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프로그레시브 락 밴드(기존 락 음악에 복잡하고 화려한 화성을 도입한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 ‘동양고주파’는 정규 음반 ‘곡면’을 9월 30일 발매했다. ‘동양고주파’ 밴드는 양금(윤은화), 베이스(최우영), 퍼커션(장도혁)이라는 동서양 악기의 독특한 조합으로 동양적이면서도 강렬한 사운드로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밴드다. 이번 음반은 작년 10월 발매된 EP앨범(싱글음반보다는 좀 길고 정규음반보다는 짧은 음반) ‘틈’에 이어서 발매된 첫 번째 정규음반으로 ‘파도’, ‘은하’, ‘터널’ 등 모두 14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번 음반 발매에 맞춰 10월 5일 플랫폼창동61에서 단독 음반 발매 공개행사(쇼케이스)를 가질 예정인 동양고주파는 올해 8월 국립국악원의 ‘우면산 별밤축제’와 플랫폼창동61의 ‘악가무’ 등에서도 화려한 무대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국악계의 촉망 받는 밴드다. 또, 이들은 곧이어 10월 7일 남산국악당에서 펼쳐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외지원 공개행사인 ‘서울아트마켓’에서도 해외 델리게이터(축제 및 마켓 감독)들과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공개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작년 EP 앨범 발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심동섭, 이하 박물관)은 제573돌 한글날과 박물관 개관 5돌을 맞이하여 10월 5일(토)부터 9일(수)까지(5일 동안) 한글을 읽고, 쓰는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2019 한글가족축제’를 연다. 한글날, 가족과 함께 작년에 이어 ‘한글날, 가족과 함께’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한글가족축제는 행사기간이 5일이나 되어 많은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축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야외마당 체험행사, 전시연계 특별해설ㆍ행사, 그리고 공연ㆍ강연 등으로 구성하였다. 온 가족이 함께 하는 다채로운 한글 체험 행사 우선 추천할 만한 행사로는 야외마당에서 개최되는 체험행사를 들 수 있다. 훈민정음 서문과 용비어천가 2장을 직접 인쇄해 볼 수 있는 ‘목판인쇄 체험’, 전문가가 관람객이 원하는 글귀를 써주는 ‘한글 손 멋 글씨 체험’, 한글 꽃다발과 왕관 만들기 교육 체험, 한글로 전하는 옛 이야기를 통해 온가족이 소통하는 ‘도란도란 고전 즐기기’, 박물관 주변의 자연경관을 산책하며 ‘자연 속 한글 탐험’, 전시 연계 숨은 보물찾기 등 만지고 느끼는 즐거운 한글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상설ㆍ기획전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아침 출강 가는 길에 본 엄청 큰 #해우소 !! / 그런데 자세히 보니 / 그 해憂소 아니고 / 이 해雨소~~ ㅋ / 공릉빗물펌프장 !! / 관공서 이름에도 위트가 묻어나는 나라 / 우리는 칸국의 대표 大칸民國 입니다.” 한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글입니다. 서울시 노원구가 지은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공릉동빗물펌프장”에 붙인 “解雨所”란 글씨를 보고 올린 내용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올린 저 글에 아연실색 했습니다. 절간 화장실을 “해우소(解憂所)”라 하는데 이를 빗대서 빗물을 해결한다는 뜻으로 붙인 이름인가 봅니다. 그냥 “공릉동빗물펌프장”이라 하면 될 것을 이렇게 이상한 말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 무척이나 한자를 좋아하는 공무원들이 있나 봅니다. 우리나라 법 가운데는 <국어기본법>이란 것이 있습니다. 이 법 제14조 제1호에 보면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는 공문서뿐만이 아니라 공공기관이 쓰는 모든 말에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공공기관인 노원구청은 이 법에 따라 쓸데없이 한자로 말을 만들고 한자를 쓰면 안 되는 것이지요. 제573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와 서울특별시(시장 박원순)가 공동 주최하고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정성숙)과 한국민속예술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제60회 한국민속예술축제’와 ‘제26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가 서울 송파나루공원 서울놀이마당에서 어제(10월 2일)부터 4일(금)까지 열린다. 1958년 서울 대한민국정부 세움 10돌 기림행사로 출발한 ‘한국민속예술축제’는 온나라에 전래되어 온 민속예술을 발굴하며 우리 겨레 고유의 민속문화 전통을 지키는데 앞장서 왔다. 1994년부터는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민속예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전승을 위해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를 함께 열며 나라 안 가장 큰 민속잔치로 성장했다. 그 결과 700여 종목의 민속예술이 발굴, 재현되었으며 그 중 고성오광대놀이ㆍ남사당풍물놀이ㆍ동래야류 등 37종목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동래학춤ㆍ향두계놀이ㆍ멸치후리는 노래 등 101종목은 시ㆍ도무형문화재로, 줄다리기ㆍ해녀놀이 등 12종목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명실공히 무형문화재 산실 역할을 맡아왔다. 올해는 특히 60주년을 맞아 1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비롯해 역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얼마 전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재미나다기 보다 좀 딱한 선간판(입간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갓길에서 공사 중인지 곳곳에 세워둔 선간판에는 "길어깨 없음", “노견 없음”이라고 적혀있었지요. 길을 사람처럼 생각하여 ‘길’에 ‘어깨’를 붙이고, 길 로(路)에 어깨 견(肩)을 붙여놓았나 봅니다. 그런데 좀 더 가다보니 이번에 “갓길 없음”이라고 써놓았습니다. 도대체 같은 도로공사가 붙인 이름이 이렇게 다른 것은 어이없는 일입니다. 그런 두 가지 말 가운데 어떤 것이 맞는 말일까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갓길’을 찾아보면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 도로 따위에서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 폭 밖의 가장자리 길. 위급한 차량이 지나가거나 고장 난 차량을 임시로 세워 놓기 위한 길이다.”라고 풀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노견(路肩)”을 찾아보니 “갓길의 비표준어”라고 합니다. 더 나아가 ‘길어깨’는 올림말에서 찾을 수가 없습니다. 길에도 사람처럼 어깨가 있나요? 도대체 이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이 말은 원래 영어 “road shoulder”를 가져다가 일본 사람들이 ‘길어깨’를 뜻하는 ‘路肩(노견, ろかた)’으로 바꿔 쓴 것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앞 줄임) 광복 두 시간 전 총독부 학무국 / 동인이 찾아간 사무실 안 침묵이 흐른다 / 아 아베 씨 좀 보소 / 그걸 만듭시다 / 시국에 공헌할 작가단을 꾸리자구요 / 아베, 머리 절레절레 흔든 뜻은 / 이런 쓰레기 같은 조선놈 /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아부하기에 바쁜 조선놈 / 어서 꺼졌으면 싶었겠지 / 그리고 두 시간 뒤 조선은 빛을 찾았다.” (뒤 줄임) 이 글은 소설가 김동인이 광복 두 시간 전 조선통독부에 찾아가서 한 행동을 표현한 것으로 이윤옥 시인이 쓴 친일문학인 풍자시집 《사쿠라 불나방》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김동인은 이광수류의 계몽적 교훈주의에서 벗어나 문학의 예술성과 독자성을 바탕으로 한 본격적인 근대문학의 확립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을 받는 소설가로 대표작 <광염 소나타>, <감자>, <배따라기>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정오. 라디오에서는 히로히토 일왕이 떨리는 목소리로 일본의 항복을 방송했습니다. 온 나라는 광복의 감격에 소리쳐 대한독립만세를 불렀습니다. 이 기쁜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만 해도 일제의 영향으로 많은 조선 사람들이 입었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고 쓰기 시작한 지 573년이 되었다. 그동안 우리는 지난날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길든 일본 한자말을 그대로 쓰는 환경과 싸워 우리말을 한글로 적는 나라는 이루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제 일제가 못쓰게 한 우리 토박이말을 살리고 일본식 한자말을 버려서 우리 얼과 말을 빛내는 말 다듬기를 해야 할 판에 미국 말글이 우리 말글을 괴롭히고 있다. 일제강점기 최현배 선생은 《금서집(방명록)》에 “한글이 목숨”이란 글을 쓰고 한글을 목숨처럼 지켜왔다. 그렇게 지켜낸 우리말과 한글이 요즘 영어바람 앞에 촛불 꼴이 되어 떨고 있는 것이다. 거리엔 하루가 다르게 한글 간판이 사라지고 영문 간판이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우리 말글을 지키고 빛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영어 바람을 부채질하고 우리 말글살이를 어지럽히고 있어서 큰 걱정이다. 정부가 나서서 “포용성장 ON, 경제활력 UP”이나 ”가GO 오GO” 같은 영어 섞인 말을 마구 쓰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말글문화협회(대표 이대로)는 573돌 한글날을 앞둔 오는 10월 4일 저녁 4시 한글회관 얼말글교육관에서 “정부기관 영어 혼용 그대로 두고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기차 안에서 조선 고등학생들의 대화를 조선인 경찰관 야스다가 엿듣고, 학생들을 잡아다가 심문했는데 이 학생들과 조선어학회의 사전편찬을 맡고 있는 정태진이 관련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이를 빌미로 일제 경찰은 정태진을 잡아다 조선어학회가 민족주의 단체로서 독립운동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거짓자백을 하게 합니다. 이후 1942년 10월 1일 조선어사전편찬회를 조직해 《조선어큰사전》을 펴내려 했던 장지영ㆍ최현배ㆍ이극로ㆍ한징ㆍ이윤재ㆍ정인승 등 핵심인물 11명이 검거되어 함경남도 홍원으로 압송되었습니다. 이후 1943년 4월 1일까지 모두 33명이 검거되어 고문을 당했고, 모두 '치안유지법'의 내란죄로 기소 당했지요. 이들 가운데 이윤재가 1943년 12월 8일, 한징이 1944년 2월 22일 옥중에서 죽었고, 1945년 1월 16일 함흥지방재판소에서 이극로 징역 6년, 최현배 징역 4년, 정인승 징역 2년 등의 판결이 내려져 옥고를 치르다가 해방이 되자 풀려났습니다. 이 조선어학회사건의 배경에는 1930년대 중반 이후 더욱 극렬해진 일제의 식민통치가 있습니다. 1936년 12월에는 ‘조선사상범 보호관찰령’을 실시해 치안유지법 혐의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합천 청량사 삼층석탑 - 이 달 균 석탑은 북두성 보고 하늘 길을 알고 중은 석탑을 보고 머물 곳을 안다 하늘에 무덤을 지은 한 선인(仙人)을 생각한다 청량사는 해인사의 명성에 밀려 그다지 많이 알려진 절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지정 보물이 세 개나 있다. 이 삼층석탑(보물 제266호)과 석조여래좌상(보물 제265호), 석등(보물 제253호)이 그것이다. 이 절이 깃든 매화산은 가야산의 위용보다는 좀 밀리지만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아름다운 자태만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청량사는 고운(孤雲) 최치원 선생이 자주 찾은 곳이라 한다. 선생이 마지막으로 지었다는 입산시(入山詩)를 보면 한 번 산에 든다면 다시는 세상에 나오지 않으리란 맹약을 읽을 수 있다. 서라벌을 떠나 지리산 청학동, 가야산 홍류동 계곡 등지에서 여생을 보낸 이유가 바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천불산 바위 아래 고즈넉한 도량을 걸어 나오다 갓과 신발만 남겨두고 홀연히 사라졌다는 한 선인을 생각한다. (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추강(秋江)이 적막어룡냉(寂寞魚龍冷)허니 인재서풍중선루(人在西風仲宣樓)를 매화만국청모적(梅花萬國聽募笛)이요 도죽잔년수백구(桃竹殘年隨白鷗)를 오만낙조의함한(烏蠻落照倚檻恨)은 직북병진하일휴(直北兵塵何日休)오 위 가사는 서도소리의 고전이라고 불리는 서도시창(西道詩唱) ‘관산융마(關山戎馬)’의 부분입니다. 지난 9월 4일 서울 삼성동 한국문화의집(코우스)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 유지숙 명창의 ‘관산융마’ 공연이 펼쳐져 청중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날 공연에서 특히 유지숙 명창이 소리하고 최경만 명인이 피리 연주를 주고받아 마치 “관산융마는 바로 이런 것이다.”라는 듯 그 진면목을 보여주었습니다. 시창(詩唱)은 시를 창으로 부른다는 뜻으로 서도시창에는 ‘관산융마’가 유일합니다. ‘관산융마’는 동정호 악양루에 오른 당나라 시인 두보를 상상하며 두보의 입장에서 전란에 휩싸인 나라의 불행과 두보의 불우한 처지, 그리고 나라에 대한 충성심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영조 때의 문인 신광수(申光洙)의 시를 소리하는 것이지요. 이 시는 1750년 무렵 평양 기생 모란에 의해 곡이 붙여져 조선 팔도에 널리 알려졌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