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2022년 한 일간지는 “표구, 미술품 보존 기술 넘는 예술”이란 제목으로 《표구의 사회사》라는 책 서평을 실었습니다. 특히 기사에는 “표구(表具): 그림의 뒷면이나 테두리에 종이 또는 천을 발라서 꾸미는 일”이라는 내용이 있었지요. 그런데, 일제강점기 이후 일본으로부터 ‘표구(表具)’라는 말을 수입해서 쓰는 바람에 비록 한자말이기는 하지만 조선시대 때 쓰던 ‘장황(粧䌙)’이란 말은 그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심지어는 《조선왕조실록》 원본에 ‘장황(粧䌙)’이라 쓰인 것을 국역한답시고 ‘표구’라고 했으니,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한국어와 일본어 비교에 정통한 이윤옥 박사에 따르면 “자존심 하나로 먹고사는 100년 전통을 가진 교토 야마기타(山北光運堂) 표구점 누리집에 소개하는 표구역사(表具の歴史)를 보면 ‘표구는 먼 아스카시대의 불교 전래와 함께 건너온 두루마리용 경전에서 유래한다. 이어 불화(佛画)에도 표구가 쓰였다’라고 밝힙니다. 또 ”여기서 아스카시대란 서기 592년부터 710년까지 118년 동안을 말하며 552년에 백제 성명왕으로부터 불상, 경전 등이 전해졌는데, 이를 보면 표구 기술의 원조는 한반도라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민속자료의 보존에 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병풍 장황(아래 《병풍 장황》)》을 펴냈다. 《병풍 장황》은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병풍 128점의 장황(粧䌙)을 연구한 성과물로 병풍의 원형을 시기별로 정리하여 향후 병풍 복원의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국내 최초 병풍 장황 자료집 ‘장황’이란 그림이나 글씨를 감상하거나 보관할 수 있도록 족자나 병풍 등으로 다양하게 꾸며주는 형식, 형태, 기술 등을 모두 일컫는 말이다. 우리에게 더 익숙한 일본식 용어인 ‘표구’ 대신에, 우리의 고유 용어인 ‘장황’을 쓰고 있다. 병풍의 장황은 단순히 서화(書畫)를 꾸미고 보호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구도나 분위기를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서화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동안 그림 중심으로 바라보았던 병풍을 장황 중심으로 연구한 국내 최초의 자료집이 《병풍 장황》이다. □ 원래의 병풍 옷을 입히기 위한 연구 장황이 서화와 마찬가지로 감상의 대상임에도, 근현대에는 조선의 병풍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수리되어 원래의 형태를 잃어버린 경우가 많았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식 표구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