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바람을 만나 춤출 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밤사이 하얗게 눈 세상이 된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일터로 나선 분들은 마냥 낭만을 즐기기 어려우셨을 겁니다. 매서운 찬 바람에 눈발이 이리저리 흩날려 앞을 보기가 힘들었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런 날씨를 보고 "눈보라가 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보라'라는 말은 어딘가 매섭고, 거세며, 살갗을 때리는 듯한 느낌이 먼저 듭니다. 이럴 때, 거친 '눈보라' 대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쓰시던 좀 다른 느낌의 '눈설레'를 꺼내 봅니다. '눈설레'는 '눈이 내리면서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현상'을 뜻합니다. 이 말이 우리 마음을 끄는 까닭은 '설레다'라는 말의 뿌리에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사랑에 빠져 마음이 두근거릴 때만 '설레다'를 쓰지만, 본디 이 말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자꾸만 움직이다' 혹은 '물 따위가 설설 끓다'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부산을 떨 때 "왜 이리 설레니?"라고 하듯, 하늘에서 내려온 눈이 땅에 얌전히 앉지 못하고 바람에 떠밀려 이리저리 춤추듯 날아다니는 모습. 그것이 바로 '눈설레'인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밖이 어수선하다면, 그것은 날씨가 사나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