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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길눈

 

  

            눈 오면 아득 옛날 아빠는 눈 얘기

            울 믿고장 섣달에 길눈 쌓면

            오는 해 온것 피어나 여름이 좋다들
 

      
       * 길눈 : 어른 한 사람의 키만큼 쌓인 눈
       * 쌓면 : 쌓이면        
       * 온 것 : 온갖 풀나무와 곡식들(‘온’은 백)

돌아가신 우리 아버님은 젊으신 때 영남, 호남은 물론 저 서북, 관동까지도 돌아다니신 얘기를 어린 우리들에게 흥이 돋으시면 자랑삼으시어 해 주셨다. 그 속에 눈 이야기도 많이 해 주셨는데 “눈은 곡식들의 거름이 된다.”고들 많이 말씀 해 주신 기억이 났다. 얼핏 보기에 좋은 숫눈은 숫처녀 같이 예뻐 볼만한 자연 풍경이지만 한편 그 무게가 엄청나 지붕이 빠질 때가 적지 않다 한다. 그러나 눈은 논밭의 좋은 거름이 되니 눈이 안 오면 농민들은 걱정거리가 된다고들 했다 한다.

(참고 문헌: 김영조 지음 《하루하루가 잔치로세》  2011. 인물과 사상사)

 

   
▲ 전주 한옥마을의 눈온 풍경(공영춘 기자)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