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우리가 무슨 얘기를 하려 할 때에 중국의 고사성어나 서양의 속담을 인용하면 더 근사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말로 하면 너무 빤해서 금방 실력이 들통이 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가? 그러다 보니 꼭 어디 어디 무슨 고사를 인용해야만 된다고 하는 강박관념이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있다. ‘목종승정(木從繩正)’이란 말이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다. 원래의 뜻은 “나무(木)는 승(繩)에 따라가면 바르게 된다"라는 것인데 승(繩)은 먹줄(나무를 곧게 자르기 위해 먹으로 곧게 치는 줄)이니까 “굽은 나무라 할지라도 먹줄을 친 대로 켜면 곧바른 재목을 얻을 수 있다"라는 뜻이다. 곧 “임금이 신하의 곧은 말을 잘 들으면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다"라는 의미다. 이 말은 당(唐)나라 태종(太宗, 599~649)에게서 나왔다. 당태종 이세민(李世民)은 신하들이 간하는 것을 적극 수용할 뿐 아니라 신하들에게 적극적으로 요구한 현군이었다. 태종은 "내가 비록 밝지가 못하지만, 여러분이 바로 잡아 주어야 좋은 정치를 행할 수 있다. 바라건대 직언(直言)과 기개 있는 의론에 의해 천하를 태평하게 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이 말을 듣고 간의대부
[우리문화신문=시드니 이윤옥 기자] “20세기 건축의 최고봉, 구조 공학과 건축 기술의 성과 면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 이 건축물은 세계적으로 인정할 만한 훌륭한 예술적 기념비자 상징물이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바닷가 경관을 잘 살린 매우 아름다운 건축물이며 세계적 수준의 공연 예술 센터로서의 기능이 뛰어나다. 2007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 대한 찬사는 끝이 없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름난 오페라하우스를 눈앞에 둔 시각은 어제 10일(화) 낮 2시 무렵, 친지 방문차 찾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모처럼 ‘오페라하우스 완전 정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오페라하우스 나이 65살, 내 나이 65살, 우린 동갑내기 친구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오페라가 지금처럼 흔한 장르가 아니던 시절, 호주정부는 1959년, 그저 평범한 항만이었던 시드니항에 오페라하우스 건축물의 첫 삽을 떴다.(공모전 현상 발표는 1957년) 이 건축물을 짓기 위해 호주정부는 ‘국제건축공모전’ 형식으로 전 세계 건축가들에게 문호를 활짝 개방했다. 그 결과 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오페라하우스는 덴마크 출신의 41살인 이외른 오베르그 우촌(‘예른 오베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창극단(유은선 예술감독 겸 단장)은 2024년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마지막 무대로 2024 국립극장 <송년판소리>를 12월 28일(토)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값어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연으로, 해마다 12월은 <송년판소리>로 꾸며진다. 2024년 <송년판소리>는 이 시대 우리 음악을 대표하는 안숙선 명창의 제자가 한자리에 모여 그간 무대를 돌아보는 특별하고 뜻깊은 시간으로 마련했다. 안숙선 명창은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로 1979년 국립창극단 입단, 이후 소리꾼이자 배우로 수백 편의 창극 무대에서 활약했다. 1986년 처음으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 오른 이래 30회가 넘는 가장 많은 출연의 기록을 세웠고, 국립극장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춘향가ㆍ심청가ㆍ흥보가ㆍ수궁가ㆍ적벽가)을 모두 완창한 유일한 소리꾼이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7년 동안 국립창극단 단장과 예술감독을 지냈으며, 활발한 작창 작업으로 창극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안 명창은 2010년부터 14년 동안 국립극장의 12월 <송년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은 오는 12월 27일(금)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송년음악회-어질더질>을 공연한다. 끊임없는 도전과 변신을 거듭하며 대중과 호흡해 온 국립창극단이 주제에 따라 선보이는 새로운 형식의 창극 콘서트로, 극의 흐름에 풍성하고 다채로운 우리 소리를 가득 담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올해에는 판소리 ‘수궁가’를 주제로 한 <토선생, 용궁가다>를 국립극장 무대에 처음 선보인다. 이번 <송년음악회-어질더질>에서 선보이는 <토선생, 용궁가다>는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수궁가’의 네 시간가량 소요되는 분량의 원전을 80여 분으로 압축해 다양한 음악적 구성과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각색한 작품이다. 병든 용왕을 위해 토끼의 간을 구하러 세상에 나온 자라가 토끼를 용궁으로 유인했으나 토끼가 재치를 발휘해 위기를 극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7월 ‘국립극장 지역 문화거점 공연’ 사업의 일환으로 충북 음성군과 경기도 김포시 지역 관객에게 첫선을 보였고, 10월에는 주벨기에한국문화원에서도 해외 관객과 만나 큰 호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강대금)은 국립국악원(지방 원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남도국악원, 국립부산국악원) 연주단이 아동들을 찾아가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연주하며 국악의 즐거움을 직접 경험케 하는 교육·체험 프로그램 2025년 국립국악원 <찾아가는 국악동행>의 참가 기관을 모집한다. 아동이 국악을 마음껏 배우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 2025년 <찾아가는 국악동행>은 국립국악원 연주단원과 성장기 아동의 만남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치유, 나아가 예술적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찾아가는 국악동행>은 2024년 시범운영을 통해,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교육·체험의 방법론을 보완하여, 2025년 새롭게 단장할 예정이다. 2025년 국립국악원 <찾아가는 국악동행>은 2024년 서울 5개 기관에 머물렀던 운영 대상을 전국 60곳으로 대폭 확대하였다. 단기교육과정(2~11월 중, 4주 과정) 전국 50곳, 장기교육과정(4~8월 중, 20주 과정) 수도권(서울ㆍ경기ㆍ인천) 10곳으로 운영한다. 장기교육과정 참가자들은 국립국악원 공연장에서 솜씨발표회(25.8.23.)에도 참여할 수 있다. &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은 <2024 올해의 공예상> 세 부문의 수상자를 뽑아 발표했다. 수상자는 ▴장연순 공예가(창작부문) ▴디자인하우스(매개부문) ▴임미선 기획자(이론부문)다. 창작부문 – 장연순 공예가 창작부문 수상자인 장연순 공예가는 한국 전통의 쪽염과 금박 기법을 현대적인 섬유조형으로 재해석하여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형성했다. 과거-현재의 시간성 그리고 안과 밖을 넘나드는 공간감을 반복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에서 나타나는 작가적 사유는 한국적 정서와 조형미를 은은히 드러낸다.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08’을 비롯하여, 2018년 로에베재단 공예상(LOEWE Foundation Craft Prize)의 파이널리스트에 뽑혔다. 특히 40여 년 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작업에 도전하고 현재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창작활동으로 한국공예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데 이바지했다. 매개부문 – 디자인하우스 공예를 대중과 연결하며 새로운 문화적 값어치를 창출해 온 디자인하우스가 2024 올해의 공예상 매개부문 수상자로 뽑혔다. 디자인하우스는 1976년 창립 이래 첫 공예전문지 월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국립무형유산원, 국가유산진흥원(이사장 최영창)과 함께, 오는 12월 12일부터 15일까지 코엑스 C홀(서울 강남구)에서 열리는 국내 가장 큰 규모의 공예 전문박람회인 ‘2024 공예트렌드페어’에 다양한 작가들의 전시와 작품들로 참여한다. 먼저,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국가무형유산 전승공예품 브랜드인 ‘케이 크래프트(K-CRAFT)’를 주제로 한 전시관을 운영한다.(12.13.~15.) 이 자리에서 국가유산청은 무형유산의 전승과 판로 개척을 위해 현대 디자이너와 협업해 대중적인 전승공예품을 개발토록 한 디자인 협업 지원 사업과 품질을 인증해 공신력을 높여주는 전승공예품 인증제 사업, 무형유산 이수자들의 전시 지원 사업으로 제작된 전승자들의 전통공예 작품 90여 점을 출품했다. 전시에는 둥근 형태의 두루주머니를 금박과 백금박으로 화려하게 만든 ‘가죽 금박 두루주머니’(박수영 국가무형유산 금박장 이수자, 김주일 디자인주 대표), 반으로 접어 두 가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누비 가방’(하은정 국가무형유산 누비장 이수자, 김현지 원이어퍼포먼스 대표), 은 상감으로 장식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노은주에게 처음 소리를 지도해 준 강도근(1918~1996)은 김정문, 송만갑, 유성준 등에게 배웠고, 창극단과 지방의 국악원, 특히 1973년 무렵부터 <남원국악원>에서 후진을 양성하였는데, 그의 장기는 ‘제비 후리는 대목’이었다는 이야기, 무엇보다도 그는 돈이나 명예를 좇지 않는, 순수한 소리꾼으로 70살에 흥보가 예능보유자로 인정을 받았다는 이야기, 노은주는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강도근 명창을 만나 <백발가>와 판소리 <흥보가> 등을 배웠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노은주는 “강도근 선생님 다음으로 남원국악원에 오신 젊은 전인삼 선생에게 배웠는데, 그 분은 소리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지도해 주셨지요. 선생과 제자들이 일정기간 산에 들어가 소리공부를 집중적으로 하는 형태의 수련을 산(山)공부라고 표현하는 데, 젊은 선생님은 공부시간, 연습시간, 휴식시간, 잠자는 시간, 등을 엄격하게 정해놓고 지도해 주셨어요. 지속해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씀이 잊히지 않네요.”라고 말한다. 강도근, 전인삼 두 분 남창 선생님들에게 배운 이후, 그러니까 90년대 중반 전남대학에서 판소리를 전공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자가운전 시대여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지난해 교통카드를 들고 지하철 타기 위해서 들어갈 때의 일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왼손으로 왼쪽에 카드를 댔는데 문이 안 열 리는 겁니다. 분명히 ‘띡’ 소리가 났는데도 말이지요. 당황스러운 저는 옆 칸의 문이 열렸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창피하게도 안내원을 부른 뒤에 문이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을 알았습니다. 카드를 들고 문을 통과할 때는 반드시 오른손으로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지요. 세계적으로 왼손잡이는 10%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모든 것이 오른손잡이 위주로 설계되었습니다. 마우스의 버튼이 그러하고, 날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가위가 그러하고 깡통 열개의 손잡이가 그러하고 오른손으로 잡고 당기도록 설계되어 있는 문이 그러합니다. 글을 쓰는 것도 그렇습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써야 하는 한글은 오른손잡이가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왼손으로 글 쓰는 것이 힘들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심지어 어떤 이는 왼손의 반대말을 바른손이라고 우기기도 했지요. 옛날 중국에는 왼손잡이가 불길하다고 믿는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 왼손잡이 아이들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내일은 83년 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대일 선전포고‘한 날입니다. 일제가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여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자,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41년 12월 10일 김구 주석과 조소앙 외무부장 명의로 ‘대일선전성명서(對日宣戰聲明書)’를 발표하여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의지를 세계만방에 드러냈고, 한국광복군은 연합국의 일원으로 참전하여 국제적인 활동을 펼쳤습니다. 성명서는 한국 전체 인민은 현재 이미 반침략 전선에 참가하여 1개 전투 단위가 되어 있으며 축심국(軸心國, 일본 등)에 대하여 선전한다"라며 "왜구를 한국과 중국 및 서태평양에서 완전 구축(驅逐·몰아서 쫓아냄)하기 위하여 최후 승리까지 혈전한다"라고 선언했지요. 또한 “임시정부는 합병조약과 모든 불평등조약은 무효라 하고, 남경 및 만주 정부를 승인하지 않는다.”라고 하였습니다. 대일선전포고를 발표한 뒤 임시정부의 광복군은 인도 버마전선에서 영국 군과 함께 대일전쟁을 함께 수행하는 등 연합군과 함께 대일전쟁을 벌였는데 영국군들이 수행할 수 없었던 대적방송, 적문서 번역, 전단 제작, 포로 심문 등을 담당하며 일본군에게 커다란 타격을 주었습니다. 또 미국의 전략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