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최미현 기자] 서양사회는 18세기 중반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과정을 거치면서 농경사회에서 벗어나 산업사회로 진입한다. 이시기에 여가문화가 발생했다. 또한 이때부터 수세기에 걸쳐서 산업노동자들을 비롯한 일반인들을 위한 대중문화가 형성되었다. 극장, 공원, 박람회, 아케이드, 백화점 등이 이러한 사회문화적인 배경의 소산물이다.
한국사회도 지난 19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개발 과정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모한다. 이때부터 많은 농촌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서 도시에서 산업노동자 혹은 흔히 말하는 샐러리맨이 된다. 이들은 과거 농경사회와는 다르게 일주일에 6일을 일하고 일요일 하루를 쉰다. 또한 최근에는 5일을 일하고 주말이틀을 쉬는 노동형태가 보편화되고 있다. (물론 한국사회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노동환경이 나빠져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일주일 내내 일을 하는 노동자들도 있다.)
노동시간과 휴식시간이 엄격히 구분되는 사회가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산업구조의 변화 때문 여가라는 개념과 여가문화가 형성되었다. 한국에선 여가문화 초기에 도시노동자들은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 영화를 관람하거나 가족단위로 유원지나 놀이공원을 찾기도 했다.
이중에서 놀이공원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여가를 즐기는 곳이기도 하지만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는 공간이기도 하다. 안명숙 작가는 이처럼 산업화, 도시화로 인하여 변모한 문화의 소산물인 '놀이공원'을 기록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한국의 산업화, 도시화는 1970년부터 경제적으로 고도성장을 하면서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와 더불어 농업이 아닌 새로운 산업에 종사하는 도시 노동자들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이들은 직종이나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누구나 여가를 즐기는데 몰입하게 된다. 한국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사회전체가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여가문화도 그 중에 하나다.
이제 도시에 살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주말이면 나들이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삶의 형태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문화현상의 여러 산물 중에 하나가 놀이공원이다. 놀이공원은 전국 여기저기에 산재해있다. 그중에는 주변 환경과 무관하게 개장한 곳도 있다. 그러한 곳은 실효성이 의문스럽기도 하다. 어느 시기부터 유행처럼 놀이공원이 확산되었는데 입지조건과 관계없이 개장한 놀이공원은 조금은 생뚱맞게 느껴진다. 이러한 곳 중에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폐쇄되어 흉물스럽게 흔적만 남아있는 곳도 있다.
안명숙 작가는 최근 3년 여 동안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한국의 놀이공원에 관심을 갖고 사진작업을 했다. 사회학적인 태도로 현상을 분석해서 그것을 바탕으로 주제를 정하고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작가는 최대한 중립적인 태도로 대상을 바라보고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글: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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