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손병철 박사/시인] 백제의 차는 한반도 기록 속에서보다, 바다를 건너 더욱 또렷한 형상으로 드러난다. 이는 단순한 역사의 공백이 아니라, 문화가 이동하고 정착하는 방식에 대한 하나의 상징적 장면이다. 신라의 차가 비교적 문헌 속에 또렷이 남아 있는 것과 달리, 백제의 차는 국내 정사에서 직접적으로 확인되는 기록이 매우 희박하다. 그러나 이 결핍은 곧 다른 방향에서의 충만으로 이어진다. 그 흔적이 일본의 절 문헌 속에서 오히려 더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일본 나라에 있는 《동대사요록(東大寺要録)》이다. 이 기록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전한다. "여러 지역에 절을 세우고, 아울러 차나무를 심었다. (諸国に堂社を建立すること四十九ヶ所、並びに茶木を植う)” 이 문장은 일본의 고승 행기(行基)의 활동을 서술하는 가운데 등장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단순한 절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차나무의 심기’가 명시적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절은 공간을 세우는 일이라면, 차나무를 심는 행위는 시간을 심는 일이다. 이 둘은 함께 놓일 때 비로소 하나의 문화가 완성된다. 차는 이 지점에서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수행의 환경이자 삶의 은율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여러분들의 깊은 신앙심에 힘입어 약사사에서는 지난 12년 동안 수리 작업을 해온 국보 동탑(国宝 東塔) 대수리를 끝내고 4월 21일부터 25일까지 낙경법요(落慶法要)를 엄수합니다. 동탑의 일반공개는 2023년 4월 28일부터 2024년 1월 15일까지입니다.” 이는 일본 천년고찰 나라(奈良)의 약사사(야쿠시지, 薬師寺) 누리집의 ‘알림문’이다. 낙경법요(落慶法要, 이하 낙경법회)란 ‘사원에서 건물의 신축이나 수리 등의 끝냄을 축하하는 법회’를 말한다. 약사사의 국보 동탑(国宝 東塔)은 현저한 손상으로 2009년에 전면 해체 공사에 들어가 각 분야의 장인들이 동원되어 12년 만에 수리를 마치고 2021년 2월 준공되었으나 코로나19로 지난 4월 21일에서야 낙경법회를 열게 되었다. 이번에 수리된 동탑의 1층에는 4개의 상(像)이 안치되어 있는데 모두 높이 약 3미터, 폭 4·7미터, 깊이 1·5미터의 크기로 그 모습은 어머니의 태내에 깃든 '입태'(북), 탄생을 뜻하는 '수생'(동), 왕자로 지내는 '수락'(남), 수행생활을 하는 '고행'(서)을 나타낸다. 이는 부처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의미하는 것이다. 일본 초기 불교의 중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