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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호국보훈의 날, 사람 하나 얼씬 않는 아산 현충사에서

 

   
현충사 정문, 이 문을 들어서면 충무공 기념관과 현충사 그리고 충무공의 옛집 등이 있다.

   
현충사로 오르는 진입로 입구에 홍살문이 있다.

   
삼문으로 오르는 계단 1

   
삼문으로 오르는 계단 2

   
본전 앞 솟을 삼문(충의문)

   
현충사 본전과 앞 마당

   
솟을 삼문에서 본 현충사 본전

   
충무공 영정

 

   
▲ 현충사 본전에서 본 아산뜰

[한국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어제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희생하신 영령들을 추모하는 현충일이었다. 해마다 6월 6일이면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와 향을 사르며 가신님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국립묘지에 모셔진 이들은 주로 1950년 한국전쟁과 독립운동에 희생한 분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400여년 전 임진왜란을 맞아 탁월한 지도력과 전술로 일본해군을 꼼짝못하게 했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은공 또한 잊을 수는 없는 날이다.

살아 생전에는 선조임금으로 부터  제대로된 대접도 받지 못하다가 세월이 흐른 뒤에 그의 공이  빛나고 있지만,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조국을 위해 산화한 선열들의 넋과 함께 충무공의 나라사랑 정신도 잊지 않고 추모의 예를 잊지 갖추는 우리들이었으면 한다.  한민족이 존재하는 한 영원한 영웅으로 길이 빛날 성웅 충무공을 모신 국가사적 현충사는 언제 찾아가 봐도 찾는 이 없이 쓸쓸한 모습이다. 성웅에 대한 대접이 소홀한 느낌 마저 든다.

이야기는 좀 달라지지만 이순신이 상대했던 풍신수길은 어떠한가?  한민족을 침탈한  전쟁범죄자 풍신수길(도요토미 히데요시)은 일본의 신(神)이 되어 정유재란 직후인 1599년 교토시에 풍국신사(토요쿠니진쟈, 豊国神社)를 지은 이래  오사카, 나고야, 가나자와 등지에도  끊임없이 풍신수길을 기리는 신사를 지어 1년 365일 그를 기리고 있는 점을 생각한다면  우리의 충무공에 대한 추모는 미약하다 못해 초라한 느낌이다.

 
   
▲ '출세와 개운의 신'이라 추앙받는 오사카 풍국신사의 '풍신수길' 위상

 
   
▲ 풍신수길을 모신 풍국신사로 들어 가는 문, 도리이(鳥居)

   
▲ 풍신수길 신사 본전

  사진은 얼마 전 오사카성을 방문했다가 성문 바로 옆에 있는 '풍신수길'을 주신(主神)으로 안치한  '풍국신사' 모습이다.  일본은 신사에서 출세나, 행운을 빌고 결혼식을 하는 등  우리의 사당 구실은 하지 않지만 어쨌거나 임진왜란을 일으킨 조선침략의 원흉을 떠 받드는 모습은 곱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그를 "출세와 개운의 신"이라고 떠받들고 있는 일본의 현실을 보면서 임진왜란이 과거 400여년 전에 끝난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도 엄연히 살아 있는 역사로 또 다시 부활을 꿈꾸는 것 같아 섬뜩하기 조차 했다.

호국보훈의 달, 사람하나 얼씬하지 않는 충무공 사당의 뜰을 거닐며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 있는데 눈에 가시처럼 들어 오는 단풍나무가  있다. 노무라단풍이 그것이다.

 
   
▲ 현충사 내 잔디밭 안쪽에 심어 놓은 노무라단풍

   
▲ 현충사 입구에 이제 심은 듯 작은 노무라단풍

   
▲ 현충사 탐방로 옆에 자라는 노무라단풍

아산 현충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모시는 성스런 곳이다. 이런 역사적인 곳에 뜬금없이 심어 놓아 뜻있는 사람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노무라단풍은  대관절 누구의 작품이란 말인가? 개념이 없어도 한참 없는 행태다. 본디 단풍나무는 봄부터 여름까지 푸른 잎으로 있다가 가을 쌀쌀한 바람이 불면 서서히 노랗고 빨간색으로 잎이 물들어 사람들에게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것인데 이 뚱딴지 노무라단풍은 봄부터 그 잎이 붉어 자연을 거스리는 느낌이다.

하고 많은 나무를 제치고 우리의 성웅을 모신 현충사 경내에 이런 나무를 심어 일본의 향기를 풍길 것은 무엇이란 말인지 속이 상할 지경이다. 호국보훈의 달은 6.25 한국전쟁의 희생자들만을 기억하는 달은 아닐 것이다. 독립운동가는 물론이고 시대를 더 올라가 임진왜란의 불굴의 정신을 보여준 충무공을 비롯한 숱한 유,무명의 장수와 병사들의 의로운 영혼도 함께 기억해야 할 것이다.

충무공 영전에 향을 사르고 묵념을 드리고 나오면서도 쓸쓸한 충무공 사당이 더 없이 외로워 보였다.

 

 최우성(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문화재수리기술자로 한국인의 삶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북촌한옥마을 가옥 보수설계, 혜화동주민센타 개보수설계, 파주 화석정,  파산서원 등과 영주 소수서원의 정밀실측설계, 불국사 일주문,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 영주 무섬마을 등 문화재보수설계 일을 맡아했다. 포천시민의 종 종각설계, 용마산 고구려정, 도피안사 대웅전, 봉선사 종각 등을 설계하였다. 현재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 문화재청 문화유산사진작가, 불혹의 포토클럽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