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빛으로 세상을 비출 등대, 현대무용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지난 12월 20일 저녁 8시와 9시 연희동에 있는 데스툴(Derstuhl) 카페에서 현대무용 작품 ‘홈(HOM)’이 선보였다. ‘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가? 필자는 목구조에서 부재와 부재를 끼워 넣어 연결하기 위해 안으로 움푹 들어간 부분이 생각났다. 또, 영어로 ‘홈’은 ‘집’을 의미한다는 생각이 연달아 나면서 두 단어의 기묘한 연관성이 무엇일지 궁금함을 가지고 공연장으로 서둘러 출발하였다. 이효정 안무가는 홈에 관하여 한국어로는 움푹 들어간 부분의 ‘파인 공간’, 영어로 ‘집’을 뜻한다며 두 단어 모두 ‘안정’을 의미한다고 소개하면서 여성들은 안정을 취해야 하는 가장 친밀한 공간인 집에서 육체노동으로 인해 피로가 쌓이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다고 말한다. 공연은 모두 네 군데의 공간에서 이루어졌고 관객들은 공간을 이동하면서 관람하였다. 머리를 길게 땋아 내린 한 무용수의 불안정한 움직임에서 시작하여 네 명의 무용수들이 각각의 공간에서 서로 다른 동작을 선보였다. 무용수들은 공연 내내 무표정으로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모든 관절을 사용하며 거칠고 투박하게 춤을 췄다. 그 모습을 보고 있
- 이진경 문화평론가
- 2024-12-31 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