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낙중)은 여름방학을 맞아 7월 17일(수)~8월 14일(수)까지 매주 수요일 낮 2시에 기획특별전 ‘공쥬, 글시 뎍으시니: 덕온공주 집안 3대 한글 유산’(2019.4.25.-8.18)과 연계한 전시 해설을 운영한다. 조선의 마지막 공주, 덕온공주 집안 3대가 남긴 한글 유산은 하나하나가 역사성과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어 여러 관점에서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다. 이에 국립한글박물관은 관람객들이 눈여겨볼 만한 전시 주제 다섯 가지를 선정하여 해당 유물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전시를 기획한 학예사가 직접 들려주는 자리를 마련한다. 첫 번째 주제 : 조선의 마지막 공주 덕온공주와 효명세자 남매, 그 가족들의 글씨 이번 전시는 덕온공주와 후손들의 자료뿐 아니라 덕온공주 가족들의 자료를 처음으로 한데 선보인 전시이다. 덕온공주(德溫公主, 1822-1844), 효명세자(孝明世子, 1809-1830, 덕온공주 오빠), 복온공주(福溫公主, 1818-1832, 덕온공주 둘째언니) 남매와 이들의 할아버지 정조(正祖, 1752-1800, 조선 22대 왕), 아버지 순조(純祖, 1790-1834, 23대 왕), 어머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복더위가 시작된다는 초복입니다. 삼복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들어 있는데 하지 후 셋째 경일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 경일을 말복이라 하여, 이를 삼경일 또는 삼복이라 하지요. 우리 조상은 해(년), 달(월), 날(일)에 모두 천간(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와 지지(자축인묘진사오미)을 조합하여 갑자ㆍ을축ㆍ병인 등으로 이름을 지었는데 '경일'이란 천간의 '경' 자가 들어간 날을 가리킵니다. 1614년(광해군 6년)에 이수광이 펴낸 한국 최초의 백과사전 《지봉유설》에 보면 복날을 '양기에 눌려 음기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날'이라고 하여 사람들이 더위에 지쳐있을 때라고 하였습니다. '오행설'에 따르면 여름철은 '화'의 기운, 가을철은 '금'의 기운입니다. 그런데 가을의 '금' 기운이 땅으로 나오려다가 아직 '화'의 기운이 강하므로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하는 때라는 말이지요. 그래서 엎드릴 '복(伏)'자를 써서 '초복, 중복, 말복'이라고 합니다. 최남선의 《조선상식》에는 '서기제복(暑氣制伏)'이라 하여 복날은 더위를 꺾는 또는 정복하는 날이라고 풀이합니다. 에어컨은 물론 옷을 훌렁훌렁 벗어젖힐 수도 없었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장가가는 날, 신랑이 혼례식을 치루기 위해 신부 집으로 향합니다. 신랑의 앞에는 기럭아범(雁夫)이 비단보에 싼 목기러기를 품에 안았습니다. 기럭아범 뒤에는 두 명의 어린아이가 청사초롱을 환하게 밝혀줍니다. 그 뒤로 수행인에 둘러싸인 신랑은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 사람이 일산(日傘)을 받쳐주고 신랑은 붉은 비단부채로 얼굴을 가린 채 흰 말을 타고 있습니다. 귀신이나 부정한 기운을 피하기 위한 모습입니다. 이 그림은 19세기 말에 활동한 풍속화가 김준근(金俊根)이 그린 ‘장가가고’라는 그림으로 영국인 캐번디쉬(Cavendish)의 책 《조선과 신성한 백두산》에 실려 있습니다. 캐번디쉬는 1891년 조선을 방문하고 돌아갔는데 그의 책에는 김준근의 풍속화 26점이 실려 있지요. 이 무렵 조선에 온 서양인들은 조선 여행을 기리기 위해 그림을 사곤 했는데 김준근은 이때 부산ㆍ원산 등 개항장에 살면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그림을 그려 팔았습니다. 그 덕에 김홍도나 신윤복보다 유명하지 않았던 김준근의 그림이 나라 밖에서 더 많이 알졌지요. 김준근의 풍속화는 한국은 물론 독일ㆍ프랑스ㆍ영국ㆍ덴마크ㆍ네덜란드ㆍ오스트리아ㆍ러시아ㆍ미국 등 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叱牛聲出白雲邊(질우성출백운변) 이랴 저랴 소 모는 소리 흰 구름 속에 들리고 危嶂鱗塍翠揷天(위장린승취삽천) 하늘 찌른 푸른 봉우리엔 비늘같은 밭골 즐비하네 牛女何須烏鵲渡(우녀하수오작도) 견우직녀 왜 구태여 까막까치 기다릴까? 銀河西畔月如船(은하서반월여선) 은하수 서쪽 가에 조각달이 걸려 있는데 이 시는 연암 박지원(朴趾源)이 지은 “산행(山行)”이라는 한시입니다. 지은이가 산길을 가면서 아름다운 정경을 동화처럼 노래한 것이지요. 하늘을 찌를 듯한 푸른 산봉우리에는 계단식 다랑이논이 비늘 같이 즐비합니다. 그런 풍광 속에서 멀리 흰 구름 속에 소 모는 소리 들리는데 서쪽 하늘 은하수에는 조각달이 배처럼 걸려있습니다. 지은이는 견우직녀에게 까막까치가 다리를 놓아줄 칠석까지 기다리지 말고 저 조각배를 타고 은하수를 건너라고 귀띔합니다. 연암 박지원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소설가로 청나라 고종의 칠순연에 사신단을 따라가 열하(熱河, 청나라 황제의 별궁)의 문인들, 연경(燕京, 북경의 옛이름)의 명사들과 사귀며 그 곳 문물제도를 보고 배운 것을 기록한 여행기 《열하일기(熱河日記)》를 썼습니다. 《열하일기》를 현대어로 뒤쳐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금 깨우쳐주신 말씀을 받으니, 경계되고 두려운 마음을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의 잘못은 바로 진실한 공부는 하지 않고 한갓 말로만 서로 경쟁하는 데 있으니, 만약 이 병의 원인을 알고 돌이켜 노력한다면, 헛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신 말씀의 뜻은 선생께서는 겸손해서 하신 말씀이지만 제게는 바로 병에 맞는 약입니다. 지금 다행히 알게 되었으니 감히 스스로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대의 편지 속에 ‘사직하지 않으면서 늘 불편한 마음을 품고 있는 것보다 차라리 사직하여 난처하게 되더라도 처음에 먹었던 마음에 한이 되지 않는 것이 낫다.’라고 한 말은 참으로 절실하고 종요로운 논리입니다. 그러나 제 경우에는 사직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로 힘을 다해 사직을 청했다가 난처한 일이 생기기까지 하여 그 때문에 지금 다시 사직하지 못하는 것일 뿐입니다.” 위는 젊은 학자 고봉(高峯) 기대승(奇大升)이 26살이나 나이가 많은 대학자 퇴계(退溪) 이황(李滉)과 주고받은 편지 일부입니다. 그들은 이황이 58살 되던 해에 시작되어 8년 동안에 걸쳐 치열한 ‘사단칠정(四端七情)논쟁’을 합니다. 인간에게 순수한 도덕적 품성(四端)과 인간적 감정
[우리문화신문=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기자] ▲ 지리산 법계사 3층석탑(보물 제473호), 손묵광 작가 지리산 좀 올랐다 자랑해도 정작 법계사 석탑(보물제 473호)을 보지 못한 이는 많다. 로터리 산장에서 잠시 호흡 고르고 곧바로 천황봉 향해 출발하기 때문이다. 탑 구경은 새벽 여명이 좋은데, 산꾼에게는 정상에서 일출 보는 일이 더 중한 탓이다. 절 마당 거대한 바윗돌에 탑신 올렸으니 기단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튼튼하다. 법계사는 해발 1,400m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찰이니 운 좋은 날엔 구름 자욱이 내려와 운평선(雲平線) 너머 산봉이 흡사 섬처럼 떠 있는 광경을 만날 수 있다. 산의 발목은 남해바다에 닿고 우린 탑을 품고 마을로 내려온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수단곤륜옥(誰斷崑崙玉) 누가 곤륜산 옥을 베어내어 재성직녀소(裁成織女梳) 직녀의 머리 빗 만들었나 견우일거후(牽牛一去後) 견우 한번 떠나간 뒤 수척벽공허(愁擲碧空虛) 수심에 젖어 푸른 허공에 던져버렸소 시인 황진이는 “반달을 노래함[詠半月]”이라는 시조에서 반달을 "직녀가 견우와 이별한 뒤 하늘에 던져버린 그녀의 얼레빗"이라고 표현 합니다. 칠석이 지나서 견우와 헤어졌으니 머리를 예쁘게 빗어도 보아줄 사람이 없기에 하늘에 던져버린 것이지요. 반달은 보름이 되면 보름달이 되지만 반달 자체만으로는 반쪽일 뿐입니다. 옛 사람들은 얼레빗이 반달 모양으로 생겼다 하여 월소(月梳)라고 불렀습니다. 우리 겨레가 썼던 전통 빗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빗살이 굵고 성긴 얼레빗과 가늘고 촘촘한 참빗이 있습니다. 그밖에 빗살을 한쪽은 성기게 하고 다른 쪽은 촘촘하게 하여 양쪽의 용도가 다르게 만든 음양소(陰陽梳), 관자놀이와 귀 사이에 난 머리털을 빗어 올리는 작은 면빗, 상투를 틀어 올릴 때 쓰는 상투빗이 있지요. 또 남성들이 망건을 쓸 때나 살쩍을 망건 속으로 밀어 넣을 때 쓰는 얇고 긴 모양의 살쩍밀이도 있습니다. 시집갈 때는 아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ㅇ 때와 곳 : 2019. 8. 9.(금) 15시 ~ 17시 국립한글박물관 지하 1층 강당 ㅇ 강연회 자료: 순원왕후가 딸 덕온공주의 제전에 보낸 음식 목록 「망전단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낙중)은 오는 8월 9일(금) 낮 3시부터 국립한글박물관 강당에서 2019년 제3회 소장자료 연계 강연회 <을사 이월 보름날 아침, 사랑하는 딸에게>를 연다. 이번 강연회에서는 1845년 2월 순원왕후가 자신의 딸 덕온공주의 전례(奠禮, 신위-神位 앞에 간단한 음식을 차려 놓고 애도의 뜻을 표하는 예)에 보낸 음식 목록인 「망전단자(望奠單子)」를 중심으로 왕실의 상례 문화와 여기에 얽힌 궁중 한글문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망전(望奠)’은 제사와 비슷한 전례(奠禮)를, ‘단자(單子)’는 물품 목록을 뜻한다.)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소장이 본 자료를 소개하고, 음식 목록에 기록된 떡과 과자를 손수 시연한다. 시연된 음식은 시식도 할 수 있어 옛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음식을 직접 접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德溫公主, 1822~1844)는 조선 23대 왕 순조와 왕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돌로 만든 불탑이자 한국의 미를 잘 보여 주는 조형물이라고 평가 받는 “한국의 석탑”. 물론 우리나라에는 돌로 만든 석탑은 물론 나무로 만든 목탑, 벽돌로 만든 전탑, 돌을 벽돌처럼 쌓아 만든 모전석탑, 청동탑, 금동탑 등 여러 가지 불탑이 온 나라 곳곳에 남아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석탑인데 우리나라에 유독 석탑이 많은 까닭은 질 좋은 화강암이 많고 일찍부터 돌을 다루는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라고들 말한다. 인도와 중국을 ‘전탑의 나라’라 부르고, 일본을 ‘목탑의 나라’라 말한다면 우리나라는 가히 ‘석탑의 나라’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삼국시대부터 활발하게 만들어졌다는 그래서 우리 겨레의 얼이 깊이 담겨 있다는 석탑에 대해 관심이 멀어져 있다. 하지만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 손묵광 사진작가와 시조시인 이달균은 손을 잡았다. 석탑을 담아내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끌기로 작심한 것이다. 그래서 다음 주부터 월요일마다 이들은 독자에게 환상의 화음으로 다가갈 예정이다. 이번 기획연재에 앞서 지난달 6월 12일부터 25일까지 손묵광 사진작가는 롯데백화점 마산점 「더 갤러리」에서 「한국 석탑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 일기예보를 보면 “서울 폭염주의보...푹푹 찌는 무더위 기승”이라며 서울과 경기도 동부지역, 강원도 영서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에는 폭염주의보 기준 행동요령 등을 쏟아내고 있지요. 그러나 우리나라의 폭염은 50도 넘는 폭염으로 100명 이상이 죽었다는 인도에 견주면 그래도 양반인 셈입니다. 이때 다산 정약용 선생이 말하는 8가지 운치 있는 피서법 곧 '소서팔사(消暑八事)'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립니다. ‘소서팔사’란 선비의 지혜로 더위를 잠시라도 잊을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보면 ‘솔밭 둑에서 활쏘기’ ‘느티나무(회나무) 아래에서 그네타기’, ‘텅빈 정자에서 투호놀이 하기’, ‘서늘한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 ‘서쪽 연못의 연꽃 구경하기’, ‘동쪽 숲속에서 매미소리 듣기’, ‘비오는 날 한시 짓기’ ‘달밤에 개울가에서 발 씻기(탁족)' 등입니다. 지금이야 물론 이런 피서법을 쓸 사람이야 없겠지만 당시는 에어컨은커녕 선풍기도 없는 것은 물론 옷을 훌렁훌렁 벗어젖힐 수 없을 때였으니 ‘소서팔사’라도 감지덕지할 지경이겠지요. 그뿐만 아니라 조선의 대표적인 성리학자 남명 조식 선생은 한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