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 민사령 개정에 의한 조선 사람의 씨 제도는 드디어 명 11일 빛나는 황기 2,600년의 기원가절을 기약하고 시행을 보게 되었다. 조선 민중의 열렬한 요망에 맞추어 원대한 이상으로써 제정된 이 제도를 시행함에 있어서 총독부에서는 법무국을 중심으로 하여 각지 약 60개 소에서 협의회를 열고 호적 사무에 관한 부군읍면의 끝까지 취지가 철저하게 인식되었으므로 일반 민중의 씨 창설 계출에 대한 준비는 조금도 유감스러운 점이 없이 준비되어 있다.” 이는 조선일보 1940년 2월 11일 치 기사로 이날부터 “창씨개명”을 시작한다는 얘기입니다. 일제는 1930년대 후반 들어 강력한 민족말살정책과 황민화(皇民化)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그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가 1939년 12월 공포된 ‘창씨개명령’입니다. 조선의 성 대신 일본식 씨를 만들고 이름을 다시 짓도록 강요하는 법령이었지요. 일제는 창씨개명을 하지 않는 이들은 불령선인(不逞鮮人) 곧 불온하고 불량한 조선 사람이라 하여 각종 불이익을 주었습니다. 자녀 학교 입학 불허, 관리 채용 차별은 물론 식량 배급에서 제외하는가 하면 심지어 우편물도 배달하지 않았지요. 이 때문에 주어진 기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성주 법수사터 삼층석탑 - 이 달 균 는개비에 마음 젖고, 진눈깨비에 옷 젖어도 울지마라 저만치 눈먼 세월이 간다 석탑은 보고도 못 본 척 바보가 되라 일러준다 울지마라 떠났다고 아주 떠난 것이더냐 품었다고 언제까지 내 것이다 우길 건가 절간은 자취 없으나 그 바람비 여전하다 가야산국립공원은 경남 합천군, 거창군, 경북 성주군에 걸쳐 경상남북도의 도계를 이루는 영산이다. 주봉인 상왕봉(1,450m)과 그 주변에 두리봉, 깃대봉, 단지봉 등 해발 1,000m 이상의 봉우리들이 둘러 서 있다. 그런 만큼 불교의 대명지로 이름나 있다. 법수사는 이미 폐사가 되었고, 해인사가 워낙 유명한 탓에 이 절터는 물론 석탑을 보러 오는 이도 거의 없다. 가람 흔적은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산을 배경으로 쌓아올린 석축단을 보면 한때 1,000칸이 넘는 건물에 100여 암자를 거느린, 신라 애장왕이 심혈을 기울여 지은 큰 절이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석탑은 무기교의 기교를 보는 듯 고졸한 기품이 돋보인다. 는개비 오는 날 시나브로 옷은 젖어도 상처 입은 마음 달래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보라.(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예전 한자로 쓴 현판들을 보면 모두 글씨가 오른쪽부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한자의 경우오른쪽부터 쓰기 때문이지요. 그런 예로 경복궁 근정전과 창덕궁 인정전 현판도 역시 오른쪽부터 썼습니다. 그런데 한양 성곽 4대문의 하나인 숙정문과 4소문의 하나인 혜화문은 왼쪽부터 썼습니다. 한양 성곽나들이를 하면서 꼼꼼히 살펴본 이들은 이에 대해 의문을 던집니다. 1396년 완공된 숙정문이나 혜화문의 현판은 당연히 오른쪽부터 썼을 겁니다. 원래 문화재 복원은 원형대로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숙정문은 1976년, 혜화문은 1992년 복원하면서 현판도 새로 만들어 달았는데 그때 복원의 주체들과 현판을 만들었던 장인들이 원형대로 복원한 것이 아니라 현대에 맞춰 왼쪽부터 쓰기로 했다고 전합니다. 한편, 광화문 현판은 상징성을 고려해서 한글로 달자며 한글단체가 강력히 주장했는데도, 문화재청은 굳이 원형대로를 고집하며 한자로 써 달았습니다. 지난 1월 13일부터 14일까지 한글문화연대의 의뢰를 받아 리얼미터가 전국 19살 이상 1,0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0.6%가 ‘한국을 대표하는 곳이니 한글 현판을 달아야 한다’라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송인호)은 주한 이스라엘대사(대사 하임 호센)와 함께 국제 홀로코스트 추모의 날을 맞이하여 ‘아우슈비츠 앨범 : 아우슈비츠 지구의 한 장소(The Auschwitz Album : Auschwitz A Place On Earth)’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1. 29.(수) 19시에 개막했다. 전시는 오는 3월 22일(일)까지연다. 홀로코스트(또는 쇼아 SHOAH - 히브리어로 ‘대재앙’을 뜻함)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을 비롯한 슬라브족, 집시, 동성애자, 장애인, 정치범 등 약 1천만 명의 사람을 학살한 사건을 일컫는다. 사망자 가운데 유대인은 약 6백만 명으로 당시 유럽에 거주하던 유대인의 약 60%가 희생되었다. 유엔은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가 해방된 1945년 1월 27일을 기념하기 위해 2005년 유엔 총회에서 이날을 ‘국제 홀로코스트 추모의 날’로 지정하였다. 이번 전시는 이스라엘 야드 바쉠 박물관(Yad Vashem - The World Holocaust Remembrance Center)에 소장되어 있는 “아우슈비츠 앨범”을 통해 20세기 최대의 대학살로 꼽히는 홀로코스트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국내 한국어교원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배움이음터*」를 연다. 「찾아가는 배움이음터」는 전국 시도 교육청,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대학 한국어 교육 기관을 대상으로 기관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맞춤형 연수를 제공한다. 연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한국어교원의 전문 역량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배움이음터’는 배움을 가르침으로 이어나가는 교육의 터전이라는 뜻 이번 「찾아가는 배움이음터」는 기관별로 맞춤형 연수를 제공하기 위해 신청 기관에 따라 교육 내용을 다르게 구성할 계획이다. 시도 교육청 대상 연수에서는 『표준 한국어』 교재의 활용을,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대상 연수에서는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한국어』 교재의 활용을 중심으로 교육 내용이 구성된다. 이밖에도 기관의 요청에 따라 주제 특강도 제공된다. 참가 신청은 1월 23(목)부터 2월 17일(월) 17시까지 할 수 있으며, 참가 신청서는 공문으로 제출하여야 한다. 심사를 거쳐 뽑힌 16개 기관을 대상으로 4~10월(기관 희망 날짜에 개최 예정)에 걸쳐 「찾아가는 배움이음터」를 열 예정이다. 자세한 기관별 모집 공고와 참가 신청서는 국립국어원 누리집(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내일은 우리 겨레 또 하나의 명절 정월대보름입니다. 정월대보름엔 초저녁 뒷동산에 올라가서 달맞이를 하는데, 떠오르는 달의 모양, 크기, 출렁거림, 높낮이 등으로 한해 농사를 점치기도 했습니다. 또 대보름날 밤 달집태우기도 하는데, 짚이나 솔가지 등을 모아 언덕이나 산 위에 쌓아 놓은 다음 소원을 쓴 종이를 매달고, 보름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 불을 지릅니다. 피어오르는 연기와 더불어 달맞이를 하고, 쥐불놀이와 더불어 이웃마을과 횃불싸움을 하기도 하지요. 정월 대보름의 세시풍속 가운데 ‘월견상극(月犬相剋)’이란 것이 있었습니다. 이는 달과 개는 상극이란 생각에서 나온 것인데 정월 대보름날에 개에게 온종일 밥을 주지 않거나 혹은 저녁밥 한 끼만 주지 않습니다. 개에게 밥을 먹이면 달의 정기를 먹게 되는 것으로 생각했지요. 여자의 본질인 음력의 에너지원은 달이어서 개에게 밥을 주는 여자는 개에게 자기의 음력을 도둑질시키는 것으로 본 때문입니다. 월식도 옛사람들은 개가 먹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요. 또 다른 대보름 풍속으로 “개보름쇠기”도 있습니다. 조선 후기 유득공(柳得恭)[1749~1807]이 펴낸 《경도잡지(京都雜志)》에, “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소속 기관인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2월 5일(수)에 ‘지역어 종합 정보 누리집’(http://dialect.korean.go.kr)을 공개한다. 국어원은 2004년부터 사라져 가는 지역의 언어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전국의 사투리를 조사해 왔다. 이제 그동안의 조사 결과를 정리하여, 국민이 지역어 정보를 쉽게 찾아보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어 종합 정보 누리집(이하 ’누리집‘)’을 개통했다. 소멸 위기의 지역어 조사에 17년의 시간과 251명의 말품 들어 사투리는 삶의 현장에서 사용하는 말로, 그 지역 고유의 역사와 전통, 문화가 반영되어 있는 소중한 문화 자원이지만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가고 있다. 2015년에 실시한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지역어 사용 비중이 2010년에서 2015년 사이에 7%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원은 소멸 위기의 지역어 보존을 위해 2004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 131개 시군에서 전통적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80대 이상 제보자를 대상으로 지역어 음성을 채록하였으며, 2020년에는 남은 19개 시군을 조사함으로써 1단계 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정월대보름 풍속으로 풍년을 기원하는 ‘지신밟기’가 있는데, 지신밟기는 설날부터 대보름 무렵에 마을의 풍물패가 집집이 돌며 흥겹게 놀아주고, 복을 빌어 줍니다. 곳에 따라서 마당밟기, 귀신이 나오지 못하도록 밟는 매귀(埋鬼), 동네에서 쓸 공동경비를 여러 사람이 다니면서 풍물을 치고 재주를 부리며 돈이나 곡식을 구하는 걸립(乞粒)이라고도 합니다. 또 정월대보름 풍속으로 ‘볏가릿대 세우기’, ‘복토 훔치기’, ‘용알 뜨기’ 따위도 있습니다. 먼저 볏가릿대 세우기는 보름 전날 짚을 묶어서 깃대 모양으로 만들고 그 안에 벼, 기장, 피, 조의 이삭을 넣어 싸고, 목화도 장대 끝에 매달아 이를 집 곁에 세워 풍년을 기원하는 풍속입니다. 또 복토 훔치기는 부잣집의 흙을 몰래 훔쳐다 자기 집의 부뚜막에 발라 복을 기원하는 것이고, 용알 뜨기는 대보름날 새벽에 제일 먼저 우물물을 길어와 풍년과 운수대통하기를 기원하는 풍속이지요. 그밖에 대보름날은 점치는 풍속이 많습니다. 이 가운데 사발점은 대보름날 밤에 사발에 재를 담고, 그 위에 여러 가지 곡식의 씨앗을 담아 지붕 위에 올려놓은 다음, 이튿날 아침 씨앗들이 남아 있으면 풍년이 되고, 날아갔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는 8일 토요일은 우리 겨레의 명절 정월대보름입니다. 이날 하늘에는 보름달이 휘영청 떠오르지요. 조선 후기 문신 홍석모가 연중행사와 풍속들을 정리하고 설명한 풍속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보면 '초저녁에 횃불을 들고 높은 곳에 올라 달맞이하는 것을 ‘망월(望月)’ 곧 달마중이라 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에게 행운이 온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나 뒷동산에 올라 떠오르는 보름달을 맞이하는 것이 정월대보름에 할 일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대보름날 아침 일찍 일어나면 '부럼 깬다' 하여 밤, 호두, 땅콩, 잣, 은행 등 견과류를 깨물며 한해 열두 달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빕니다. 또 부럼을 깨물 때 나는 소리에 잡귀가 달아나고 이빨에 자극을 주어 건강해진다고 생각했지요. 또 아침 일찍 일어나 사람을 보면 상대방 이름을 부르는데 이때 상대방이 대답하면 '내 더위 사가라!'고 하는데, 이름을 불린 사람이 그걸 알면 “먼저 더위!”를 외칩니다. 이렇게 더위를 팔면 그해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재미난 믿음이 있었습니다. 또 대보름날엔 세 집 이상의 성이 다른 사람 집의 밥을 먹어야 그해 운이 좋다고 하며, 평상시에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겨울 속에서 봄을 보려면 신도 경건하게 무릎 꿇어야 하리라 내 사는 은현리서 제일 먼저 피는 꽃 대한과 입춘 사이 봄까치꽃 피어 가난한 시인은 무릎 꿇고 꽃을 영접한다 오늘은 24절기가 시작되고 봄을 맞이하는 입춘(立春)입니다. 입춘 무렵의 대표적인 세시풍속으로는 봄이 온 것을 기리어 축원하는 입춘축(立春祝)을 집 대문이나 대들보ㆍ천장 따위에 붙이는 것입니다. 입춘축을 다른 말로는 춘축(春祝), 입춘첩(立春帖), 입춘방(立春榜), 춘련(春聯), 문대(門對), 춘첩자(春帖子), 춘방(春榜), 대련(對聯), 춘첩(春帖)이라고도 하지요. 입춘축 가운데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으로 “입춘이 되니 크게 길 할 것이요, 만 가지 일들이 형통하라.”라는 뜻이 담겨 있지요. 그밖에 쓰는 말로는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로 ”산처럼 오래 살고 바다처럼 부자가 되어라.“, ”소지황금출 개문만복래(掃地黃金出 開門萬福來) 곧 “마당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온다.”라는 것도 있는데 온갖 좋은 말은 다 가져다 붙여놓습니다. 그런가 하면 조선시대 천문ㆍ지리ㆍ날씨를 맡아 보던 관청인 관상감(觀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