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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연의 이육사 시화] 서울

[한국문화신문=마완근 기자]

 


                                            
서  울 

                                                             이육사(李陸史)  

어떤 시골이라도 어린애들은 있어 고놈들 꿈결조차
잊지 못할 자랑 속에 피여나 황홀하기 장미(薔薇)빛 바다였다.  

밤마다 야광충(夜光蟲)들의 고흔 불아래 모혀서
영화로운 잔체와 쉴새없는 해조(諧調)에 따라 푸른 하늘을 꾀했다는 이애기. 

왼 누리의 심장을 거기에 느껴 보겠다고 모든 길과길들
피줄같이 얼클여서 역()마다 느름나무가 늘어서고 
 

긴 세월이 맴도는 그판에 고초먹고 뱅뱅 찔레먹고
뱅 너머지면 맘모스의 해골(骸骨)처럼 흐르는 인광(憐光) 길다랗게.
 

 개아미 마치 개아미다 젊은놈들 겁이 잔뜩나 참아 참아하는 마음은 널 원망에 비겨 잊을 것이었다 깍쟁이. 

언제나 여름이 오면 황혼의 이뿔따귀 저뿔따귀에 한 줄씩 걸처매고 짐짓 창공에 노려대는 거미집이다 령비인.  

제발 바람이 세차게 불거든 케케묵은 몬지를 눈보래만냥 날러라 녹아 나리면 개천에 고놈 살무사들 승천을 할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