오손도손 둘러 앉아 도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 해넘이 국수)를 먹는다. 뿐만아니라 집 대문에 시메카자리(注連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내가 서경식 선생과 처음 만난 것은 2022년 3월 5일, 고려박물관에서의 강연회 때였다. 강연 뒤 간담회 시간에 《회상과 대화》라는 책에 사인을 받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뒤 서경식 선생은 고려박물관 이사를 거쳐 공석으로 남아있던 고려박물관의 관장을 맡아 주셨다. 관장 취임 이전인 지난해(2023) 7월 31일(9월 전시를 앞둔 모임)에 실시한 <관동대지진으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과거에 배우고, 미래의 공생사회를 만드는 교육>이라는 특별 전시계획을 앞두고 서경식 선생에게 전시 아이디어에 대한 자문을 구한 적이 있다. 그때 선생은 “‘특별 계획이란 박물관 전체의 목표 가운데 개별 기획전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답이 나오지 않을 때는 그에 대한 생각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논리적ㆍ 이성적으로 발언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는 등의 충실한 조언을 해주셔서 전시 기획에 대한 시야가 확장되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이는 일본의 양심있는 시민단체인 고려박물관에서 펴낸 <고려박물관(高麗博物館)> 회보 제67호(2024.3.1.)에서 츠브라야 메구미(円谷 惠) 씨가
[우리문화신문=시드니 이윤옥 기자] “20세기 건축의 최고봉, 구조 공학과 건축 기술의 성과 면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 이 건축물은 세계적으로 인정할 만한 훌륭한 예술적 기념비자 상징물이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바닷가 경관을 잘 살린 매우 아름다운 건축물이며 세계적 수준의 공연 예술 센터로서의 기능이 뛰어나다. 2007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 대한 찬사는 끝이 없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름난 오페라하우스를 눈앞에 둔 시각은 어제 10일(화) 낮 2시 무렵, 친지 방문차 찾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모처럼 ‘오페라하우스 완전 정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오페라하우스 나이 65살, 내 나이 65살, 우린 동갑내기 친구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오페라가 지금처럼 흔한 장르가 아니던 시절, 호주정부는 1959년, 그저 평범한 항만이었던 시드니항에 오페라하우스 건축물의 첫 삽을 떴다.(공모전 현상 발표는 1957년) 이 건축물을 짓기 위해 호주정부는 ‘국제건축공모전’ 형식으로 전 세계 건축가들에게 문호를 활짝 개방했다. 그 결과 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오페라하우스는 덴마크 출신의 41살인 이외른 오베르그 우촌(‘예른 오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부는 우리 겨레에게 일제의 패망을 예언하고 독립의 희망을 전한 아일랜드 선교사 패트릭 도슨(1999년 애국장), 토마스 다니엘 라이언(1999년 애족장), 어거스틴 스위니(1999년 애족장)를 ‘2024년 12월의 독립운동가’로 뽑았다고 밝혔다. 1930년 후반부터 1940년 중반은 일제의 계속되는 침략전쟁으로 인한 강제 동원과 수탈이 가장 심했으며, 언론을 통제하고 그들의 승전만을 과장 보도하던 시기였다. 아일랜드 골롬반 외방선교회 선교사인 패트릭 도슨(1905년생)과 토마스 다니엘 라이언(1907년생)은 1933년, 어거스틴 스위니(1909년생)는 1935년 내한하여 제주도에서 활동했다. 패트릭 도슨은 1934년부터 제주읍 삼도리에 소재한 천주교성당에서 사제로 활동하면서 ‘손신부’로 불렸다. 그는 1941년 4월, 선교사 집회에서 “일본 신문에 따르면 일본군은 장사까지 진격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으나, 상해의 라디오에서 일본군의 패전을 보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일본 신문 보도는 거짓”라고 한 뒤 “중일전쟁이 장기화한다면 일본은 물자 부족으로 패전한다”라고 말했다. 1934년부터 제주도 서귀포에 있는 천주교성당에서 사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