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침에 일본의 유명한 온천휴양지인 아타미(熱海)에서 가까운 나가이즈미(長泉)에 사는 지인 노리코 씨가 ‘산딸나무꽃’ 사진을 보내주면서 꽃이름을 ‘山法師’라고 적어주었다. 산법사(山法師, 야마보우시)라는 뜻은 법사(法師)가 승(僧=스님)이므로 뜻으로 새겨보면 ‘스님꽃’인 셈이다. 한국어로 산딸나무를 일본에서 스님꽃이라 부르는 까닭은 꽃의 생김새를 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한국의 산딸나무는 ‘산딸기’의 줄인 말로 가을에 새빨간 딸기 모양의 열매를 맺는데서 생겨난 이름이다. 한편, 일본의 경우를 보자. 일본어 이름 ‘산법사(山法師)’가 된 것은 꽃의 가운데를 자세히 살펴보면 콩알만한 크기에 딸기돌기 같은 것이 박혀있는데 이것을 '스님의 민머리'로 보고, 그것을 둘러싼 4장의 하얀 잎을 '스님이 머리에 쓴 흰 두건(을 쓴 법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산딸나무의 경우 한국에서는 넉장의 흰잎 속의 작은 알갱이 모습을 딸기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산딸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은 가을에 새빨간 딸기 모양의 열매가 또 있다. 산딸나무라고 이름 지은 것도 산딸기 모양의 열매 때문인데 그 맛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제(15일)는 교토의 3대 마츠리 가운데 하나인 아오이마츠리 날이다. 아오이마츠리(葵祭)는 고대 한반도와 관련이 있는 마츠리로 가모신사의 마츠리라해서 가모마츠리(賀茂祭)로도 불렸다. 아오이마츠리는 《가모신사유래기》에 따르면 6세기 무렵 긴메이왕(欽明天皇) 시절에 일본 전역에 풍수해가 심각하여 점쟁이에게 점을 쳤는데 가모대신(賀茂大神)이 노한 것으로 나와 그 노여움을 풀기 위한 제례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노여움을 풀기 위한 수단으로 제주(祭主)는 튼튼한 말을 골라 방울을 잔뜩 달고 기수 얼굴에 동물 가면을 씌워 가모신사 주변을 돌면서 성대한 제례(마츠리)의식을 행했다. 일본의 마츠리(祭)는 대부분이 고대에 기원을 둔 것으로 풍수재해 예방, 전염병 확산 금지, 국태민안, 풍작 등의 기원을 담고 있으며 아오이마츠리 역시 풍수재해 예방 기원으로 시작되었다. 1693년까지는 가모마츠리(賀茂祭)로 불리다가 아오이마츠리(葵茂祭)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는데 아오이란 하트모양의 콩잎 같은 풀 잎사귀가 행렬에 참여하는 우마차 장식에 쓰였다고 해서 붙이게 된 이름으로 지금도 행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머리장식에 빠지지 않고 푸른 아오이 이파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오월의 붉은 숨결로 피어난 ‘작약’ - 이윤옥 오월의 꽃 너는 화왕(花王)의 곁을 지키는 화상(花相)의 기개로 꺾이지 않는 지조를 품고 송이송이 피어났구나 일제가 민족의 정기를 끊으려 철길로 마당을 가른 안동 임청각의 서글픈 담장 너머로 기어이 고개 내밀어 붉게 터지는 저 꽃망울을 보아라 그것은 가산을 모두 바치고 만주로 떠난 열사들의 지조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아낌없이 흘린 숭고한 피다 어디 그뿐이랴! 뜨거운 영혼의 핏빛 꽃은 의성 땅 골짜기마다 깊게 스며들어 <작약에서 피어나는 의로운 향기>로 오늘날 다시 피어났도다 영종도 앞바다 ‘물치도’의 서러운 이름 ‘작약도’ 백 년의 세월 동안 ‘작약도’라 불린 그 섬의 이름은 또 어떠하냐! 그러나 보아라 마침내 제 이름을 찾은 푸른 바다 위로 독립의 제단에 바쳐진 붉은 영혼들이 오월의 바람을 타고 찬란한 꽃잎 되어 흩날리고 있지 않느냐! <작약꽃에 담긴 역사와 독립운동의 발자취> * 모란이 화상(花相)으로 불리는 까닭 역사적으로 궁궐과 사대부가는 모란을 꽃의 왕인 '화왕(花王)'으로, 작약은 임금을 보필하는 정승이라는 뜻의 '화상(花相)'으로 불렀다. 나라가 위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이리스(Iris, 붓꽃)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늘 아침 일산호수공원을 산책하는 길에 마주한 노란 붓꽃과 보라 붓꽃은 따스한 햇살을 머금고 활짝 미소를 던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 꽃을 두고 한국의 창포와 서양의 붓꽃이 어떻게 다른가를 논하며 누리어울림마당(SNS)를 달구지만, 나는 이 꽃의 영어 이름인 ‘아이리스’를 대할 때면 서른여섯의 나이로 짧은 삶을 마감한 중국 작가 아이리스 장(Iris Chang, 장춘루, )이 떠오른다. 그녀는 인류사의 가장 참혹한 비극 가운데 하나인 난징대학살(1937년 12월~1938년 1월)의 진실을 전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잔학상을 파헤치기 위해 생명의 위협과 정신적 고통을 무릅썼던 그녀의 저서 《난징의 강간(The Rape of Nanking: The Forgotten Holocaust of World War II)》은 역사의 양심을 깨우는 기록이 되었다. 하지만 너무나 깊은 어둠을 목격한 탓일까, 그녀는 2004년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삶을 마감하며 역사의 별이 되었다. 내가 아이리스 장이라는 이름을 가슴에 깊이 새기게 된 것은 특별한 사연이 있다. 여성 독립운동가 오정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화려한 수국꽃이 활짝 피었다. 진분홍, 연보라, 푸른빛, 베이지...그 빛깔을 문자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다양하고 오묘하다. 특히 수국은 토양의 산성도(pH)에 따라 같은 수국이라도 색을 달리한다니 흥미롭다. 토양에 따라 달라진다고는 해도 요즘은 수국 말고도 장미꽃 역시 푸른색이 나올 정도로 그 빛깔이 다양하다. 그만큼 식물의 세계에도 과학이 접목되어 빛깔이나 크기, 꽃피는 시기등등 다양한 기능을 선사하고 있다. 수국꽃을 보니 예전에 절에서 보았던 목수국이 생각난다. 요즘 보는 형형색색의 수국이 아니라 커다란 나무에 옅은 베이지색의 수국꽃이 탐스럽게 피어있던 것이다. 이를 불두화(佛頭花, 불상의 머리를 닮은)라고 불렀다. 특히 불두화는 씨를 맺지 않는 특징을 보여 세속의 번뇌를 끊고 수행하는 스님들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절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는 말도 전한다. 불두화가 소박한 색이라면 수국은 화려하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한국의 여러 정원(사설 정원 포함)에 가보면 수국꽃을 많이 심어 '수국축제'를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일본 체재 시절, 장마철 전에 피어나던 아름다운 수국꽃이 지금도 생각난다. 일본말로는 아지사이(한자로는 자양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부(장관 권오을)는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한 보상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6일(수)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법률 개정안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2,300여 명의 후손들이 새롭게 보상금을 받게 될 전망이다. 1973년부터 현재까지 독립유공자의 유족은 배우자․자녀까지 보상을 받되, 독립유공자가 광복 이전에 사망한 경우에만 손자녀 1인에게 보상금을 지급하였다. 이 때문에 독립유공자가 광복 이후 세상을 뜬 때는 손자녀가 보상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등 수급권에 차별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 독립유공자법 개정에 따라 독립유공자의 사망시점에 따른 손자녀 간 보상금 수급권 차이를 폐지, 사망시점과 상관없이 손자녀에게 보상금이 지급된다. 또한, 독립유공자의 자녀가 보상금을 받지 못하고 사망하면 독립유공자와 가장 가까운 직계비속 1인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포상된 독립유공자의 경우는 보상이 유족 1대(代)에 그치게 되어 국가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이번 개정안에는 보상금을 처음 수급한 유족이 손자녀 이하 직계비속인 경우에도 그 자녀 대(代)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산과 들의 신록이 그 어떤 꽃보다도 아름다운 계절이다. 일본도 그렇다. 이러한 신록의 계절에 알록달록한 모형 잉어가 펄럭이는 장관과 마주친다면 어떨까? 이것이 이 계절에 일본에서 볼 수 있는 ‘고이노보리 (鯉のぼり)’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아하 그 계절이구나’라고 하겠지만 이러한 일본의 관습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신기한 모습’ 일 것이다. 5월 5일은 한국에서는 어린이날이다. 일본도 어린이 날이라고 해서 (고도모노히 , 子供の日)’라고는 하지만 일본은 이날을 ‘탄고노셋쿠 (端午の節句 )’라고 해서 ‘남자 아이들의 성장’을 축하하는 풍습이 있다.(여자아이들은 3월 3일의 히나마츠리가 있다) 이날은 형형색색의 모형 잉어를 띄우는데 이를 ‘고이노보리’라고 한다. 고이는 잉어요, 노보리는 띄우다, 위로 올리다라는 뜻으로 예전에는 남자 아이가 있는 집 앞에 긴 장대 끝에 모형잉어를 매달아 놓았다. 그러나 도회지 아파트 등에 사는 생활에서는 모형 잉어 장식을 하기 어렵다. 그래도 가끔은 집앞에 장식을 하는 집도 있다. 그럼 왜 모형 잉어를 뛰우나? 중국 《후한서 (後漢書)》에 보면 황하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 용(龍)이라 불리는 폭포가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금릉해변 돌담에 피어난 '송악' 비양도 너머로 해가 몸을 낮추면 금릉의 바다는 은빛 비늘을 털어내고 즈믄 해를 견딘 검은 현무암 돌담 위로 초록의 파도가 다시 일렁인다. 뿌리 내릴 흙 한 줌 없는 마른 돌 틈에 가녀린 손가락을 집어넣고 거친 바닷바람이 뺨을 때릴 때마다 더 짙은 초록으로 몸을 불린다. 사람들은 너를 두고 기어가는 식물이라 하지만 너는 바위를 끌어안고 일어서는 자, 모진 염분과 뙤약볕을 제 안으로 삭여내어 기어이 돌담 끝에 고요한 깃발을 꽂는다. 파도는 밀려왔다 이내 돌아가지만 너는 한 번 잡은 인연의 손을 놓지 않고 겨울에도 죽지 않는 상록의 마음으로 차가운 돌의 가슴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오늘도 금릉의 돌담은 너와 함께 숨을 쉬고 뿌리 깊은 집념은 잎사귀마다 반짝이며 세상의 모든 벽은 기어오를 수 있는 길이 된다고 바다를 향해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고 있다. -한꽃 시, 금릉해변 돌담에 피어난 '송악' -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팝 나무, 그 하얀 허기 오월의 뙤약볕이 가지 끝에 걸리면메마른 나무는 기어이 꽃을 터뜨린다.푸른 잎사귀 사이사이로고봉밥처럼 소복이 쌓인 하얀 이팝. 어느 배고픈 시절의 어머니가자식 입에 넣어주지 못한 쌀밥이저리도 눈부시게 피어난 것인가. 바람이 불 때마다 쏟아지는 꽃비는누군가의 든든한 한 끼가 되고 싶은 간절함이다. 길가에 늘어선 나무들이 밥상을 차린다.눈 시리게 하얀 꽃송이들 위로오월의 하늘이 뜸을 들이며 내려앉는다.저 풍성한 꽃 무더기가 다 지고 나면우리 마음의 허기도 조금은 가라앉을 것 같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춘천시립국악단(예술감독 이유라)은 오는 4월 30일(목) 저녁 7시 30분,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제9회 정기공연 민요뮤지컬 <윤희순은 살아있다>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춘천의 의병장이자 대한민국 첫 여성 의병장으로 기록된 ‘윤희순’의 불꽃 같은 생애를 민요와 뮤지컬 형식을 결합해 풀어낸 창작 국악 공연이다. 공연은 윤희순 의사가 남긴 회고록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이유라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김학재 작가 겸 연출이 대본과 연출을 맡아, 평범한 아녀자에서 항일 투쟁의 선봉에 서기까지, 그녀가 겪었던 고뇌와 결단을 극적으로 그려낸다.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춘천시립국악단 단원들의 일품 연기와 구성진 가락으로 관객들이 그녀의 삶 속으로 깊이 몰입하게 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백미는 윤희순 의사가 직접 만들어 전파했던 ‘안사람 의병가’다. 당시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나라 구하는 데 남녀가 따로 없다”라며 여성을 의병 활동의 주역으로 이끌었던 그녀의 외침이 웅장한 국악 선율과 함께 울려 퍼진다. 가슴을 울리는 민요와 역동적인 퍼포먼스는 관객들에게 묵직한 전율과 감동을 선사하며,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