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조용필이 새 음반을 낸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스무 번째 노래집이라 한다. 그 소식을 들으니 반갑기는 한데 고개가 갸우뚱해지며 체한 듯 무언가 마음에 걸린다. ‘정규앨범이 스무 장밖에 안 되나?’ 그가 음반 활동한 세월이 오십 년이 넘었다. 외국의 사례에 비추더라도 그 경력에 스무 장의 독집은 결코 많은 게 아니다. 더군다나 그는 경력 가운데 사십 년이 넘는 세월을 “가왕”으로 추존되어 대중가수의 상징이 되었고, 이십여 년 동안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절대적 인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판꽂이에서 그의 음반들을 꺼내 세어보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만 해도 스무 장이 넘고, 내가 알고 있는 것까지 보태면 얼추 서른 장은 더 될 것 같은데 말이다. ‘비정규집이 그렇게 많았나?’ 기억을 더듬고 자료들을 꺼내 확인해 보니 정말 그렇다. 알게 모르게 독집이 아니면서 조용필의 이름으로 나온 게 열 장이 넘었다. 설령 독집이라 하더라도 외국곡을 개사하거나 번안한 노래를 섞어서 낸 음반은 정규독집으로 인정하지 않는 기준도 비정규 집 양산의 한 원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기준 때문에 그의 첫 번째 노래집도 비정규 앨범 판정을 받았다.
[우리문화신문=임세혁 교수] 2012년 10월 6일 자 빌보드 차트 순위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2위에 기록되었다. 그리고 8년 정도가 지난 2020년 9월 5일 방탄소년단의 <Dynamite>가 빌보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였다. 우리랑은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던 미국의 빌보드는 이제 한국 음악 시장의 가시권에 들어오게 되었고 김치와 태권도만이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과거와 달리 K-POP이라는 우리의 대중음악으로 외국에 우리를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 ‘임세혁의 K-POP 서곡’은 아무것도 없는 맨땅 위에 치열하게 음악의 탑을 쌓아서 오늘에 이르게 만든 음악 선학들의 이야기다. 십수 년 전 군대에서 제대하고 스승님이 운영하셨던 와인바에서 노래도 하고 매장 관리도 하면서 지냈던 적이 있었다. 당시에 모 가수가 신보 발매와 함께 가게를 하루 전세 내 공연을 진행하는 바람에 방문하신 고객분들에게 일일이 상황설명을 하고 돌려보내야만 했던 날이 있었는데 그날따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설명을 듣고 돌아간 사람들 가운데 유명 배우들이 꽤 있었다. 그렇게 공연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가게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들어왔다. 대관 공연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체질이 정말 심리와 관련이 있을까? 상대방의 체질을 알면 사고방식도 짐작할 수 있다는 생각은 솔깃하다. 하긴 마음과 몸이 별개가 아닐진대, 이렇게 체질로 상대방을 파악할 수 있다면 맞춤형 의사소통으로 갈등을 훨씬 줄일 수 있을 터이다. 성격 심리학자이자 사상체질 전문강사인 류종형이 쓴 이 책, 《류종형의 사상체질 실전 심리학》은 상대방의 체질에 맞추어 소통하는 방식을 알려준다. 조선시대 이제마가 창시한 ‘사상체질 의학’을 심리학과 접목하여 인간관계에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소통법을 담았다. 체질과 관련된 심리는 우리가 인지하는 의식심리와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무의식심리로 나뉜다. 사상체질 심리학은 무의식심리에 더욱 주목하면서, 상대방의 무의식심리를 알면 일터에서도 조화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p.46) 자신의 체질을 이해했다면 다른 체질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체질을 이해하면 파트너로 일할 때 아주 유용하지요. 태양인과 소음인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소양인과 태양인은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태음인과 태양인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적절한 대응책을 마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5일 차, 2024년 5월 12일, 일요일 숙박 : 투루판 吐鲁番锦江都城酒店 0995-8669666 기온 : 돈황 12°~35° 건조하고 햇볕이 따갑다. 우루무치 24°~ 41° ○ 돈황 막고굴(敦煌莫高窟) :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남북으로 1,600m에 조성된 735개의 동굴과 2,400여 개의 불상이 있다. 전진(前秦) 시기 낙준 스님이 석굴을 파고 불상을 조각한 것을 시작으로(366년 추정) 원나라 시대까지 약 1,000년에 걸쳐 조성되었다. 사암이라 굴을 파기 쉽다고 한다. 많은 석굴 가운데 61 굴이 가장 크다고 하며 고구려 사신도가 있다. 왕원록이 발견한 제16굴 안에 있는 제17굴 장경동에서 3만 점의 문서가 발견되었는데, 폴 펠리오가 프랑스로 가져간 혜초(727)의 《왕오천축국전》이 세상에 알려졌다. 외국인 관람 시간은 아침 9시 30분과 낮 11시 30분에 입장이 정해져서, 호텔에서 일찍 출발하였다. 굴 15km 앞에 주차장과 극장이 있는데 입장권을 사고, 8시 20분 줄을 서서 입장하여 막고굴 안내 영화관람을 먼저 한다. 한국어 통역기를 주어 영화를 보았다. 내용은 굴 소개 평면 영화를 1관에서 보고, 2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어찌 된 일인지 약속 시간이 삼십 분이나 지나도록 아가씨가 나타나지 않는다. 궁금하여 공중전화를 걸어보았다. 아가씨가 받는데, 어젯밤에 술을 너무 많이 먹어 못 일어나고 있었단다. 기다릴 테니 천천히 준비하고 나오라고 말하고서 전화를 끊었다. 다시 삼십 분 이상이 지나서 미스 최가 나타났다. 얼굴이 푸석푸석하고 피곤한 모습이다. 사실 술집아가씨들이 술을 즐겨서 먹지는 않을 것이다. 직업이니까 할 수 없이 마시는 것이리라. 그런데도 짓궂은 손님들은 자꾸 술을 먹여서 젊은 여자가 해롱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일종의 가학성 술 먹이기라고 할까? 어제는 단골이 아닌 웬 뜨내기손님이 왔는데, 폭탄주를 5잔이나 돌려서 고생했단다. 김 교수는 평소에 마시는 커피 대신 미스 최에게는 생강차를 시키고 자신은 구기자차를 시켰다. 테이블에 놓인 메뉴판을 보니 생강차는 숙취 해소에 좋다고 쓰여 있고, 구기자차는 시력이 좋아진다고 쓰여 있다. 김 교수는 사십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마음은 항상 젊다고 큰소리치지만, 육체가 노화되는 것을 막지 못하는 것이 인생 아닌가? 나이가 들어가자 몇 가지 증상이 나타나기 시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도시에서 복잡한 자동차 행렬과 아파트 숲 사이에서 살다 보니 맑은 물이 흐르고 새가 날아드는 자연환경이 그리운 것은 나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서울이라는 도심 한가운데에 청계천을 다시 파고 물이 흐르도록 한 효과를 알게 된 이후에 지자체들도 물길이 있으면 주변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나무와 꽃들이 자라는 터를 다듬어주니 맑은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공간이 많아졌다. 청계천에서 지난봄 눈처럼 흰 해오라기를 한 마리만 만난 것도 그 덕택이었을 것이다. 내가 사는 동네인 서울 은평에는 북한산 서북쪽 자락에서 구파발 쪽으로 흘러내리는 구파발천이라는 작은 하천이 있는데 거기에 가끔 해오라기나 왜가리가 날아와 눈을 즐겁게 한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파래진 하늘이 개울물에 비치면 거기서 긴 목을 빼들고 조용히 서 있다가 물속에 작은 물고기라도 보면 먹이를 잡아먹곤 하는 모습이 정갈해서, 하천을 따라 바쁘게 걷다가도 발길이 잡혀 한참을 보게 된다. 참으로 멀리 가지 않고도 자연 속 생명의 세계를 느끼게 된다. 이런 물가에 날아오는 새는 이름이 조금 헷갈린다. 백로과인 것은 틀림없는데, 그게 백로인지, 왜가리인지, 해오라기인지가 헷갈리는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대체로 검사는 상대방의 죄를 캐내려고 노력하고 피고는 잘못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 노력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죄인을 자처하는 목사에게 무죄라고 주장하는 검사들이 그것이지요. 물론 기소 권고가 내려지긴 했지만, 세인들의 눈에는 그리 달가워 보이지 않습니다. 권력이 참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검사들은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의 권력이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을 때, 진실 규명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의 압력이나 정치적인 고려로 잘못된 결론을 내리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신뢰와 정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결정을 해야 할 사회 지도층이 권력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현실이 슬프게 다가옵니다. 사회적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한비자는 나라가 망하는 47가지 사례를 열거했습니다. "임금은 어리석은데 그 측근인 왕실의 친척이나 형제는 현명하고, 관리의 힘이 약하면 백성들은 오만해져 나라 안은 혼란스러워진다. 민심이 흔들리고 나라가 혼란스러우면 그 나라는 마침내 망한다. 임금이 조그마한 술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인간의 비극은 거울의 발명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돌도끼 들고 사슴 쫓던 시대에는 거울이 있을 수 없었으니 기껏해야 고인 물에 자신을 비춰보는 것이 전부인지라 누구든 생김새에 대한 불만이 없었을 듯합니다. 청동기 시대에 이르러 인류는 구리거울을 갖게 됩니다. 구리합금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구리 동(銅), 거울 경(鏡) 자를 써서 동경(銅鏡)이라고 부르지요. 청동 거울의 뒷면에는 손으로 잡거나 매달 수 있도록 손잡이나 고리를 달았는데 이를 뉴(鈕)라고 합니다. 특히 지배층의 뉴는 여러 가지 섬세한 조각이나 기하학적 무늬로 장식되었지요. <다뉴세문경(多鈕細紋鏡)>은 고리가 많이 달리고 섬세한 조각이 있는 거울이란 뜻입니다. 박물관에 가면 먼 과거에 쓴 거울을 볼 수 있지요. 지금은 녹슬고 불투명하여 반사가 제대로 안 되어서 얼핏 거울의 기능을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 거울도 실제로 사용되던 당시에는 아주 매끈해서 사물을 잘 비추어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매끈하게 연마한 거울 면이 부식되고 긁히며 표면이 거칠어져 반사력이 떨어진 것뿐이지요. 그리고 거울의 앞부분은 매끈한 상태로 볼 것이 없
[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도] 金 : 4음(신맛+단맛)과 9양의 매운맛으로 완성된 에너지 금기의 신맛은 인체가 음액을 흡수 수렴하도록 돕고 휘발성이 강한 매운맛은 땀의 발산과 배변을 원활하게 하는 기운이다. 매운맛을 금기에 넣어둔 까닭은 금의 장기인 폐장, 대장 등이 버려야 할 변, 땀 등의 배출 활로를 열어주는 데 매운맛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탁기를 배설해야 순백의 금기가 완성된다. 금기의 대표 식품인 과일은 신맛과 강한 단맛의 양기가 조화를 이룬 새콤달콤한 맛이다. 매운 양기만으로 과육이 될 수 없다. 수분의 증발 발산을 저지하는 4음의 신맛이 양기를 감싸고 수렴해야 비로써 과육이 완숙된다. 신맛의 과일로 음기를 보충하면 간에 수분이 공급되며 눈의 충혈이 해소된다. 금의 음기인 신맛이 체내로 유입되면 온몸으로 퍼진다. 신맛은 어느 장부로 가든 음기의 작용인 흡수가 잘 일어나도록 촉촉한 접촉면을 만들어 준다. 기침을 캥캥 해대면 기관지가 마른 것이니 음기인 신맛을 공급, 코점막이나 기관지를 촉촉하게 만들어서 폐로 들어가는 해로운 물질을 걸러내야 한다. 사주에 금기가 약해서 이를 강화해야 한다면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금기를 보충하기보다는 우선 금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역사 속 세계는 약육강식의 세계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힘이 있는 자가 다스리고, 또 그 힘을 자식에게 물려주어 대대로 이어가는 것. 우리 역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권력과 경제력이 세습되면서 사회적 강자와 약자의 구분은 공고해졌다. 이렇듯 힘이 지배하는 구조에서도, 우리 역사에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했던 흔적이 꽤 많이 남아있다. 가난한 사람,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 어린이 … 약육강식의 세계에서는 도태되기 마련인 이런 약자들이 사회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갖추어져 있었다. 김영주와 김은영이 쓴 이 책, 《우리 역사에 숨어 있는 인권 존중의 씨앗》은 고려의 빈민구휼 기관이었던 ‘동서대비원’부터 조선의 죄수 보호 제도까지, 우리 역사 속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따뜻한 인권 존중의 모습을 담았다. 특히 굶주림을 해결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 존중 방식이었다. 흉년이 잦았던 옛날에는 굶어 죽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조선의 4대 임금 세종은 마을 관아마다 가까운 곳에 움막을 지어 음식을 무료로 나누어 주도록 했는데, 이것이 바로 ‘진제장’이다. ‘진제장’에서는 이름과 주소를 적은 간단한 확인 서류조차 배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