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요즘 웬만한 공원 연못에서 볼수 있는 모양새가 커다란 쟁반 같은 이 연꽃 이름은 '빅토리아수련' 이다. 생김새도 희한하지만 더욱 신기한 것은 이 꽃의 일생이다. 첫날은 흰꽃으로 피었다가 이튿날은 진분홍색으로 바뀌고 3일째 수명을 다하는 이 꽃은 하루 피다 지는 나팔꽃 보다는 길지만 고작 사흘을 살고 가는 면에서는 수명이 짧은 편이다. 아마존강 유역이 원산지인 세계에서 가장 큰 수련 '빅토리아수련'은 단 3일 동안 펼쳐지는 신비롭고 극적인 개화 과정으로 이 꽃의 수명을 아는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첫째 날 밤, 주변 온도보다 약 10°C 높은 온기와 강렬한 파인애플 향을 뿜어내며 순백의 암꽃으로 피어난 빅토리아수련은 밤새 매개 곤충인 딱정벌레를 꽃 내부에 가두는 은밀한 유혹의 기술을 선보인다. 이어 이튿날 밤에는 자가수분(한 그루의 식물 안에서 발생한 꽃가루가 같은 식물의 암술머리에 붙는 현상)을 막기 위해 수꽃으로 성전환을 감행하며 진분홍빛의 화려한 왕관 모양으로 변신하는데, 식물학계와 관람객들은 이 황홀한 순간을 '여왕의 대관식'이라 부른다. 치열했던 이틀 동안의 유혹과 수분 과정을 마친 꽃은 셋째 날 새벽, 마지막 인
[우리문화신문= 금나래 기자] 억만년 세월이 빚은 대자연 '그랜드 캐년' 붉은 사암의 살결마다 억만년의 세월이 흐르고 콜로라도강이 깎아낸 깊은 침묵 속 인간의 발길은 한낱 모래알이 된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거대한 벼랑 끝 바람이 연주하는 경이로운 교향곡에 그저 압도되어 숨을 죽일 뿐 자연이 빚어낸 웅장한 신화가 지금 내 눈앞에 살아 숨 쉰다. 지난주 5인승 렌터카를 타고 직접 마주한 미국 그랜드 캐년의 대자연은 그 웅장함만으로도 보는 이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전 세계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로 꼽히는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은 미국 대자연의 상징이자 글로벌 관광 시장을 견인하는 독보적인 핵심 명소다. 미국 국립공원청(NPS) 공식 통계에 따르면, 이곳은 매년 약 450만 명에서 500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방문하며 미국 내 국립공원 중 부동의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체 방문객의 약 15~20%가 나라 밖 관광객이라는 점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 7대 자연 불가사의'로서의 높은 위상을 증명한다. 이와 같은 압도적인 관광객 유입은 현지 경제에 강력한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 연간 방문객들이 공원 인근의 숙박, 식음료, 가이드 투어 등을 통해 지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낡은 이발소 의자에 남은 거인의 숨결 - 엔젤 델가디요 아저씨께 바치는 노래 이윤옥 차가운 아스팔트 고속도로가 매끄럽게 뚫리고사람들이 속도를 쫓아 바삐 떠나갈 때오래된 길은 상처 입은 짐승처럼 숨을 죽였습니다 먼지 날리는 소도시의 저녁기적 소리마저 끊긴 셀리그먼은 외롭고 쓸쓸했습니다 모두가 등 돌린 그 길목에서당신은 가위 소리 대신 나지막한 기도를 심었습니다잊힌 시간의 먼지를 털어내고버려진 길 위에 추억이라는 이름의 꽃을 피워낸 사람아저씨의 눈물겨운 제안이 없었다면어머니의 길은 영영 어둠 속으로 묻혔을 테지요 이제 가위 쥐던 다정한 손길도나그네를 반기던 따스한 미소도 이곳엔 없지만손때 묻은 낡은 이발소 의자는홀로 남아 아저씨의 숨결을 기억하고 있습니다그 서글프고도 아늑한 자리에 앉아지나가는 나그네들은 가만히 눈을 감습니다 덜컹거리는 마차가 마른 흙먼지를 일으키던그 옛날 서부의 붉은 노을이 의자 위로 쏟아집니다아저씨가 끝내 지켜낸 66번 도로 위에서우리는 속도의 시대가 잃어버린 가장 애틋한 낭만을당신의 빈 의자에 기대어 비로소 마주합니다. * 1926년 개설된 <루트 66>은 시카고와 산타모니카를 잇는 미국의 대동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