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대포소리 울리는 곳에도 봄이 오니 / 청구 옛 땅에 빛은 새로워라 / 달빛 아래 산영에서 칼을 가는 나그네 / 철채 바람 맞으며 말을 먹이고 있네 / 중천에 펄럭이는 깃발은 천리에 닿은 듯 / 진동하는 군악소리 멀리도 퍼지는구나 / 섶에 누워 쓸개를 핥으며 십년을 벼른 마음 / 현해탄 건너가서 원수들을 무찌르세. " 이는 《애국지사들의 이야기(5)》에 나오는 홍성자 수필가의 ‘청산리 전투의 영웅 백야 김좌진 장군’ 편(p255~273)에 인용된 시다. 이 시는 김좌진 장군이 지은 ‘산영월하 마도객 칠색풍전 말마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애국지사들의 이야기(5)》는 캐나다애국지사기념사업회(회장 김대억, 이하 기념사업회)에서 해마다 1권씩 펴내는 책으로 올해로 5권을 냈다. ‘코로나19’ 상태에서도 기념사업회에서는 원고를 부지런히 모아 300쪽 분량의 책을 펴낸 것이다. 기념사업회 김대억 회장은 “캐나다에서 애국지사기념사업회가 발족한지 11년이 되었다. 처음 몇 년간은 애국지사기념사업회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동포들이 의외로 많아 어려움이 컸다. 그러나 우리는 묵묵히 애국투사들의 고귀한 조국애와 민족애를 캐나다 동포들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생존 여성애국지사 두 분(민영주, 오희옥 지사) 가운데 한 분인 민영주 (1923.08.15.~2021.04.30.) 지사께서 지난 4월 30일(금) 향년 97살로 우리 곁을 떠나셨다. 이제 남은 유일한 생존 여성독립운동가는 오희옥 지사(95살)다. 어제(5일) 오희옥 지사께서 입원 중인 서울중앙보훈병원에 병문안을 다녀왔다. 여전히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병실 면회가 금지되어 병원 로비의 지정된 구역에서만 환자 면회를 할 수 있다. 요 며칠 날씨가 따뜻하더니만 어제 내린 봄비 영향으로 오늘은 제법 쌀쌀하여 휠체어를 타고 로비로 나오신 오희옥 지사는 환자복 위로 두꺼운 스카프를 두어 겹 두르고 나오셨는데 로비에 와서 기다리던 기자를 얼른 알아보고 손을 흔드신다. 마스크를 쓴 얼굴이지만 환한 표정이 느껴져 무척 반가웠다. 워낙 꽃을 좋아하시기도 하지만 낼모레가 어버이날이라서 붉은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선물하니 더없이 좋아하신다. 병원에 입원하시기 전만 해도 집 뜰에 피어난 꽃을 보며 편안한 일상을 보내셨는데 벌써 3년째 병원 생활을 하시니 그 갑갑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희옥 지사께서는 “용인 집 꽃은 피었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과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관장 정진영)은 만주망명 110돌을 맞이하여 모두 12회에 걸친 기획 보도를 진행하고 있다. 제4편은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만주로 향한 이들이 망명 과정에서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되짚어보는 시간이다. 백하 김대락 선생과 석주 이상룡 선생 일행은 만주로 망명하기 전에 집안 청년들의 치밀한 사전조사와 가산 처분 등 만반의 준비를 한 뒤 추풍령에서 서울로 가는 경부선 열차와 서울에서 의주로 가는 경의선 열차를 타고 만주로 향했다. 이들이 만주로 가는 길은 전혀 순탄치 않았다. 일제의 감시를 피해 일부 구간은 도보로 이동해야했고, 중국 지역에 퍼져있는 조선인들에게 대한 흉흉한 소문에 항상 불안을 느껴야만 했다. 특히 신의주에서 얼어붙은 압록강을 건너는 일은 목숨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혹독한 상황이었고, 풍토가 다른 지역에서 적응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백하 선생이 저술한 《서정록》에는 의주 백마역에 내려 신의주까지 걸어가는 역경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신의주에서 압록강에 도착하여 근처 객점에서 손자사위 황병일(黃炳日) 일행을 만나는데, 방금령(防禁令)에 걸려 국경을 넘지 못했다고 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불축제’라고는 했지만 사실 활활 태우고 남은 장작더미 위를 맨발로 걷는 행사로 이 축제가 의미하는 내용보다 외형만을 볼 때 화상을 입지 않을까 아찔한 생각이 든다. 타다 남은 장작더미 위를 맨발로 걸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에는 뜨거울 줄 알았는데, 불 위를 걸어보니 전혀 뜨겁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를 뛰어넘어 건강하게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초등학생 4학년(남), 참여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코로나19가 끝나기를 기원하여 불 위를 걸었습니다. 내일부터 새로운 각오로 일상에 임하고 싶습니다.” -50대 여성 참여자- 이른바 <불 위를 걸어 악귀를 쫓는 축제(柴燈護摩火渡り修行, 이하 줄여서 ’불축제‘)>는 해마다 4월 29일, 야마나시현 고슈시(山梨県 甲州市)에 있는 호코지(放光寺)에서 하는 축제(마츠리)다. 이 절에선 해마다 불축제를 해왔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중단되었고 올해는 인원수를 줄여 소규모로 실시했다. 불축제는 1미터 남짓한 높이의 '호마단(護摩壇)'에 호마목(護摩木)을 쌓아 불을 붙인 뒤 불길이 잡히기를 기다려 타고 남은 장작더미 사이에 2미터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생존 여성애국지사 두분(민영주, 오희옥 지사) 가운데 한분인 민영주 (1923.08.15.~2021.04.30.) 지사께서 30일(금) 오전 4시 30분, 향년 97살로 우리 곁을 떠나셨다. 민영주 애국지사는 서울 종로 출생으로, 1940년 한국광복군 창설 시 광복군에 입대하여 대한민국임시정부 내무부 부원과 중국 충칭방송국을 통한 심리작전 요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1944년 한국독립당에 가입하여 임시정부 주석판공실 서기로 근무했고, 1945년 광복군 제2지대에 복무하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 민영주 애국지사는 요양병원에서 임종을 맞았으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장례식장(202호)에 빈소가 마련됐다. 이어 2일(일) 오전 7시에 발인 후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6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1990년에 건국훈장 애국장 수여) 민영주 애국지사는 독립운동가인 아버지 민필호(1963. 독립장), 역시 여성독립운동가로 활약한 어머니 신창희(2018. 건국포장, 독립운동가 신규식 선생의 따님) 지사의 장녀이자 부부독립운동가로 활약한 김준엽(전 고려대학교 총장, 1990년 애국장) 지사가 남편이다. 민영주 애국지사가 작고함에 따라 생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처(처장 황기철)는 광복회, 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장매성(1911~1993)ㆍ박옥련(1914~2004)ㆍ박현숙(1914~1981)ㆍ장경례(1913~1997) 선생을 ‘2021년 5월의 독립운동가’로 꼽았다고 밝혔다. 네 명의 선생은 1928년에 여성 항일운동단체로 비밀결사인 ‘소녀회’를 결성하였고, 1929년 광주학생운동에 참여하여 활동한 주요 인물들이다. 1928년 11월에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에 다니던 장매성, 박옥련, 장경례 등이 중심이 되어 광주사범학교 뒷산에 올라 여성 항일운동단체인 소녀회를 조직했고, 이듬해인 1929년 5월에는 장매성의 집에서 박현숙 등이 소녀회에 가입했다. 소녀회는 “여성을 남성의 압박에서, 한국인을 일본의 압박에서, 무산대중을 자본계급의 압박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여성 해방, 민족 해방, 계급 해방을 지향했다. 또한, 독서회 회원들이 만든 연합 단체인 ‘학생소비조합’이 출범할 때 30원을 출자하는 등 남학생들이 주도하는 독서회와 연대 활동도 펼쳤다. 특히, 1929년 11월 3일 광주역 앞에서 한국인과 일본인 학생 사이에 충돌인 광주학생운동이 일어났을 때, 소녀회원들은 “붕대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수원박물관이 ‘수원의 유관순’이라 불리는 독립운동가 이선경(1902~1921)의 순국 100돌을 기려 주제전 ‘수원 산루리의 독립영웅들’을 연다. 4월 30일부터 7월 4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수원 산루리의 독립영웅들’은 이선경을 비롯한 수원 산루리 출신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하는 전시회다. 독립운동가들의 사진, 관련 유물ㆍ자료 등 100여 점이 전시된다. 현재 팔달구 중동ㆍ영동ㆍ교동 일원인 산루리는 수원에서 가장 먼저 일제의 침탈을 받은 지역이다. 조선시대에는 팔달문 밖 마을을 ‘산루동’이라고 불렀다. 일제의 억압과 수탈에 시달리던 산루리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독립운동에 나서며 일제에 대항했다. 대표적인 산루리 출신 독립운동가인 이선경은 1920년 중국 상해에서 발행하던 독립신문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줘 독립운동을 독려했다. 수원 학생들이 조직한 비밀결사단인 ‘구국민단’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독립자금을 모아 상해 임시정부로 떠나려던 찰나에 일제에 들켜 8달 동안 옥고를 치렀다. 계속된 고문으로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을 때 일제는 이선경을 풀어줬고, 서대문형무소를 나온 그는 수원 큰오빠 집에서 치료받다가 석방 9일 만에 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미녀는 ‘남자의 앞길에 해로운 존재’라는 말이 예로부터 전해오고 있는데 그도 그럴 만하다. 이마카와 우네메(今川采女)라는 사람은 태어난 에치고(越後, 현재의 니가타현)에서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거듭하다 결국 사람을 죽이고 도망자의 신세가 되었다. 그나마 일가(一家)가 없는 것이 다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최근 2년 남짓 정을 나누던 여자가 있었는데 이 여자가 이 무렵 이별을 슬퍼해 “어디든 함께 데려가 주세요”라며 소맷자락을 잡고 매달렸다. 여자가 워낙 절실히 원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여자를 데리고 두 사람은 지역의 경계인 검문소를 피해 도망쳐 간신히 위험한 에치고를 벗어나 시나노(信濃, 현재의 나가노현) 길로 들어섰다.“ 이는 에도시대의 인기작가 이하라 사이카쿠(井原西鶴, 1642~1693)가 지은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이야기(西鶴諸国ばなし)》 제5권 제4화의 첫 대목이다. 살던 고향에서 간신히 도망친 부부(정식 부부는 아니지만 편의상)는 밤이 되어서야 낯선 동네로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생판 모르는 동네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일이 쉽지 않다. 그 마을에 숙박을 할 수 있는 집이 몇 집 있었으나 부부가 워낙 늦게 마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이야기(西鶴諸国ばなし)》라고 하면 얼른 이해가 안가겠지만 ‘일본판 신전설의 고향’ 이라고 하면 ‘어? 재미있겠는데..’ 라며 흥미를 가질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고전(古典) 독해를 하면서 함께 공부한 내용을 알기 쉬운 한국어로 번역해 내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고전명저독회> 회원들이 이번에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이야기》를 펴냈다. <일본고전명저독회> 회원들은 3년 전 《우지습유모노가타리》(지만지 출판)에 이번에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이야기》(지만지 출판)를 출간했는데 실은 코로나19로 예정보다 1년 늦게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을 쓴 사람은 ≪호색일대남(好色一代男)≫으로 유명한 일본 에도(江戶) 시대의 대표 작가 이하라 사이카쿠로 그는 일본 전역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수집해 작가 특유의 해학을 보태 새롭게 설화를 창작했다. 말하자면 옛것(전설)과 지금(사이카쿠가 생존해 있던 에도시대)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엮어낸 ‘일본판 전설의 고향’ 쯤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지방은 교토(京都), 오사카(大阪), 에도(江戶, 지금의 도쿄)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아래 의열단사업회, 회장 박우섭)는 “친일청산을 주장하면 정치개입이고 광복회장직을 사퇴할 일인가? 오히려 지금까지 친일잔재청산의 민족적 과제를 이루지 못하고 국가정체성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정치권의 직무유기는 아닌가?’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의열단사업회는 대일항쟁기, 조선의열단의 항일무장독립투쟁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단체다. 의열단사업회는 성명서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의 친일청산 노력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라며, 이번 제102돌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식장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이 무분별한 회원 ‘김임용’으로부터 ‘백주습격’을 당한 사태에 직면하여 광복회장의 친일청산 행보에 제동을 걸고자 하는 친일반민족세력의 계획된 사주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지적했다. 또 의열단사업회는 “적폐의 가장 근본 원인은 친일 미청산이다. 친일적폐세력은 정치, 언론, 사법, 행정, 교육 등 사회 모든 분야에서 기득권을 유지한 채, 민족의 분단극복과 사회개혁에 대해 여전히 저항하고 진정한 국민통합을 방해하고 있다. 이 중심에 그대들이 또아리를 틀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국회 정무위의 막강한 국회 상임위원의 권능으로 소속 산하 공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