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선조 25년(1592년) 10월 왜군 2만이 침략해 오자 진주 목사 김시민이 3,800여 명의 군사 그리고 백성과 힘을 합쳐 왜군을 물리쳤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인 진주 대첩입니다. 하지만 이듬해 6월 왜군 10만여 명이 다시 침략을 해왔고 이때 민ㆍ관ㆍ군이 왜군에 맞서 싸우다 모두 순국하는 비운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진주성 싸움에서는 “날틀”이 활약했었다고 합니다. 날틀은 한자말로 ‘비거(飛車)’라고 하여 하늘을 나는 차입니다. 일본 쪽 역사서인 《왜사기》에 전라도 김제의 정평구라는 사람이 비거를 발명하여 진주성 전투에서 썼는데 왜군들이 큰 곤욕을 치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당시 날틀은 포위된 진주성과 외부와의 연락을 담당하였는데 마치 해일처럼 밀려오는 10만의 왜적 앞에서 진주성 사람들에게 이 ‘날틀’은 희망 그것이었을 것이라고 장편역사소설 《진주성전쟁기》를 쓴 박상하 작가는 말합니다. 18세기 후반에 쓴 신경준의 문집 《여암전서(旅菴全書)》와 19세기 중반 이규경이 쓴 백과사전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도 이 ‘비거’ 곧 날틀이 등장하지만 정확한 모양이나 어떤 쓰임새였는지는 확실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으뜸빛 강병환)는 오는 10월 20일 국립진주박물관 앞뜰에서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벌인다. 국립진주박물관을 비롯하여 경남교육청, 진주교육지원청, 창원교육지원청의 도움은 말할 것도 없고, 여러 모임과 가게가 힘을 보태서 마련하는 이 잔치는 올해로 네 돌을 맞게 되었다. 첫해에는 진주교육지원청 앞마당, 둘째 해에는 국립진주박물관 안팎, 셋째 해에는 경남도청에서 마련을 했었는데 올해는 다시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잔치를 펼친다. 잔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마루(무대)에서는 아이들이 가진 여러 가지 솜씨를 뽐내게 되는데 노래ㆍ춤ㆍ가락글(시)ㆍ이야기와 함께 아름다운 소리꽃(음악)을 들을 수도 있을 거라고 한다. 마당에서는 열 가지가 넘는 겪배움자리(체험부스)가 마련될 것인데 이 자리는 (사)토박이말바라기와 운힘다짐(업무협약)을 한 모임에서 맡기로 되어 있다. ‘토박이말 00랑 놀자’라는 이름으로 멋글씨, 딱지, 뽑기, 말판, 버림치, 한글, 달력, 책갈피와 같은 것들을 가지고 놀면서 토박이말을 익힐 수 있게 된다고 하니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을 돈 하나 없이 그저 할 수 있으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종이 인형, 엘피(LP) 음악, 추억의 과자와 음료, 문방구… 복고풍을 좋아하고 즐기는 데에 세대가 정해져 있을까?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추억을 되살려 주는 ‘복고풍’과 다르게,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이전에 접하지 못한 과거의 음악이나 물건, 문화 등을 즐기는 ‘신(新)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옛것을 즐기는 일이 새롭게 주목받으면서 국립국어원은 ‘신복고’를 포함하여 지나치게 쓰이고 있는 외국어를 알기 쉽게 다듬어 2019년 제3차 다듬은 말을 발표했다. 지난 2019년 7월 15일부터 2019년 8월 16일까지 ‘뉴트로’, ‘마이크로 미디어’, ‘미스터리 쇼퍼’, ‘에어 커튼’, ‘유니버설 디자인’, ‘커뮤니티 케어’, ‘팩트 체크’, ‘제네릭’, ‘코스터’를 갈음할 우리말을 공모하였다. 국민이 제안한 다듬을 말을 바탕으로 말다듬기위원회에서 의미의 적합성, 조어 방식, 간결성 등을 고려하여 지난 9월 25일 다듬은 말을 뽑았다. 뽑힌 9개의 다듬은 말은 1주 동안 국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최종 결정되었다. 이번에 다듬은 말들은 다음과 같이 활용할 수 있다. - 청춘의 불안과 위로는 세대를 넘는 음악의 주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제 10월 11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의 ‘영추문 앞 역사책방’에서 서울여대 한재준 교수의 특별한 강의 “한글이 예술이다”가 있었다. 20여 명이 강의를 들은 조촐한 자리였지만 그래도 열기만은 후끈했다. 일제강점기 최현배 선생은 한 금서집(방명록)에 “한글이 목숨”임을 강조했다. 그런데 여기 훈민정음 곧 한글은 예술임을 강조하는 교수가 있다. 바로 서울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시각디자인과 한재준 교수인데 그는 강의에서 조선시대 ‘이도’라는 사람이 있었고, 그는 훈민정음을 창제한 것뿐만이 아니라 뛰어난 예술가였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프리젠테이션을 화면을 통해 《훈민정음 해례본》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훈민정음에서 받은 감동을 낱낱이 소개하고 있다. 세종대왕은 “‘ㄱ’은 아음(牙音, 어금니 소리)이며, 군(君) 자 처음 나오는 소리와 같다고 하고 있습니다. 바로 임금을 뜻하는 군(君) 자를 예를 들고 있지요. 이 얼마나 의미심장한 풀이입니까?”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훈민정음 창제 당시 28자에서 4자를 뺀 24만 쓰고 있습니다. 특히 중성에서 가장 중요한 글자인 흔히 ‘아래아’라고 말하는 ‘가운데아’자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LH(사장 변창흠)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과 건설현장의 일본어 투 용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건설용어를 우리말로' 캠페인 추진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한글날을 맞아 건설현장 종사자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주는 일본어 투 건설용어를 개선하고, 쉽고 바른 우리말 사용을 확산하기 위해 맺게 됐다.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일본어 투 건설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건설용어를 우리말로' 운동을 함께 추진하고, 건설분야의 계약서와 설명서, 각종 기술 서적 등에 쓰는 어려운 건설용어들을 쉬운 우리말로 개선하는 등 향후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협약에 앞서 LH는 약 2주 동안 내부 직원과 전국 20여 개 현장의 건설종사자 160여 명을 대상으로 건설현장에서 자주 쓰는 높은 일본어 투 건설용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20개 말을 뽑았다. 국립국어원은 뽑힌 말의 의미와 쓰임을 고려해 '함바'는 '현장 식당'으로, '나라시'는 '고르기'로 바꾸는 등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다. 다듬은 말 20개는 해당 말을 실제로 사용하는 건설현장 근무자들이 보기 쉽게 포스터로 제작돼 전국 LH 현장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머그샷 제도’를 대체할 말로 ‘피의자 사진 공개 제도’를 골랐다. 국립국어원은 국어 전문가가 아닌 일반 대중의 시선에서 좀 더 세련되고 수용도가 높은 우리말을 찾고,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올 9월부터 ‘새말모임’을 발족하여 시범 운영을 시작하였다. 20~30대 젊은 세대 위주의 홍보ㆍ출판 전문가, 정보ㆍ통신 전문가, 아나운서, 교사, 영어 전문가, 대학생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 이루어진 ‘새말모임’은, 새로 유입되는 외래 용어가 자리를 잡기 전에 발 빠르게 새말을 마련하고 널리 퍼뜨리기 위하여 모든 회의를 누리소통망[SNS]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새말모임에서 처음으로 다듬은 말은 ‘머그샷(mug shot) 제도’*다. * ‘머그샷’은 구속된 피의자를 식별하기 위해 경찰이 촬영하는 사진을 가리키는 ‘폴리스 포토그래프(Police Photograph)’의 은어이며, ‘머그’는 ‘페이스(face)’의 속어임 최근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의자에 대해 신원 공개가 결정되었는데, 피의자가 긴 머리로 얼굴을 가려 피의자 신원 공개 제도를 무력화한 사례가 있었다. 피의자 신원 공개 제도가 실효성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영화 ‘말모이’의 주인공 류정환(윤계상 분)의 실존 모델로 알려진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고루 이극로(1893~1978)가 1923년 독일 훔볼트대학(Humboldt University of Berlin)에서 한국어강좌를 개설했다는 독일 정부의 공식 문서 등 관련기록이 공개됐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원장 이소연)은 이극로가 독일유학 중이던 1923년 유럽 최초로 프리드리히 빌헬름대학(현재는 훔볼트대)에 개설한 한국어강좌 관련 독일 당국의 공문서와 자필서신 등을 수집해, 제공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이번 이극로* 관련기록은 국가기록원이 지난 2014년 독일 국립 프로이센문화유산기록보존소**에서 수집한 기록물 6철 715매 가운데 11매다. 국가기록원은 번역 등의 과정을 거쳐 일반국민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서 수집한 이 기록에는 1868년 발생했던 독일인 오페르트의 남연군묘 도굴사건 보고서, 한국주재 독일대사관이 본국에 보낸 정세보고서 등 19~20세기 초 한국 정치ㆍ경제ㆍ외교 관련 기록물 등이 포함돼 있다. * 이극로 - 1893∼1978년 경남 의령 출생 한글학자, 독립운동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573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일상 언어생활에서 흔히 쓰이고 있는 일본어 투 용어 가운데 ‘꼭 가려 써야 할 일본어 투 용어 50개’를 뽑았다. 국립국어원이 이번에 뽑은 목록은 “일본어 투 용어 순화 자료집(2005, 국립국어원)”에 실린 1,100여 개의 용어 가운데 특별히 개선이 시급하며 실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말들로 고른 것이다. 국립국어원 우리말다듬기위원회 위원 15명이 참여하여 선정한 목록에는 ‘망년회’, ‘구좌’, ‘익일‘, ’가불‘ 등의 일본식 한자어 20개와 ’분빠이하다‘, ’나가리‘, ’쇼부‘, ’쿠사리‘ 등의 일본어 음차어 30개가 포함되었다. 우리나라는 광복 직후부터 국어 순화 정책을 대대적으로 실시해 왔으며, 그 결과 상당한 일본어 투 용어들을 우리말로 정착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도 비공식적인 자리나 특정 전문 분야에서 일본어가 버젓이 쓰이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쓰는 일본어 음차어는 사람들이 일본어인 것을 알고 있지만 재미로 쓰는 것들이 대부분이므로 의식적으로 우리말로 바꾸어 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국립국어원은 적극적인 홍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글날 제573돌을 맞는 지금도 우리말이 아직도 남의 나라말과 글에 시달리고 있다. 옛날에는 중국 한자와 한문이 우리 말글살이를 힘들게 했는데 요즘엔 미국말과 로마자가 우리 말글살이를 어지럽히고 있다. 그리고 이제 한자는 거의 쓰지 않지만 일본 식민지 때에 길든 일본 한자말과 말투가 아직도 공문서와 교과서에 많다. 이 일본 한자말과 일본 말투를 버리고 우리 토박이말을 살려야 하는데, 요즘엔 미국말과 미국말투까지 더 늘어나 우리 말글살이가 더 어지럽다. 이에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공동대표 고영회ㆍ김경희ㆍ노명환ㆍ박문희ㆍ이대로ㆍ이정우 아래 모임)는 올해 우리말 지킴이로 영어 오남용 문제를 풀려고 애쓰는 경희대 한학성 교수, 우리말 속에 남아있는 일본 한자말을 가려내려고 애쓰는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이윤옥 소장, 한글 빛내기와 바른 글쓰기 교육에 힘쓰는 신우성글쓰기운동본부 신향식 대표, 우리 토박이말 살리기에 힘쓰는 ‘푸른누리’ 최한실 대표, 오랫동안 한글학회ㆍ외솔회 같은 한글단체에서 활동을 열심히 한 김덕영 전 외솔회 이사를 뽑았다. 특히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사람은 이윤옥 소장이다. 이 소장은 특이하게도 일본어를 전공한 학자면서도 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김영삼 정부가 영어 조기 교육을 시작하면서 시작한 영어 바람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엔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이들까지 나오더니 거리에 영어 간판이 점점 늘어나고 우리말이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지난 수천 년 동안 한문을 섬기던 버릇이 영어 섬기기로 바뀌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일본처럼 한자를 혼용하자는 이들과 싸워서 간신히 우리말을 한글로 적는 나라가 되었는데 이제 한글과 영어 혼용나라로 가고 있으며, 특히 정부와 공공기관이 그 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그를 정확히 짚어내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한말글문화협회 이야기마당이 어제 4일 저녁 4시 한글학회 얼말글교육관에서 “영어 남용과 혼용 그대로 두고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야기마당은 먼저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의 인사말씀과 한글학회 권재일 회장의 격려말씀으로 시작됐다. 이후 경희대학교 한학성 교수와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이대로 회장의 주제발표가 있었고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고영회 공동대표의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한학성 교수는 “우리 말글살이 속 영어 오남용과 국어기본법”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학자로서의 자괴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